[MBN스타 유지훈 기자] ‘꽃보다 청춘’ ‘꽃보다 할배’ ‘삼시세끼-정선편’ ‘삼시세끼-어촌편’ ‘신서유기’. 이는 나영석 PD가 선보인 tvN 예능프로그램 으로 모두 큰 성공을 거뒀다. 하지만 그의 활약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CJ 예능은 나영석 PD 예능 외에도 풍성했다.
◇교양의 예능화는 OtvN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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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독서단’은 한 가지 이슈를 선정해 이에 걸맞은 책을 추천하고 이와 관련해 이야기하는 북 토크 프로그램이다. 개그맨 정찬우, 가수 데프콘, 배우 예지원, 김범수가 출연해 대중과 먼 책을 예능감을 섞어 가볍게 풀어냈다. ‘어쩌다 어른’은 본인도 모르는 사이 어른이 되어버린 4050세대 배우 김상중, 개그맨 서경석, 남희석 등이 출연해 중년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 외에도 활의 팁이 되는 한주간의 실시간 검색어를 예측해보는 ‘제다이 :제대로 다루는 이슈’, 일이 전부인 대한민국 남자들에게 생활의 기술을 전하는 ‘쓸모 있는 남자들’이 개국 이후 시청자들을 만났다. 물론, 이 프로그램들은 화제성면에서는 부족했지만 중년층을 타겟으로 했다는 것과 정보전달과 예능을 접목시켰다는 것에 의미가 크다.
◇시즌제 예능, 식상함과 진화의 묘한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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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방송계와 가요계를 강타했던 프로그램이 있었다. 바로 ‘슈퍼스타K’다. 이 프로그램은 지난 5, 6번째 시즌에서 다소 아쉬운 성적을 거뒀음에도 다시 한 번 시청자를 찾았다. 하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전 시즌가운데 가장 낮은 2.5%(이하 닐슨코리아, 전국기준) 안팎을 오갔다.
Mnet의 힙합 열풍은 계속 됐다. ‘쇼미더머니’는 네 번째 시즌으로 돌아와 이전시즌을 잇는 화제성과 시청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송민호의 과격한 가사, 여전했던 악마의 편집, 모두를 당황케 했던 마이크 뺏기 싸이퍼 미션, 탈락자 번복 등 수 많은 논란이 뒤따랐다.
‘언프리티 랩스타’ 역시 ‘볼륨 2’라는 수식어, 새로운 출연진과 함께 시청자 앞에 섰다. 앞서 제시, 치타, 키썸과 같은 걸출한 여성 랩퍼들을 발굴했기 때문에 기대는 컸다. 이번 시즌 역시 걸 그룹 피에스타 예지의 재조명, 아무도 몰랐던 실력자 트루디를 화제에 올리기도 했다. 그럼에도 시청률과 음원성적 전보다 좋지 못했고 ‘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형만 한 아우는 없었다’는 오명을 남겼다.
‘너의 목소리가 보여’도 음치를 찾기 위한 휴식기를 마친 후 돌아왔다. 이전 시즌과 크게 달라진 것 없었다. 음치와 실력자를 가려낸다는 포맷, MC와 패널 모두 전과 비슷했다. 그럼에도 여전한 인기를 얻으며 콘셉트 자체가 지닌 재미가 예능의 정수라는 것을 입증했다.
‘SNL 코리아’도 첫 호스트인 배우 김상중과 함께 여섯 번째 귀환을 알렸다. 황승언과 이해우의 합류에도 불구하고 예전과 같은 정치풍자, 발칙한 상상력은 없었다. 섹시코드 역시 식상하다는 평이 주를 이뤘다. 그러나 욕설논란에 휩싸였던 이태임의 호스트 출연으로 다시 한 번 호평을 받으며 조금 더 지켜볼 필요성이 있음을 보여줬다.
‘더 지니어스: 그랜드파이널’은 이전 두 시즌보다 더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고 3.1%라는 시즌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는 큰 성공을 거뒀다. ‘코미디 빅리그’는 원조 공개코미디 프로그램인 KBS2 ‘개그콘서트’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출연중인 장도연과 박나래, 이상준 등은 이를 통해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식상하더라도 재료가 좋다면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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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인들의 일상을 담은 ‘도시생태보고서’, 미래 사람들이 현재 사회현상을 바라본다는 콘셉트의 ‘특별전: 모태솔로’, 여자친구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BSI: 삐침수사대’라는 코너로 꾸며진 이 프로그램은 개그우먼 장도연, 개그맨 장동민, 배우 하연수의 호연과 함께 순항중이다.
먹방, 쿡방이 대세가 되자 tvN도 이를 따라갔다. MBC 예능프로그램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 요리의 즐거움과 순박한 매력을 발산했던 백종원이 스승으로 나선 ‘집밥 백선생’, 개그맨 신동엽과 방송인 전현무, 칼럼니스트 황교익이 다양한 음식을 주제로 대화를 나누는 ‘수요 미식회’는 방송 다음날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내리는 저력을 보여줬다. ‘쿡방과 먹방은 식상하다’는 말이 무색하게 만드는 성공이었다.
◇新 예능, 정착하거나 쫓겨나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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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할매네 로봇’은 하이테크 시골 예능이라는 특이한 콘셉트로 자녀들을 대도시로 떠나보내고 적적하게 고향을 지키고 있는 시골 어르신들과 최첨단 로봇과의 좌충우돌 동거 스토리를 담았다. 주가를 올리고 있던 개그맨 장동민, 가수 강남, 비원에이포(B1A4) 바로, 배우 이희준이 출연해 기대를 모았으나 방송 6회 만에 조기 종영했다. 로봇을 주제로 한다는 것은 참신했으나 재미를 준다는 측면에서는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XTM은 ‘수컷의 방을 사수하라’(이하 ‘수방사’)라는 새로운 프로그램을 꺼냈다. 개인 공간 없이 사는 남자들을 타깃으로 잊고 살았던 취미의 즐거움과 자신만의 공간을 만들어준다는 콘셉트를 표방한다. 낚시가 취미인 의뢰인의 집에는 실제 바닷물을 집어넣을 수 있는 수족관을 만들어 낚시터로, 캠핑을 좋아했던 의뢰인의 집을 캠핑장으로 만드는 다소 과격한 수준의 리모델링을 선보였다. 그럼에도 남성시청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냈고 4회 파일럿 방송에 이어 정규편성이라는 성과를 이뤘다.
이처럼 CJ는 2015년 동안 수많은 예능프로그램을 내놨다. 이들 가운데 어떤 것은 변함없는 재미로 살아남았고 어떤 것들은 조기종영하거나 파일럿에 그쳤다. 시청자들 역시 이를 지켜보며 자신이 애청하던 프로그램이 살아남길 바라거나 식상함에 채널을 돌렸을 것이다. 결과가 어떻든 풍성했기에 골라보는 재미가 있었고 그 덕분에 2015년 케이블 예능은 풍성했다.
유지훈 기자 ji-hoon@mkculture.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