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호랑이’는 늘 강하고 세기만 해야 한다는 편견도 깨질 때가 된 듯 싶다.
천하장사 출신 개그맨 겸 방송인 강호동은 한 때 1인자, 국민MC라는 칭호를 들으며 방송가를 포효했다. 푸짐한 덩치만큼이나 친근하고 푸근한 느낌으로 시청자에 다가왔지만 프로그램 내 역할로만 보면 1인자, 강자의 면모가 컸던 그다.
다만 한차례 논란으로 잠정 은퇴를 선언했다 돌아온 탓에, 다소간 적응기를 갖느라 내심 의기소침해 보이던 강호동이 이제는 작정하고 노선을 바꾼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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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방송으로 화제를 모은 나영석 PD의 ‘신서유기’부터 차츰 그 카리스마가 무너지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 시작하더니 신규 예능 ‘아는 형님’에 이어 ‘마리와 나’를 통해 또 한 번 이미지 스펙트럼을 넓힌다.
JTBC가 새롭게 선보이는 ‘마리와 나’는 이른바 반려동물 하드케어 버라이어티로, 피치 못할 사정으로 반려동물과 떨어져야 하는 사람들을 위해 스타들이 ‘펫 시터’가 되어 반려동물을 돌봐주는 동물 위탁 프로그램이다. 이를 위해 강호동은 난생 처음 ‘고양이 아빠’가 된다.
15일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스스로 ‘동물 무식자’라 칭한 그는 ‘마리와 나’를 통해 “사랑과 교감과 따뜻한 느낌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방송에 앞서 공개된 영상에서 강호동은 자기 손바닥보다도 작은 고양이를 품에 안고 어쩔 줄 몰라하는 모습을 보인다. ‘1박2일’이나 ‘신서유기’에서 동생들 앞에서 쩔쩔 매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큰 형 강호동의 새로운 면모다.
이는 강호동 그 역시도 처음이기 때문에 드러나는, 그야말로 ‘리얼’ 그 자체다. 그는 “고양이를 태어나서 처음 만져봤다. 처음엔 만지는 것조차 무서웠는데, 지금은 고양이에 대한 개인적인 인식이 완전 바뀌었다. 이토록 사랑스러운 동물이 있나 싶더라”고 고양이와의 촬영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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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듯 사랑스러운 동물 덕분일까. 강호동 역시 어느 때보다 사랑스러워졌다. 그는 “그동안 보여드릴 기회가 없었는데, 강호동은 참 따뜻한 사람”이라 커밍아웃 하며 ”반려동물 앞에서는 강블리로 변신하는, 사랑스럽고 따뜻한 모습을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아이콘 김진환, B.I 등 함께 출연하는 후배들 역시 강호동에 대해 ”자상하고 따뜻한 형님”이라 손가락을 치켜 세우고, 이에 강호동은 상상치 못하게도 그들의 최신 유행곡 ‘취향저격’으로 화답한다.
강호동을 무장해제 시킨 장본인, 반려동물들을 보는 재미는 물론이거니와, 강호동의 변화 역시 시청자들에게는
“칭찬받고 싶고 잘 하고 싶은데 방법은 잘 모르겠고, 떨리기도 한다. 하지만 늘 진심으로 해왔듯이 ‘마리와 나’도 진심으로 해서, 치유가 되고 따뜻한 온도가 전해진다고 칭찬 받도록 더 열심히 하겠다. 많은 사랑과 관심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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