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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대결이다. 전작에서 각각 1000만 관객을 동원한 배우 최민식과 황정민이 제대로 맞붙는다. 오는 16일 같은 날 개봉해 피할 수 없는 대결을 한다.
최민식 주연의 '대호'(감독 박훈정)는 일제강점기, 더는 총을 들지 않으려는 조선 최고의 명포수 천만덕(최민식)과 조선의 마지막 호랑이 대호를 둘러싼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항일 이야기지만 항일로만 안 보이도록, 영리한 연출 실력으로 관객의 관심을 사로잡을 만하다. 현재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자연과 교감하며 살자는 의미도 있다.
'히말라야'(감독 이석훈)는 히말라야 등반 중 숨진 동료의 시신을 찾기 위해 목숨을 건 여정을 떠나는 엄홍길 대장(황정민)과 휴먼원정대의 활약을 그린 영화다. 이들의 산행은 죽음이라는 단어와 동행하는 것과 같은 말이다. 영화가 초반에 차곡차곡 쌓아놓은 산악인들의 우정도 엄 대장을 비롯해 원정대가 시신을 찾는 길을 나서는 이유를 설명한다. 산을 배경으로 한 영화이긴 하지만, 사람이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중요하다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작품이다.
두 작품 모두 도전이다. 해발 4500m에서 배우들이 실제 생고생한 '히말라야'와 호랑이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실체 앞에서 배우들이 신세계를 경험해야 했던 '대호'. 과거 이런 도전은 한국 영화계에서 없었다. 야구하는 고릴라 링링이 나온 '미스터 고'가 있긴 하지만, 호랑이 대호는 100% CG로 완성됐다. '히말라야'도 '남극일기'와는 다른 산악영화다.
영화를 보는 내내 황당하다거나 얼토당토않다는 생각을 들게 하면 실패다. 하지만 두 영화는 모두 그런 우려는 하지 않아도 된다.
물론 단점도 있다. '히말라야'는 산에 오르는 걸 싫어하는 사람들의 선입견이 작용할 수 있다. 지루한 전개도 못마땅한 관객들이 있을 것 같다. '대호'는 더 지루하다. 끝날 듯 끝나지 않는다. 무겁고 묵직한 메시지가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다. 또 호랑이와 교감하는 천만덕이 이해되지 않는다면 허탈한 기분까지 전할 수도 있다. 특히 과거 고릴라 CG만 강조하다가 관객들이 고릴라와 교감하지 못해 아쉬움을 남긴 바 있는데 이번에는 관객들이 교감에 성공할지 관심 포인트다.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되는) 황정민과 최민식을 제외한 다른 배우들의 연기 대결도 볼거리다. '히말라야'는 황정민과 우정을 전하는 정우와 김인권이, '대호'에서는 (CG 김
어느 영화가 초반 승기를 잡고 한정된 스크린을 더 채워나갈지 관심이 쏠린다.
jeigu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