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박주연 기자]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가 다양한 세대를 아우르면서도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고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것은 사소한 디테일도 놓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응답하라’에는 대사나 행동, 소품 등 무엇 하나 괜히 등장하는 것들이 없다.
특히 인기리에 방영되는 tvN ‘응답하라 1988’은 디테일의 끝이라고 불릴 정도로 다양한 장치들을 깔아놓았다. 드라마가 끝난 뒤 시청자들이 눈에 불을 켜고 장면 하나하나를 곱씹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이 시청자들의 혼란을 주는 떡밥인지, 향후 인물의 관계를 설명하는 복선인지는 모른다. 시청자들과 제작진의 눈치 싸움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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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응답하라1988 캡쳐 |
◇ 혜리의 감정 따라 움직인다? 못난이인형의 비밀
초반에 무심코 지나쳤던 못난이 인형은 지금 ‘응답하라 1988’의 인물 관계를 가장 잘 설명해주는 장치 중 하나가 됐다. 5개의 못난이 인형 중 택(박보검)은 파랑, 정환(류준열 분)은 초록, 덕선(혜리 분)은 노랑, 선우(고경표 분)는 빨강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몇 가지 장면으로 유추가 가능했다.
선우가 보라(류혜영 분)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덕선이 엎드려 울 때, 노란색 인형도 함께 엎드려 있었고, 덕선이 택이의 분홍색 벙어리장갑과 정환의 분홍색 손가락장갑 중 벙어리를 선택할 때 카메라에 잡힌 못난이 인형 중 택이 덕선을 보고 있었다.
그러나 8회까지 미루어보아, 택은 덕선에게 관심이 없어 보였고 ‘어남류(어차피 남편은 류정환’)이라는 반응이 굳어지는 듯 했다. 특히 택이 실존하는 바둑기사 이창호를 모티프로 한 인물로 알려진 만큼 또 다른 러브라인 가능성이 급물살을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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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응답하라1988 캡쳐 |
실제 이창호 씨의 부인은 전 신문기자 이도윤씨로 실제 두 사람 간의 나이 차이는 12살이다. 극중 택과 그 만큼의 나이 차이를 이루는 것은 선영(김선영 분)의 딸 진주다. 너무 어린 역인 만큼, 연결고리는 아직 없으나 제작진이 흘린 ‘복선’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9회 이후, 택과 덕선의 러브라인이 급부상하며 다시 상황은 원점으로 돌아왔다. 또한 예고 말미, 등장한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라”는 성동일의 말이 시청자들을 더욱 오리무중에 빠뜨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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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응답하라1988 캡쳐 |
◇ 그래서 덕선의 남편은 누구인가?
덕선의 남편 찾기는 또 다시 오리무중에 빠졌다. 그러던 중, 지난 9회에서 덕선은 택, 정환과 각각 나란히 사진을 찍었다. 이후 2015년의 어른 덕선(이미연 분)이 그의 남편(김주혁 분)과 해당 사진을 보며 “이때 참 예뻤다”며 “언제였지” 하는 질문을 했다. 여기에 남편이 “1989년 1월. 밑에 써 있잖아”라고 대답을 했던 것. 덕선과 정환이 찍은 사진 속 하단의 날짜가, 정확하게 1989년 1월을 가리키는 만큼, 결국에 남편은 택이 아닌 정환이 아니냐는 의견이 또 한 번 급물살을 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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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응답하라1988 캡쳐 |
◇ 류혜영의 짝, 결국은 고경표? 안재홍 가능성은 없나
지난 10회에서 선우는 보라에게 고백을 했고, 보라는 자신을 기다리는 선우의 어깨가 비로 젖는 것을 바라보며 설렘을 느꼈다. 그리고 결국 선우의 마음을 받아들였다. 두 사람은 순조롭게 커플을 맺었으나, 이에 앞서 보라와 정봉(안재홍 분)의 실낱같은 연결고리를 포기하지 않는 일부 팬들도 있다.
정봉이 ‘이문세의 별이 빛나는 밤에’ 앞으로 사연을 보낼 때, 손수 만든 크리스마스카드에 보라색 형광펜을 칠했던 것과 학교 운동회에서 보라가 족구를 하는 장면이, 마치 영화 ‘족구왕’에 출연했던 배우 안재홍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는 것. 그러나 이는 복선이라기보다는, 한층 더 즐거운 시청을 위한 제작진의 깜찍한 떡밥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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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응답하라1988 캡쳐 |
◇ 혜리의 가족사, 숨겨진 슬픔 있을까.
성덕선이라는 이름을 둘러싼 의혹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덕선의 가족관계를 보면 부모님, 그리고 그 위로는 서울대에 다니는 언니와 아래로는 노안 남동생을 뒀다. 언니의 이름은 보라, 남동생의 이름은 노을이다. 덕선 또한 “보라는 보라고 노을이는 노을인데 왜 나만 덕선이냐고”라며 불만을 터뜨렸기에, 숨겨진 사연에 대한 궁금증 또한 커지고 있다.
이는 전작에 습성에서부터 비롯된 의혹이다. ‘응답하라 1997’, ‘응답하라 1994’ 모두 말 못할 아픔이 있었다. ‘응답하라 1997’에서 여주인공 성시원(정은지 분)의 언니는 교통사고로 사망했고, ‘응답하라 1994’에서는 성나정(고아라 분)의 오빠가 유명을 달리한 바 있다. 과연 주인공의 슬픈 가족사가, 덕선에게도 적용될지는 지켜봐야 할 문제다.
박주연 기자 blindz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