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김진선 기자] “날씨가 따뜻하면 꽃은 다시 핀다”
‘흔들리는 물결’은 동생을 잃은 충격으로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연우(심희섭 분)가 원희를 만나며 변화하는 내용을 담은 작품이다. 곁에 다가온 원희(고원희 분) 덕에 연우는 닫혔던 마음도 열고 함께 하는 법을 알아간다. 하지만 원희에게는 연우에게 말하지 못하는 비밀이 생겨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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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우마로 인해 정신과를 다니는 연우의 고백, 그리고 자신의 몸에서 변화를 느끼는 원희의 모습은 흔들리는 물결 속에 있는 것처럼 잔잔하지만 서글프다. 먼발치서 보면 잔잔하게 흔들리는 듯 아닌 듯 보이지만, 그 물살의 파장이 큰 것처럼 이들의 모습이 그렇다.
특히 ‘흔들리는 물결’은 배우들의 섬세한 감정표현과 잔잔하지만 울림을 전하는 장면장면으로 눈길을 끈다. ‘1999, 면회’에 이어 ‘변호인’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 ‘암살’ 등을 통해 스크린에 얼굴을 내비친 심희섭은 트라우마를 품은 불안한 인물의 모습을 안정적인 연기로 표현했다.
미사여구 없이 솔직하게 내뱉는 인물들의 대화처럼, 화면 역시 잔잔하고 아름답다. 국수를 먹을 때 내미는 노란색 고무줄처럼, 화려하지 않지만 따뜻한 진심이 묻어난다. 세상을 떠난 동생이 살아생전 선물한 화분에 다른 데서 날아온 꽃이 피는 모습에 아버지는 “잘 된 것이다. 날씨가 따뜻하면 꽃이 다시 피게 돼 있다”고 말한다. 누군가가 떠난 자리가 무섭고 두려울지라도 그 자리에 또 다시 꽃이 피어날 것이라는 희망으로 애써 위안의 손길을 내미는 듯 하다.
‘흔들리는 물결’은 서울독립영화제 2015 경쟁장편 부문에 오른 작품이다.
김진선 기자 amabile1441@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