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이다원 기자] 방송인 노홍철이 돌아온다. ‘닥터 노’라는 전무후무한 캐릭터로 혜성처럼 등장한 뒤 “좋아, 가는 거야~”를 외치며 오랫동안 인기몰이했던 그. 그러나 순간의 잘못으로 1년여 가량 자숙의 길을 걸어오며 그에 대한 대중의 질책은 궁금증으로 바뀌었다.
초심으로 돌아가 로드 버라이어티쇼 tvN ‘노홍철 길바닥 SHOW’와 ‘내 방의 품격’으로 재기를 꿈꾸는 노홍철은 밝은 에너자이저로 회생할 수 있을까. 가능성을 진단하기에 앞서 그가 걸어온 길을 짚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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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자인=이주영 |
◇ ‘Dr.노 KIN 길거리’
노홍철은 2004년 Mnet ‘Dr.노 KIN 길거리’에서 기상천외한 콘셉트의 VJ로 데뷔했다. 자칭 해피바이러스 전도사인 노홍철이 ‘노박사’라는 이름으로 나와 길거리에서 시청자와 일대일로 커뮤니케이션하는 콘셉트의 프로그램이었다.
당시 노홍철의 수다스럽고 산만한 진행은 화제가 됐다. 전무후무한 캐릭터였기에 각종 온라인 게시판에는 그에 대한 얘기들이 도배됐고, 방송의 화제성보다 높게 그의 스타성이 평가받았다.
◇ ‘놀러와’
노홍철이 본격적으로 지상파에 입성한 건 같은 해 MBC ‘놀러와’에서였다. 그는 21회에 패널로 첫 출연해 276회까지 함께하며 약 5년간 유재석, 김원희와 함께 프로그램의 중추 구실을 했다.
노홍철이 예능 블루칩으로 떠오른 것도 바로 이 프로그램이었다. 그는 놀라운 입담과 오버에 가까운 제스처, 남다른 패션감각으로 독특한 존재감을 빛냈다. 그 덕분에 그는 MBC 방송연예대상 쇼 버라이어티부문 남자 신인상과 우수상을 모두 거머쥐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 ‘일밤-천사들의 합창’
2005년 10월 MBC ‘일밤-천사들의 합창’은 그동안 수다스럽게만 여겨졌던 노홍철이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도 어울린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였다. 심각한 저출산에서도 서로 사랑하며 보듬어 살고 있는 제기동 11남매와 신동엽, 노홍철의 합숙기를 그린 이 프로그램은 따뜻한 메시지로 큰 사랑을 받았다.
특히 11남매는 남보라의 형제‧자매로 종영 후에도 크게 화제가 됐다. 배우가 되기 이전 남보라의 풋풋한 면모가 담겨있어 이후에도 종종 이 프로그램이 재조명된 것. 또한 7년 뒤인 2012년 MBC 방송연예대상 특별상 시상자로 노홍철과 무대에 올라 친분을 자랑하기도 했다.
◇ ‘무한도전’
지금의 노홍철이 자리잡기까지는 MBC ‘무한도전’을 빼놓을 순 없다. 그는 2005년 4월 ‘무한도전’의 전신인 ‘무모한 도전’ 첫회부터 출연해 ‘퀵마우스’ ‘돌+아이’ 등 다양한 수식어를 얻으며 톱스타 반열에 이름을 올렷다.
이뿐만 아니라 ‘마법의 부츠’, 염색, 수염, 화장 등 독특한 패션과 저질 댄스로 다른 멤버들과 차별성을 얻었다. 사기꾼 캐릭터도 각종 추격전과 미션에서 보여준 두뇌 회전으로 얻어낸 성과.
그러나 그는 2014년 11월28일 음주운전으로 가족같은 ‘무한도전’에서 자진하차했다. 이로 인해 당시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 섭외 편에서 터보 김종국을 섭외하는 장면이나 ‘쩐의 전쟁2’ 편의 활약 등이 다수 편집돼 시청자들의 아쉬움을 샀다.
◇ ‘골드미스가 간다’
2010년 연예계 골드미스 스타들을 모아 맞선을 주선하는 프로그램 SBS ‘골드미스가 간다’에서도 노홍철은 청일점으로서 대단한 활약을 펼쳤다. 그는 양정아, 송은이, 최정윤, 장윤정, 신봉선, 박소현, 현영 등 당시 골드미스인 여자 스타들과 그 이상형에 맞는 남자들을 매칭하는 롤을 맡았다.
129회가 넘어가는 긴 시즌동안 노홍철은 톡톡 튀는 진행 실력뿐만 아니라 특유의 입담으로 웃음까지 담당하며 자칫 지루할 수 있는 러브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을 풍성하게 만들었다. 이뿐만 아니라 변호사 임윤선과 맞선에 직접 응해 자신의 몫도 챙기고자 했다.
◇ ‘영웅호걸’
같은 해 7월 방송된 SBS ‘영웅호걸’은 가희, 나르샤, 노사연, 니콜, 아이유, 유인나, 서인영, 신봉선 등 여자 스타들의 인기 경쟁을 다룬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었다. 노홍철은 이 프로그램에서도 이휘재와 메인 MC로 나서 각종 게임을 진행했다.
특히 ‘영웅호걸’은 기 센 여성 스타들이 다양한 단체를 찾아가 인기 대결을 벌인다는 독특한 콘셉트 덕분에, 그 어느 때보다도 남자 MC들의 중심잡기가 중요했다. 노홍철은 이휘재와 호흡을 맞추며 특유의 친화력과 사교성으로 여성 스타들과 장벽을 허물고 이들의 숨겨진 본성을 끌어내 프로그램의 윤활유 역을 톡톡히 했다.
◇ ‘세레나데 대작전’
노홍철은 2011년 Mnet ‘세레나데 대작전’에서도 진행자로서 탁월한 실력을 또 한번 입증했다. 그는 시즌1에서는 윤상과, 시즌2에서는 한그루와 각각 입을 맞추며 밋밋할 수 있는 일반인 출연 프로그램을 예능화 하는 데에 성공했다.
이 프로그램은 진심을 전하고 싶은 출연진이 상대에게 노래로 고백할 수 있는 도움을 주는 콘셉트. 노홍철은 진행뿐만 아니라 사랑의 메신저 역을 맡아 출연진의 고민을 함께 나누는가 하면, 상대를 속이는 몰래카메라에도 기꺼이 출연해 재미를 더했다.
◇ ‘더 지니어스 : 룰 브레이커’
사기꾼 이미지가 강한 노홍철은 2013년 tvN ‘더 지니어스 : 룰 브레이커’(이하 ‘지니어스’) 출연을 감행했다. 그동안 빠른 두뇌회전과 영악한 면모로 사랑을 받았던 그가 두뇌 게임 프로그램에 출연한다는 사실은 방송 전부터 화제가 되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노홍철은 다크호스 이상민에 밀려 프로그램 중반부인 8회에 중도 탈락했다. 제작단계에서부터 큰 기대를 받았던 그였기에 탈락 소식은 팬들에겐 큰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당시 그는 “진짜 두뇌 싸움을 하라. 나처럼 나일론 플레이어가 아니길 바란다”는 의미심장한 탈락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 ‘나 혼자 산다’
노홍철은 2013년 첫 방송한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해 독특한 캐릭터가 아닌 ‘싱글남’의 일상으로 시청자에게 다가갔다. 그는 이 프로그램에서 병적으로 깔끔한 싱글라이프롤 공개하며 특유의 인테리어 감각을 자랑하기도 했다.
이뿐만 아니라 임종체험, 여행, 형제 공개 등 그동안 보여주지 않았던 소소한 일상을 보여주면서 ‘돌+아이’가 아닌 친근한 이미지로 변신을 모색했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 역시도 음주운전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실수로 자연스럽게 하차하고 말았다.
◇ ‘잉여들의 히치하이킹’
물의를 빚은 후 복귀작으로 택한 건 MBC 파일럿 프로그램 ‘잉여들의 히치하이킹’이었다. 지난 추석 연휴 때 선보인 이 프로그램은 노홍철을 비롯한 5명의 남성들이 최소한의 경비로 유럽 여행을 하는 내용을 담았다.
그러나 첫 번째 복귀 시도는 실패였다. 방송 직후 노홍철 외의 다른 출연진이 ‘잉여’라는 콘셉트에 어울리느냐라는 ‘자질 공방전’이 벌어지면서 논란이 됐고, 정규 편성마저 불발돼 버렸기 때문이다. 자숙 10개월 만의 야심찬 복귀 시도는 다음을 기약해야만 했다.
이제 노홍철은 ‘노홍철 길바닥 SHOW’와 ‘내 방의 품격’으로 두 번째 시도에 나선다. 재기를 향한 그의 꿈이 이 두 프로그램으로 이뤄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