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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룻밤 만남이 사랑일 수 있을까?
"웬만하면 오늘밤 당신과 하룻밤을 보내고 싶다"고 하는 유능한 스포츠 에이전트 '맹공남'과 10년째 사귄 남자가 있는 순애보 '철벽녀'가 이 질문에 답한다. 영화 '그날의 분위기'(감독 조규장)다.
요즘 남녀의 연애 심리를 솔직하게 표현하려고 했다는 이 영화에서 두 사람은 창과 방패라고 할 수 있다. 과연 승자는 누가 될까.
지금까지 로맨스를 만드는 조건이 외모, 성격, 매력이라고 생각해 왔다면 '그날의 분위기'는 로맨스의 성패를 결정하는 것은 능력도 스킬도 아닌 두 사람의 만남과 장소, 눈빛, 스킨십 등이 만들어 내는 특별한 분위기라고 말한다. '연애는 타이밍'이라는 말이 있듯 남녀 사이에 흐르는 분위기야 말로 로맨스의 향방을 결정지을 최대 과제라는 설명이다.
조 감독은 8일 오전 서울 압구정CGV에서 열린 이 영화의 제작보고회에서 "서정성이 기본 바탕이지만 유쾌하고 경쾌하게 만들려고 했다. 두 사람의 만남이 판타지적인 로망이긴 하지만 현실적으로도 공감 가능한 지점이 있을 것"이라며 "밀당하는 두 사람이 미묘하게 변화되는 지점에서 흥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연석과 문채원이 '맹공남' 재현과 '철벽녀' 수정을 연기했다. 유연석은 "여배우가 누구인지 모른 상태에서 시나리오를 봤는데 문채원씨가 떠올랐다"며 "문채원씨가 정해졌다는 걸 회사로부터 듣고 마음속으로 소리 질렀다. 냉큼 하겠다고 했다"고 회상했다. 문채원은 "사실 캐릭터가 바람둥이라서 딱 떠오르는 분이 없었는데 유연석씨가 맡게 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어울리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런 만남이 가능할까?
유연석은 "실제 이러면 신문에 나올 일"이라고 손사래쳤다. 여행 다니는 걸 좋아하는 편이라고 한 그는 "한국에서 여행을 하다가 썸을 탄 친구가 있었는데 지금은 연락이 끊겼다"는 경험도 전해 눈길을 끌었다.
문채원은 "'전화번호 좀 주세요'라는 얘기를 들을 때도 당황스러운데, 하룻밤이라는 얘기를 들을 때 진짜 당황할 것 같다"며 "아마 못 들은 척 할 것 같다"고 짚었다. 실제 현실에서 '철벽녀'인지 묻자 그는 "마음에 드는 사람이라면 철벽녀가 아니라 오픈 마인드"라며 "마음을 완전히 연다. 반만 열면 나도 그 마음을 반밖에 못 받는 것 같다"고 말해 관심을 받았다.
영화 '그날의 분위기'는 KTX에서 우연히 처음 만난 안 하는 거 참 많은 '철벽녀' 수정과 맘만 먹으면
마음에 드는 이성과의 첫 만남에 대한 남녀의 생각, 밀고 당기는 썸에 대처하는 자세, 원나잇 등 연애의 과정에서 마주하게 되는 여러 순간을 담았다. 내년 1월 개봉 예정.
jeigun@mk.co.kr/사진 유용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