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락비 지코가 아이돌 아닌 아티스트로서의 면모를 확실하게 뽐냈다. 이미 3세대 힙합 마스코트로 자리잡은 그의 갤러리에는 다소 파격적이다 싶은 ‘19금’ 부터 정통 힙합까지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풍성하게 담겼다.
7일 서울 이태원 스트라디움 스튜디오에서는 지코의 첫 번째 미니앨범 ‘갤러리’ 음악감상회가 열렸다. 이날 지코는 앨범에 수록된 곡 설명은 물론, 자신을 둘러싼 편견 등에 대해 솔직하게 답해 눈길을 끌었다.
지코의 이번 앨범에는 더블 타이틀곡 ‘유레카’와 ‘오만과 편견’을 비롯해 ‘웨니 위디 위키(VENI VIDI VICI)’ ‘날’ ‘말해 Yes or No’ ‘보이즈 앤드 걸스’ 등 총 6곡이 수록됐다.
특히 섹시한 여성을 본 남성의 감정을 담아낸 곡 ‘유레카’는 자극적이고 노골적인 가사로 19금 미만 청취불가 등급이 예상되기도 했다. 이에 지코는 “모두가 공감하면서도 독특한, 남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는 가사를 써보고픈 도전의식이 생겼다”며 “이런 가사가 19금 수위에 걸릴 수도 있지만 그런 사실도 무릅쓰고 도전했다”고 밝혔다.
수위도 수위지만, 지금껏 도전하지 못했던 장르인 만큼 많은 공을 들였다는 게 지코의 설명. 곳곳에 플로우를 변형시키고, 곡 패턴도 들쑥날쑥 다양하다. 이런 특유의 분위기를 풍부하게 잘 살려내기 위해 평소 친분있는 아티스트 자이언티를 3개월에 걸쳐 적극 섭외했다. 그 끝에 쟁쟁한 가수들을 제치고 각종 음원차트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또 다른 타이틀곡 ‘오만과 편견’은 ‘유레카’와 정반대로 세심한 감성이 살아있는 곡이다. 이곡을 ‘유레카’와 함께 릴리즈한 이유는 ‘19금 곡’을 들을 수 없는 10대 팬들을 위한 배려라고도 볼 수 있다. 웨트한 멜로디라인과 수란의 감성적인 보컬이 어우러져 지코의 넓어진 음악적 세계관을 엿볼 수 있다.
여기에 지코의 자신감을 거침없이 표출한 첫번째 트랙 ‘VENI VIDI VICI’도 눈길을 끈다. 올드스쿨 힙합넘버인 이곡은 한마디로 “잘난 척 하는 곡”이다. 그는 “인터뷰같은 곳에서 이렇게 말했다면 미친놈이 됐을 것”이라며 “하지만 음악이라는 틀 안에서 이 같은 곡을 만들 때는 겸손을 최대한 생각하지 않으려고 한다. 그런 마음으로 써서 거침없는 다양한 생각이 분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금껏 블락비로서 발매해온 곡들과는 사뭇 분위기가 다르다. 지코는 블락비 앨범을 전체 관람가 영화로, 지코의 음악을 감독판으로 비유했다. 그는 “블락비의 음악은 대중을 타깃으로 한다. 남녀노소를 공략하기 위해 만드는 목적의식이 있다”면서 “지코로서 음악을 만들 때는 가능한 그런 부분들을 눈치보지 않으려 한다. 블락비로 다시 들어가게 되면 또 그런 정체성을 가지고 가게 될 것”이라고 차이점을 확실히 했다.
그렇다면 ‘블락비 지코’가 아닌 ‘래퍼 지코’에게 힙합은 어떤 의미일까. 그는 “대중에게 나를 각인시킨 장르가 힙합이다. 내가 어필할 수 있는 유일한 악기가 랩”이라며 “힙합이야말로 내 장점을 어필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어찌보면 많은 분들이 내게 바라는 모습일 수 있다. 그런 기대치를 충족시키고 랩으로 발전해나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면서 “매번 힙합곡을 발표해 그런 갈증을 해소하는 것 같다. 앨범에 대해 다양한 피드백이 왔을 때 답을 하는 시간이 왔다고 생각할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랩 곡을 시기별로 발표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지코는 음악에 대한 자신감이 넘치는 만큼, 자신에 대한 숱한 편견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생김새와 다르게 착하고 도덕적으로 살고 있다”며 너스레를 떠는가 하면, ‘지드래곤을 따라한다’는 일각의 비난에도 “추구하는 음악적 장르가 다르기 때문에 말도 안된다”며 선을 그었다. 가능한 주위 눈치를 보지 않고 솔직하게, 지코만의 음악을 하겠다던 그의 당당한 면모를 엿볼 수 있었다.
이번 앨범 성적은 결과적으로 성공이다. 싸이, 혁오 등 각종 음원강자들을
한편 지난 10월부터 꾸준히 힙합곡을 발표해온 지코는 오늘(7일) 첫 솔로앨범 발매를 시작으로 활발한 음악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