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훈 기자] 언더성우들은 각자 개인 혹은 팀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들이 주로 모이는 곳은 녹음 현장과 언더성우들이 모이는 온라인 커뮤니티였다. 멀티미디어 제작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이우진프로덕션의 이우진 대표는 제작자의 입장으로, 10년간 언더성우 대표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양영훈 씨는 언더성우의 입장으로 이야기를 나눠봤다.
◆ Q 각자 하고 있는 일은 무엇인가.
이우진 : 영상을 주로 만든다. 영상 제의를 받고 기획하는 도중에 목소리가 필요하면 성우를 섭외한다. 리스팅해서 관리하는 언더성우들이 따로 있다. 납품의 개념이다. 예를 들어 게임업체에서 게임영상을 만들어달라고 한다거나, 기업에서 광고영상이 필요하다고 하면 만들어준다. 일반적인 녹음실은 소리만 따로 외주를 받는다. 하지만 우리는 성우의 목소리까지 총괄적 작업한다.
양영훈 : 네이버에서 ‘보이스마루’라는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언더성우들이 모일 수 있는 좋은 카페가 없다는 생각을 해서 2005년에 만들었다. 어느새 10년이 됐다. 성우 카페들 가운데 가장 많은 회원 수를 보유하고 있다. 안에서 언더성우들끼리 친목을 쌓고, 스스로 더빙을 하고, 오디오 드라마를 만들고, 제일 많은 것은 스터디다.
◆ Q 언더성우란 무엇인가.
양영훈 : 쉽게 말하면 성우공부를 하는 사람들을 뜻한다. 분류를 하자면 협회에 소속된 방송국 공채시험에 된 사람이 있고, 통과를 못한 사람들이 나가서 자신의 실력을 쌓아 녹음 일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언더성우는 후자다. 대부분 개인으로서 활동하기 때문에 얼마나 활동하고 있는지는 정확히 알기 힘들다. 비협회 성우, 언더-인디 성우라고 불리기도 한다. 모두 협회성우가 되려고 하지는 않는다. 10년 전에는 언더성우가 정말 없었다. 지금은 확실히 많아진 것 같다.
이우진 : 협회성우보다 더 많이 활동하고 있다. 다만 협회와 공채와의 벽으로, 장벽으로 막혀있는 것처럼 보인다. 같은 일을 하는 사람이지만 공채에 합격하지 못해서 ‘언더’라는 딱지를 붙이고 있는 것이 조금 아쉽다.
◆ Q 언더성우와 협회 성우가 하는 일이 다른가.
양영훈 : 협회에서는 중요한 주연급을, 언더성우들은 NPC와 같은 단역들을 한다. 언더들이 할 장르는 주로 앝은 것들이다. MBC ‘무한도전’이 더빙했던 ‘비긴어게인’에서 광희가 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협회성우와 언더성우가 녹음 현장에서 마주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그 분들과 선후배 개념은 아니다. 서로 다른 쪽의 사람의 느낌은 많이 받는다. 물론 시험을 봐서 통과가 되면 선후배가 된다. 그분들은 우리보다 실력도 높고, 그만큼 대우를 해드리려고 한다.
이우진 : 이우진 프로덕션은 성우 말고도 배우, 작가, 감독 등 많은 사람을 리스트업 해두고 있다. 결재에 필요한 서류, 최소한의 프로필을 중심으로 본다. 경력은 전혀 무관하다. 녹음 내용과 얼마나 잘 어울리는 목소리를 가지고 있는지, 실력이 얼마나 있는지가 중요하다.
◆ Q 언더성우들의 활동영역에 변화가 생겼나
양영훈 : 확실히 넓어졌다. 모바일 게임이 많아지면서 언더 성우들이 많이 참여하고 있다. 보이스마루에도 여러 가지 구인광고가 올라온다. 예전에는 무조건 시험에만 매진했었다면 이제는 목소리를 공부했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일을 할 수 있게 됐다. 보이스마루를 하게 된 이유 중 하나가 그런 장을 만들어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물론 시험에 통과되면 더 좋겠지만 문은 좁다.
◆ Q 언더성우의 한계점을 느끼는 것이 있나
양영훈 : 아직까지는 공채가 되어야 인정받을 수 있다는 느낌이 강하다. 그리고 협회만의 안정감이 더 있을 거다. 돈을 더 내더라도 믿을만하니까. 텔레비전 광고는 거의 협회성우가 90%라고 보면 된다. 협회가 품질 면에서는 확실히 낫다. 그러나 비 협회만의 싼 맛도 있긴 하다. 협회에 소속돼서 30년 가까이 해온 분들을 언더가 절대로 따라갈 수 없다. 확실히 내공이 있다.
이우진 : 하는 일은 같지만 방송국에서 하는 일은 언더에 소속된 사람들은 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제작자의 입장으로서 보면 협회에 소속된 사람이라도 목소리가 정말 받쳐주는 A급들을 제외하면 언더성우들 역시 충분히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유지훈 기자 ji-hoon@mkculture.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