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박주연 기자] KBS2 예능프로그램 ‘해피선데이-1박2일’(이하 ‘1박2일’)과 함께 희로애락을 겪어왔던 맏형 김주혁이 2년 여 간의 여정을 끝으로 하차했다. 울지 않고 평소와 다를 바 없는 여행으로 담담하게 마지막을 만들어내겠다는 멤버들의 다짐처럼, 김주혁과의 이별여행은 늘 그렇듯 즐겁고 담백했다. 그러나 애써 슬픔을 종용하지 않아도 묵직하게 느껴지는 아쉬움과 슬픔이 있었다.
지난 6일 방송된 ‘1박2일’에서는 고흥 특집 2번째 이야기가 그려졌다. 매일 치열하게 진행됐던 저녁 복불복과 잠자리 복불복은 조금 다르게 진행됐다. 마지막인 만큼, 제작진은 밥차를 불러 김주혁에게 따뜻한 한 끼를 대접했고 김주혁은 그동안 고생했던 밥차 아주머니와 웃으며 인사를 주고받았다.
잠자리 복불복은 코끼리코 게임으로 진행됐다. 이는 김주혁이 가장 취약했던 게임이기도 했던 것. 멤버들은 “김주혁 때문에 토하게 생겼다”며 투덜거리다가도, 여전히 코끼리코에 힘들어하던 김주혁에게 “고생했다”고 위로했다. 이후 멤버들은 까나리카노 복불복을 진행했다. 이는 김주혁이 커피를 골라야만 이길 수 있는 게임. 김주혁은 멤버들의 까나리카노 희생으로 커피를 고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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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KBS 1박2일 캡쳐 |
떠들썩했던 평소와 달리, 이날은 김주혁의 담담한 고백으로 하루가 마무리됐다. 김주혁은 ‘1박2일’을 떠나는 진짜 이유에 대해 밝혔다. 그는 “솔직하게 이 일이 주업이 아니다. 나는 이 일이 민폐다. 좀 더 적극적으로 망가지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데, 이상하게 참아진다. 그때마다 이 팀에 민폐라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1년만 하려고 했다. 그런데 너희가 눈에 밟혔다”고 말하며 멤버들에 대한 큰 애정을 드러냈다.
멤버들은 김주혁이 활약했던 전국 각지를 홀로 찾아가, 김주혁의 활약상을 되짚는 셀프 카메라를 선물로 주었다. 마지막 날 아침, 김주혁은 모닝엔젤로 분해, 멤버들과 스태프에게 100인분 라면을 끓여주었다. 그리고 마지막 인사를 나누며 결국 눈시울을 붉혔다.
김주혁은 역대 ‘1박2일’에서 가장 다정하고 친근하며 순한 맏형이었다. 예능형 캐릭터는 아니었지만, 그렇기에 개성 강한 ‘1박2일’ 멤버들을 한 번에 아우르고 품어줄 수 있는 든든한 맏형 노릇을 톡톡히 했다. 오래 보아도 질리지 않는, 그리고 겪으면 겪을수록 진한 매력이 느껴지는 것이 김주혁이었다. 주어진 상황 속에서 솔직하게 드러나는 그의 반응에서 인간적인 매력 또한 느껴졌다.
그의 하차가 못내 아쉬운 것도 이 때문이다. 2년 여 시간 동안 멤버들 사이에 틈을 메우고 융화시키며 이끌어왔던 김주혁의 부재가, ‘1박2일’ 멤버는 물론 시청자들 또한 상상이 안 되고 있는 상황이다. ‘1박2일’ 유호진 PD는 당분간 새 멤버 없이, 5인 체제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2년 동안 한결같이 ‘1박2일’의 한 축을 담당해온 만큼, 앞으로 한동안은 김주혁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질 것이다.
박주연 기자 blindz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