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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정영 인턴기자] 역시, 한 우물만 파야했을까. 어느 부분 하나 제대로 챙겨가지 못한 ‘어중간한’ 첫 회였다. 여기에 여전히 소재부족이라는 ‘스타킹’의 고질병이 발목을 잡는다.
1일 재단장해 방송된 ‘스타킹’에서는 각 지역의 명물인 ‘10세 소녀’ 강릉 본드걸과 ‘40대 대학생’ 구미대 15학번 미녀 삼총사가 출연했다.
2007년 1월 13일 첫 방송을 시작해 9년이라는 시간 동안 SBS 대표 예능으로 자리매김했던 '스타킹'은 지난 8월 재정비를 위해 잠시 떠났다가, 약 3개월 만에 토요일에서 화요일로 ‘이전 개업’했다. 이전과 달라진 점은 제보자가 등장해 재주꾼을 소개•홍보하고, 재주꾼 간 대결을 통해 '스타킹'이 탄생한다.
방송에 앞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심성민 PD는 “기존의 ‘스타킹’이 재주와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것 위주였다면, 이번에는 좀 더 사람 냄새가 나고 감동과 꿈이 있는 이야기가 있는 될 것이다”라며 스토리가 있는 퍼포먼스를 선보일 것을 시사했다.
여러 팀이 한꺼번에 나왔을 당시와 달리 두 팀으로 줄어든 출연진들에 대한 몰입도는 상당했다. 강릉 본드걸 최윤영은 10세라고는 믿기지 않는 수준급 폴아트 연기를 선보였다. 영화 '겨울 왕국'의 OST에 맞춰 고난이도 동작을 연달아 해내며 보는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폴 아트 세계챔피언 정경민 선수는 "프로 포함해 국내 10위권 안에 드는 실력"이라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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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진 ‘구미대 15학번 미녀 삼총사’ 팀은 국내 최초 ‘주부 차력단’으로 젊은이들 못지 않는 패기를 보였다. 특히, 구미대 최지우로 불리는 한예섬(49)씨의 “나는 암환자다. 5년 전 유방암 2기 판정을 받았고, 항암 8차가지 했다"며 "한 번 아프고 나면 기회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에 아들과 같이 대학을 가게 됐다"고 말해 눈물샘을 자극했다.
또한, 이들은 “마지막까지 꿈과 희망을 버리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전해 ‘사람 냄새’를 강조하던 연출진들의 기획의도를 여실히 보여줬다.
'8년 짝꿍' MC 강호동 이특의 진행 역시 담백했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했다. 강호동은 앞서 ’진심’으로 승부하겠노라 선언한 바. 10세 소녀에게는 삼촌 같은 편안함으로, 40대 누나들 앞에서는 귀여운 남동생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그러나 감동과 재미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것은 욕심이었을까. 첫 방송에서 보여줬던 차력은 잦은 실수와 패널도 가능한 어설픔으로 프로그램 특유의 화려한 볼거리가 있는 매력을 반감시켰다. 이와 더불어 출연진들의 사연 소개 역시 짜여진 듯한 감동을 느껴야했다.
일부 누리꾼들은 “두 팀 다 이미 공중파에 나왔던 사람들인데 준비할 시간이 부족했나” “예능인지 교양인지 모르겠다” “‘세상의 이런일이’ 확장판인가” “패널들도 안 웃더라” 등의 신랄한 비판을 쏟아냈다. 첫 회 일반인 출연진들이 이미 타 방송이나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알려진 사람들로 신선함이 떨어졌다는 의견과 함께 웃음 포인트가 없다는 평이 많았
‘스타킹’은 예능이다. 사연을 통한 감동도 중요하지만, 그 밑바탕에는 재미라는 요소가 항시 내재되어 있어야한다. 두 MC와 패널들의 과격한 ‘리액션’으로 ‘동화’시키는 웃음은 억지스러워 보이기까지 한다. 이러다 ‘세상의 이런 일이’나 ‘생활의 달인’이 있는 교양국으로 편성될지도 모를 일이다.[ⓒ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