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강매' 의혹을 받고 있는 노영민 의원에게 전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 금태섭 변호사가 강도 높은 비판을 했다.
노영민 의원은 국회 사무실에 신용카드 결제 단말기를 설치하고 본인이 출판한 시집을 공기관에 수백만원어치 판매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현행법상 사업장이 아닌 곳(국회의원 사무실 포함)에 카드 단말기를 설치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또 노 의원의 시집을 구입한 곳은 대한석탄공사, 광물자원공사 등 산자위 산하 기관인 것으로 알려져 노 의원이 이른바 '갑질'로 시집을 강매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일 오전 금태섭 변호사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노영민 의원 사건과 문대표의 시험대'라는 글을 게시했다.
신기남 의원 로스쿨 갑질 의혹을 서두로 꺼낸 금 변호사는 "노영민 의원 사건은 그보다 더 하다"며 글을 적어 내려갔다..
'사무실에 카드 단말기를 설치한 것이 위법인 줄 몰랐다. 의원에게도 보고되지 않았던 사안' 이라는 노 의원 측의 해명에 대해 금 변호사는 "황당하기 짝이 없다"며 "시집은 극히 개인적인 책이다. 그 책을 출간하고 판매하는 일에 왜 의원실 직원들이 동원이 되고 남은 책을 의원실에 왜 옮겨 오나. 국회의원실 소속 직원들은 공무원이지 노영민 의원이 개인적으로 월급을 주는 사람들이 아니다"라며 노 의원을 비판했다.
이어서 금 변호사는 "당이 바뀌는 모습을 보이기를 간절히 기대했던 사람으로서 문재인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노 의원에 대해)단호한 모습을 보여주시기를 정말 진심으로 바란다"며 "자기편에 대해서 철저하고 엄정한 모습을 보인다면 문 대표 개인으로서는 문-안-박 연대를 제안했던 일의 진정성을 인정받게 될 것이고, 우리 당에 무엇보다도 필요한 '혁신 경쟁'의 시초가 될 수도 있다"고 전하며 글을 마쳤다.
다음은 금태섭 변호사 페이스북 전문.
<노영민 의원 사건과 문대표의 시험대>
얼마 전 신기남 의원이 로스쿨에 다니는 아들의 졸업시험과 관련해 학교에 압력을 행사했다는 논란이 일었을 때 몇몇 로스쿨 교수님들께서는 신 의원의 아들이 결국 낙제했다는 이유를 들어서 로스쿨이 공정하다는 증거라고 말씀들을 하셨다.
그 자체로 보면 틀린 말은 아니지만, 왜 사람들이 그 사건을 보고 격분했는지 번지수를 완전히 잘못 짚은 것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사람들은 최종적인 결과에 절망한 것이 아니다.
대학원 과정인 학교에 다니는 아이의 성적 문제로 국회의원이 학교에 찾아가서 대학원장을 만나고, 부원장이 의원회관으로 불려가는 그 행태에 좌절한 것이다.
수많은 평범한 아버지들이, '과연 우리 아들이 시험을 망쳤을 때 내가 학교에 찾아가서 교장이나 대학원장을 만날 수 있을까, 또 교감이나 부원장이 회사로 나를 찾아와서 해명을 할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분노한 것이다.
그리고 졸업 후 취업 과정에서도 그런 안 보이는 격차가 있지 않을까, 속을 태웠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중학생이나 고등학생도 아니고 대학원생의 성적 문제로 아버지가 학교에 찾아가는 모습 자체가 우리나라에서나 볼 수 있는, 꼰대스럽기 짝이 없는 풍경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노영민 의원 사건은 그보다 더 하다.
노의원 측은,
"사무실에 카드 단말기를 설치해 긁게 한 것이 위법인 줄 몰랐다. 의원님에게는 보고하지 않은 사안"이라고 노영민 의원은 몰랐던 일이라고 하면서,
"극히 일부 피감기관에서 관행적 수준의 도서구입을 했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오해의 소지가 있겠다 싶어 피감기관의 책구입대금을 모두 반환하라고 지시했고 벌써 오래전에 반환조치가 완료되었"고, "사무실에서 출판사의 카드단말기로 책을 구입한 기관이 딱 한곳 있었는데 이도 이미 오래전에 반환조치 되었다"고 해명했다고 한다.
"출판기념회 할 때 출판사에서 카드 단말기를 가져와 결제를 하고 일부 남은 책을 의원실에 옮겨오며 단말기도 가져왔"다고도 한다.
그러나 이 해명 자체가 이미 황당하기 짝이 없다.
정책자료집이나 의정보고서 등 의원의 직무와 관련된 책이라면 혹시 모르겠다.
'시집'은 극히 개인적인 책이다.
그 책을 출간하고 판매하는 일에 왜 의원실 직원들이 동원이 되고, "남은 책을 의원실에" 왜 옮겨 오나?
국회의원실 소속 직원들은 공무원이지 노영민 의원이 개인적으로 월급을 주는 사람들이 아니다.
이것이 관용차와 공무원인 운전기사를 이용해서 자식들 등하교를 시키고 부인 쇼핑을 보내는 행위와 뭐가 다른가.
(몇번 책을 내 본 입장에서 말하자면, 책의 판매와 관련된 일을 당사자가 몰랐다는 것도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베스트셀러를 내는 가장 유명한 작가들도 책을 출간하고 나면 인터넷 서점 판매 순위를 계속 찍어보면서 안달을 한다. 한 기관에서 수십, 수백권씩 자기 책을 사가는데 그걸 어떻게 모를 수가 있나)
개인적으로, 성공가능성은 낮게 보면서도 이번에 문-안-박 연대가 어떻게든 성사되어서 당이 바뀌는 모습을 보이기를 간절히 기대했던 사람으로서 문재인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이번에 단호한 모습을 보여주시기를 정말 진심으로 바란다.
노영민 의원은 한때 문재인 대표의 비서실장을 지냈던 분이다.
이런 사건에서 흐지부지한 입장을 취한다면 정말 우리 당은 콩가루라는 말을 들어도 더 이상 항변이 불가능하다.
사실이 아니라고 믿지만, 신기남 의원 사건 때 당의 비공개 회의에서 감싸주는 얘기들만 나왔다는 소문이 돌았다. 그것이 절대 사실이 아니기를 바란다. 그런 식이라면, 우리 당이 어떻게 '을'을 위한 당
한편으로 위기는 기회일 수도 있다.
자기 편에 대해서 철저하고 엄정한 모습을 보인다면 문 대표 개인으로서는 문-안-박 연대를 제안했던 일의 진정성을 인정받게 될 것이고, 우리 당에 무엇보다도 필요한 '혁신 경쟁'의 시초가 될 수도 있다.
제발 이번에는 새정치민주연합이 제대로 된 모습을 보이기를 바란다. 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