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부산 벡스코에서 '2015 국제 영화 등급분류 포럼'
전체 관람가 등급 세분화 계획, 6세 이상 관람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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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영화는 15세 이상 관람가이고, 우리 영화는 청소년관람 불가인가?"
영화 제작사가 항상 고민하는 사항이다. 영화의 흥행에도 직결되는 게 연령 등급이기에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의 분류 결정이 나면 잇따라 제기되는 불만이었다.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보다 15세 이상을 선호하는 이가 많다. 영화를 보는 관객층이 넓어져야 관객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영등위를 향해 "고무줄 잣대"라고 항의하는 이유다. 이런 업계의 불만에 영등위가 등급 분류를 세분화, 구체화해 명시할 전망이다.
이경숙 영등위 위원장은 25일 오전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15 국제 영화등급분류 포럼'과 관련한 기자간담회에서 "6기 영등위는 청소년 보호과 영화산업 모두를 생각해 양측이 우려하는 논란이 없도록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영화 '여고괴담 5: 동반자살'을 언급하며, "15세 이상 관람가에서 동반자살이라는 소재를 언급할 수 있고 여고생들이 누워있는 설정 등이 적합하지만, 행위를 구체화(예를 들면 옥상에서 떨어지는 등)할 경우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이 된다. 최근 연구 용역을 진행 중인데 심의 관련 기준을 세 배 정도 강화하고 있다. 최근 신청 등급과 발표 등급의 일치율이 높다"고 짚었다.
포스터 심의 논란도 마찬가지다. 앞서 2014년 칸영화제 비평가주간 대상 및 3관왕을 석권하며 화제를 불러모은 영화 '트라이브'는 남녀가 나신으로 마주 앉아 있는 모습이 '유해성 있음'이라는 판정으로 심의를 통과하지 못한 적이 있다. 영화 '폼페이: 최후의 날'의 키스신, '관능의 법칙'의 허벅지 노출 등이 영등위로부터 제재를 받았다.
이 위원장은 "포스터와 예고편은 전체 관람가 등급이 되기에 심의가 강화된 부분이 있었다"며 "올해 새 위원들이 여러 가지 부분을 신중히 생각하고 있다. 과거를 거울삼아 검토하고 있다. 우려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등위는 관람 등급도 세분화한다. 전체관람가 등급이 타깃이다. 국내 개봉해 웃음을 줬던 외화 '박물관이 살아있다'는 전체 관람가였지만 독일에서는 6세 이상 관람가로 상영됐다. 6세 미만 아동이 허구와 실제를 구분하는 능력이 없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이 위원장은 "외국에서는 저연령층 등급 세분화가 많이 돼 있다"며 "우리나라도 최근 영화를 접하는 나이가 낮아지고 있다. 초등학생 위주의 등급 기준을 적용하는 전체 관람가에 대해 (세분화를) 검토할 시기가 도래했다"고 밝혔다. 그는 "물론 제도 변경이 쉽지 않다는 걸 알기에 각계 의견 수렴을 한 뒤, 강제 규정보다 권고 규정으로 하려고 긍정적으로 살피고 있다"고 전했다.
영등위가 고민하는 영화등급 분류와 청소년 보호 쟁점에 대해서는 26일 오후 1시 30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2015 국제 영화 등급분류 포럼'에 구체적으로 더 논의된다. 세계 영화 등급분류 기구들과 지속적인 교류협력을 통해 등급분류 제도를 발전시키고자 하는 목적에서 진행되는 행사다.
한국은 아시아 국가 중 유일하게 등급분류 포럼을 개최하고 있다. 지난 2013년부터다. 올해 북미와 유럽, 아시아 지역 등 세계 7개국 등급분류 기구 관계자들이 참석한다.
한편 이날 영등위 측은 제한상영가 등급을 받아 상영 기회를 잃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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