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최윤나 기자] 평일 오후 2시, 서울 강남구의 한 멀티플렉스 극장을 방문해 젊은 사람들 속에서 홀로 영화를 관람하는 한 노인 관객을 만났다. 그는 “예전에는 나이든 사람이 영화관에 오는 게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근데 극장에서도 노인 관객을 위한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고, 평일 낮 시간대에는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 눈치 보며 영화를 관람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자주 오는 편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영화관을 방문하는 관객들이 10대부터 40대정도로 분포돼있는 가운데, 노인(老人) 관객을 과거에 비해 자주 발견할 수 있다.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노인의 연령기준은 65세 이후. 이에 우리나라 노인인구는 2015년 조사기준 622만400명으로 전체인구의 13.1%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는 곧 우리나라 국민 8명 중 1명이 노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듯 노인 인구의 비율이 높아짐에 따라 극장을 찾는 관객 중 노인 관객이 차지하는 비율이 커진다고 볼 수도 있다.
노인 인구가 늘어난 것에 더해, 멀티플렉스 극장에서 노인 관객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노인관객 증가에 한 몫을 한다. CGV리서치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14년 한해 CGV를 찾은 45세 이상의 관객은 전년에 비해 30% 증가했다. 그 중 60대 이상 관객은 40.2%가 증가한 수치로 나타났다. 이어 롯데시네마가 공개한 한국영화 1000만 관객 기준 연령대 분석 자료를 살펴보면, 전체 관객 중 40.5%가 40대 이상이었다. 이 같은 수치는 수치를 파악할 수 있는 인터넷 예매만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 현장에서 발권하는 것을 더 선호하는 실버관객들의 성향을 고려하면, 실제 수치는 이보다 더 큰 것으로 예상된다.
![]() |
↑ 사진=MBN |
영화를 관람하기 위해 극장에 방문하는 노인뿐만 아니라, 그곳에서 일하는 ‘시니어 사원’도 존재한다. 이는 노인인구의 일자리를 제공할뿐더러, 노인관객들이 점차 늘어남에 따라 그들의 성향을 쉽게 파악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역할을 한다.
CGV는 ‘도움지기’라는 영화 상영 준비, 매점 제품 준비, 청결 관리 등 다양한 극장 서비스 지원 업무를 담당하는 시니어 사원을 말한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의 시니어 인력 풀(Pool)을 활용해 60세 이상의 취업 희망자에게 다양한 극장 서비스 업무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이를 통해 시니어들이 자기취업능력을 개발하고 경력을 쌓을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주고 있다.
또 메가박스는 기업 사회적 책임의 일환으로 고령화로 인해 증가하는 중, 장년층 취업난 해소를 위한 시니어 인턴십 프로그램을 지난 2011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만 60세 이상의 노인을 대상으로 참여희망자를 모집해 사전교육 및 현장 실습을 통한 직무훈련 습득기회를 제공해 고용 가능성을 제고시키는 사업이다. 이런 멀티플렉스들의 서비스는, 노인들이 극장을 이용할 때 좀 더 그들의 시선을 고려할 수 있게 되는 계기가 된다.
최윤나 기자 refuge_cosmo@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