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MBC ‘무한도전’이 정형돈의 방송 활동 중단으로 큰 위기를 맞았다.
지난 12일 정형돈의 소속사 FNC엔터테인먼트는 보도자료를 통해 “정형돈이 건강상의 이유로 당분간 방송 활동을 중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소속사는 “오래전부터 앓아왔던 불안장애가 최근 심각해지면서 방송을 진행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어왔고 결국 제작진과 소속사 및 방송 동료들과 상의 끝에 휴식을 결정하게 됐다”며 정형돈의 방송 중단 이유를 밝혔다.
![]() |
↑ 사진=MBN스타 DB |
정형돈의 방송 활동 중단으로 MBC에브리원 ‘주간아이돌’, KBS2 ‘우리동네 예체능’ MBC ‘능력자들’ 종편 ‘냉장고를 부탁해’ 등은 비상이 걸렸다. 다행히 방송 분량을 미리 확보한 K STAR ‘돈 워리 뮤직’은 진행에 영향을 받지 않지만, 다른 프로그램들은 정형돈이 큰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대책 강구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그러나 가장 큰 빨간불이 켜진 것은 ‘무한도전’이다. 지난 12일 ‘무한도전’을 담당하는 전진수 부국장은 MBN스타와의 통화에서 “향후 대책 등에 대해서는 긴 시간 회의를 통해 결정될 것 같다. 이른 시간에 쉽게 결정할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하며 정형돈의 빈자리를 향한 제작진의 깊은 고민을 내비쳤다.
정형돈은 ‘무한도전’ 내에서 그야말로 ‘미친 존재감’이다. ‘무도가요제’에서 최고의 ‘케미’를 자랑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듯 ‘무한도전’과 외부 사람들의 교두보 역할을 가장 톡톡히 하는 멤버다. 워낙 멤버들의 개성이 세기 때문에 자칫 묻힐 수 있는 게스트들을 유재석이 끌고, 정형돈이 애드리브로 받쳐주며 ‘무한도전’에 융화시키곤 했다.
그런 정형돈의 하차는 ‘무한도전’에 큰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 그의 잠정중단이 얼마나 길어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그의 빈자리를 대신할 누구를 기용하기도, 그렇다고 빈 채로 남겨두기도 애매한 상황이다.
앞서 노홍철과 길이 하차했을 때에도 ‘무한도전’은 잠시 5인 체제를 유지한 적이 있다. 하지만 5인 체제는 게임 등 아이템을 진행할 때에 어려움이 있어 결국 식스맨 프로젝트를 진행해 광희를 영입했다. 6인이 완성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금 빈자리가 생긴 셈이다.
아직 광희는 완전히 ‘무한도전’에 적응한 상태는 아니다. 워낙 멤버들끼리 오래됐기 때문에 그 사이에서 자신의 캐릭터와 호흡을 찾기에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아직 ‘막내’ 광희의 적응을 도와야하는 시점에서 정형돈의 부재는 다른 멤버들에게 부담으로 다가오기 충분하다.
![]() |
↑ 사진제공=MBC |
게다가 최근 ‘무한도전’은 역대급 ‘노잼’을 생성해 다소 침체된 분위기다.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 대중과 소통하지 못해 비판을 받았던 박명수를 위해 준비했던 ‘웃음 사냥꾼’ 특집은 ‘웃음 사망꾼’이 돼 돌아왔고, 지난 7일 방송된 ‘무도투어’ 시리즈는 의도는 좋았지만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반응을 받았다.
물론 몇 주 재미없었다고 10년의 역사가 흔들릴 ‘무한도전’은 아니다. 하지만 10월에 방영된 ‘바보전쟁-순수의 시대’ 특집도 게스트가 큰 몫을 했고, 기획이나 진행방식은 ‘못친소’ ‘쓸친소’ 포맷을 그대로 차용한 것이라는 지적을 피하지 못했다. ‘웃음 사냥꾼’ 특집은 점점 ‘무한도전’이 대중과의 소통보다 ‘그들만의 웃음’을 만드는 것은 아니냐는 우려를 자아낼 만 했다.
이처럼 완벽했던 아성에 대중과의 소통 문제로 조금씩 균열이 가고 있는 상황에서 ‘무한도전’은 정형돈의 부재라는 큰 위기를 맞았다. 길과 노홍철의 하차 당시에도 결국은 방법을 찾고 본래의 궤도로 돌아왔던 ‘무한도전’은 이번에도 위기를 딛고 일어나 더욱 단단해질 수 있을지 눈길을 모으고 있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