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이다원 기자]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 부진할 거란 예상을 깨고 의외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전작들의 기운을 그대로 이어받은 것일까. 추억과 향수를 전한다는 콘셉트를 그대로 유지한 채 등장인물과 배경만 바뀐 이 작품은 기분좋은 스타트로 앞으로 행보에도 청신호를 켰다.
시리즈물의 흥행에 비단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시트콤계의 스테디셀러 ‘하이킥’과 학원물의 최고봉 ‘학교’는 국내 시리즈물의 명맥을 잇는 대표 작품들이다. 이외에도 모두를 열광케했던 시리즈물엔 무엇이 있었는지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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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자인=이주영 |
◇ ‘학교’
1999년 첫 선을 보인 ‘학교’ 시리즈는 1기 최강희, 배두나, 장혁, 안재모 등 당시 신예들을 청춘 스타 반열로 오르게 하면서 이른바 ‘스타 등용문’으로 자리 잡은 작품이다.
시즌2에(2000)서는 김래원, 김민희, 이요원, 고호경 등이 등장해 고등학교 내 벌어지는 크고 작은 충돌과 갈등을 다뤘고, 1년 뒤 전파를 탄 시즌3에서는 조인성, 이동욱 등 지금의 최정상 스타들을 발굴해내기도 했다. 이후 시즌4(2002)에선 여욱환과 임수정을 내세워 방송했지만 시청률 면에서 재미를 못 본 탓에 이후 시리즈물 제작이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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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시리즈가 다시 부활된 건 2013년이었다. 이종석, 김우빈 등이 지금 존재하게한 한 작품이기도 했던 ‘학교 2013’이 그 주인공이다. 주목할 만한 건 장나라와 최다니엘이 선생 역을 맡아 학생 뿐만 아니라 사제간의 갈등도 촘촘하게 다뤘다.
최근 종영한 ‘후아유-학교2015’도 이 시리즈물의 하나다. 전작들에 비해 시청률은 조금 낮았지만, 화제성만큼은 뒤처지지 않았다. 남주혁, 육성재 등 블루칩 스타들을 발굴해내며 ‘학교’ 시리즈의 자존심을 지켜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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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스톱’
‘학교’가 고등학생을 다뤘다면 MBC 시트콤 ‘논스톱’ 시리즈는 대학생들의 좌충우돌을 그린 시리즈다. 2000년 처음 방송된 ‘논스톱1’에서는 이민우, 양동근, 고수, 이제니, 김정현, 이재은 등이 출연해 대학생 사이 우정과 사랑을 웃음기 넘치게 터치했다.
기존의 ‘논스톱’ 체제를 정비해 새롭게 시즌2로 내놓은 게 바로 ‘뉴 논스톱’이다. 무려 2년여나 방송되며 큰 사랑을 받았다. 기존 출연자인 이민우, 이제니, 양동근을 주축으로 박경림, 조인성, 정다빈, 장나라 등이 합류해 큰 인기를 끌었다. 특히 조인성과 박경림은 커플 호흡을 맞추며 많은 여대생 혹은 여고생들에게 판타지를 심어주기도 했다.
2002년 제작한 ‘논스톱3’에서는 하하, 최민용, 조한선, 여욱환 등 새로운 얼굴들이 자리잡았다. 사회체육과 학생들의 좌충우돌 청춘일기를 그려내며 지독한 짠돌이, 푼수, 먹보 등 개성 강한 캐릭터로 승부했다.
시즌4는 밴드 동아리로 주무대를 옮겼다. 장근석, 현빈, 한예슬 등 지금의 톱스타들이 이 작품으로 주목받았고, 앤디, 이영은, 이윤지, 오승은 등도 감초 구실을 하며 재미를 더했다. 시리즈물의 마지막 편인 ‘논스톱5’에서는 정형돈, 이정, 강경준, 이민우 등이 출연했지만 큰 재미를 보지 못했고, 대신 타블로가 스타덤을 거머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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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동화’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 중 하나로는 KBS2 ‘가을동화’ 역시 시리즈물이었다는 점이다. 2000년 첫 방송된 뒤 전국을 신드롬으로 물들였던 ‘가을동화’는 윤석호 사단의 첫 계절 시리즈물이었다. 송혜교, 송승헌을 투톱으로 내세워 혈연관계 없는 남매 준서와 은서의 비극적 사랑을 그린 이 작품은 대단한 인기를 얻었고, 더불어 원빈이란 보석같은 배우를 지금의 자리에 있게끔 했다.
윤석호 사단의 두 번째 계절은 겨울이었다. 배용준과 최지우 주연의 ‘겨울연가’를 후속으로 내놓으며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 동남아까지 신드롬을 널리 퍼뜨린 것. 한류 수출의 교두보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개그 프로그램에서는 최지우의 “준상아”란 대사가 유행어가 되기도 했다.
세 번째 계절시리즈는 이듬해 방송된 ‘여름향기’다. 윤석호 PD의 페르소나(?) 송승헌을 다시 기용해 손예진과 순수한 사랑을 그렸다. 이밖에도 류진, 한지혜, 신애 등이 출연해 힘을 더했지만, ‘겨울연가’의 아우라를 넘을 순 없었다.
마지막 계절시리즈는 한효주‧서도영의 ‘봄의 왈츠’(2006)다. 윤석호 PD의 감각있는 연출력을 강점으로 내세운 이 작품은 또 한번 계절 시리즈의 흥행을 기대했으나 아쉽게도 ‘용두사미’가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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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킥’
김병욱 사단의 진가를 확인시킨 시트콤 시리즈물은 바로 ‘하이킥’이다. 2007년 ‘거침없이 하이킥’이란 제목으로 첫 방송을 타자마자 ‘병맛 코드’ ‘상황적 유희’ 등에 시청자들은 열광했다. 정준하, 박혜미가 부부로 나왔고, 이순재가 일명 ‘야동순재’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이뿐만 아니라 정일우, 김혜성 등 새로운 청춘스타들도 탄생했다.
높은 인기에 시즌2도 자연스럽게 제작됐다. ‘지붕뚫고 하이킥’으로 이름을 바꾸고 등장인물도 이순재만 제외한 채 모두 바뀌었다. 정보석‧오현경이 부부로 나왔으며 황정음, 유인나, 신세경 등이 이 작품으로 새롭게 조명받았다. 그러나 신세경과 최다니엘의 죽음으로 끝나는 마지막 결말은 ‘최악의 엔딩’으로 꼽히며 의견이 분분하기도 했다.
세 번째 시리즈는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이었다. 2011년 제작돼 2012년까지 방송됐다. 안내상, 윤유선, 윤계상, 서지석, 이종석, 박하성 등이 출연해 사업부도로 처남집에 얹혀살게 된 한 가정의 이야기를 그렸다. 이번 편에서는 특히나 청순가련형 여배우인 박하선의 변신이 눈에 띄었다.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로 ‘허당’다운 면모를 발휘했다.
◇ ‘아이리스’
‘아이리스’는 국가안전국 첩보원들의 일과 우정, 사랑을 그리는 블록버스터급 액션 드라마를 표방하며 2009년 안방극장에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이병헌, 김태희, 정준호, 김승우, 김소연, 탑 등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하며 첫 방송한 이 작품은 최고 시청률 35.5%(닐슨코리아 집계)라는 높은 성적을 거두며 이슈와 인기 모두를 거머쥐었다.
이 여세를 몰아 2013년 ‘아이리스2 :뉴 제너레이션’으로 속편이 제작됐다. 시즌 1 주인공 현준(이병헌 분)의 죽음을 둘러싼 얘기가 긴장감 있게 전개됐다. 장혁, 이다해, 이범수, 오연수, 윤두준, 이준, 임수향 등이 새로운 얼굴로 시즌2에 합류했다. 전작에 비해 반토막 시청률이었지만, 화제성만큼은 체면을 지키며 종영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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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응답하라’
‘응답하라’ 시리즈는 전국을 복고 열풍을 일으킨 주인공이다. 정은지, 서인국, 신소율, 은지원, 호야, 이시언 등 브라운관에선 다소 낯선 얼굴들을 파격적으로 기용한 시즌1 ‘응답하라 1997’(2012)은 애초 주위 걱정을 불식시키고 여봐란 듯 흥행에 성공했다. 케이블 드라마답지 않게 시청률 5%대를 훌쩍 넘기며 콘텐츠의 힘을 제대로 보여줬다. 이 작품으로 신인이었던 정은지, 서인국 등이 청춘스타에 이름을 올렸다.
시즌2의 제작은 더욱 기대를 받았다. 이듬해 편성된 ‘응답하라 1994’는 론칭부터 캐스팅까지 하나하나 모두 화제가 되며 시청자의 남다른 관심을 반영했다. 시즌1에서 부모로 나온 성동일, 이일화만 제외한 채 등장인물은 모두 바뀌었다. 고아라, 정우, 유연석, 김성균, 손호준, 바로, 도희 등 또 한 번 파격 캐스팅을 내세운 이 작품은 1994년을 브라운관에 그대로 재현해내며 시즌1의 배가 되는 시청률을 내놨다. 조연에 머물러있던 정우, 김성균, 유연석, 손호준 등은 지금의 이름값을 찾게 됐다.
세 번째 시즌에 시선이 쏠리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가장 중요한 여주인공에 걸스데이 혜리가 캐스팅돼 제작 전부터 잡음도 많았지만, 막상 베일을 벗자 이런 우려와 걱정은 쏙 들어갔다. 예쁘게 보이는 걸 포기한 혜리의 연기와 류혜영, 고경표, 류경열, 이동휘 등 연기파 배우들의 호연이 어우러져 이미 시즌1 최고 시청률을 넘어섰다. 이번에도 또 흥행 신기록을 세울지 앞으로가 주목된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