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이다원 기자] SBS 주말드라마 ‘애인있어요’가 결방으로 존재감을 톡톡히 보여줬다. 2015 프리미어 12 개막전 한국 대 일본 경기 중계로 일일 휴업에 들어가자 팬들이 뿔난 것. 결방을 알리는 기사엔 1만개가 넘어가는 댓글이 달려 그 인기를 입증했다.
9일 ‘애인있어요’ 22회는 야구 생중계로 인해 하루 결방됐다. 불가피한 거라고 하지만 드라마 팬들의 원성은 뜨겁게 빗발쳤다. 한 누리꾼은 “늦게라도 방송해달라. 기다릴 수 있다”고 간곡히 부탁하는가 하면, “기다렸는데 이게 뭐냐” “일주일을 어떻게 기다리나” “시청자와 한 약속을 어기지 말아달라” 등 원망섞인 댓글들도 이어졌다.
이런 폭발적인 반응은 시청률 한자릿수 드라마 치곤 이례적인 일이다. 지난 21회 방송분이 시청률 8.0%(닐슨코리아 집계, 이하 전국기준)를 찍었지만 체감 온도로는 30%를 훌쩍 넘긴 듯한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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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SBS |
‘애인있어요’의 뚝배기 같은 인기는 방송 직후 검색어 순위나 시청자 반응만 살펴봐도 알 수 있다. 경쟁작 MBC ‘내 딸, 금사월’이 시청률 25%대 이상을 찍으며 격차를 보이고 있지만, 화제성이나 기사 생산량, 검색어 순위 면에서는 ‘애인있어요’가 뒤지지 않는다.
이런 인기에는 1인2역을 완벽하게 소화한 김현주와 상대역 지진희 등 배우들의 호연은 물론, 배유미 작가 특유의 셈세한 터치가 한몫하고 있다.
김현주는 쌍둥이 독고용기와 도해강을 연기하며 한 사람이라곤 생각지 못할 만큼 전혀 다른 캐릭터를 보여주고 있다. 다소 촌스런 머리스타일과 빨간 립스틱, 장난기 넘치는 표정으로 독고용기를 표현한다면, 차분한 스타일의 도해강은 어딘가 모르게 처연한 분위기를 잘 유지하며 그려내고 있다.
‘공감가는 불륜남’ 지진희의 연기력도 출중하다. 그는 극 중 순수에 목말라 외도하는 나쁜 남자 최진언을 연기하고 있지만, 보는 이로 하여금 고개를 끄덕거리게 하는 묘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 이는 ‘애인있어요’가 뻔한 불륜극에서 벗어날 수 있는 중요한 요소다.
배유미 작가가 한땀 한땀 빚어낸 명대사와 설정, 극전개도 ‘애인있어요’ 인기 비결의 한 축이다. 출생의 비밀, 기억상실, 거대 권력의 음모, 불륜에 또 불륜 등 막장극의 요소로만 알았던 자극적 소재들이 정신없이 튀어나오지만, 시청자들 대부분은 “웰메이드 드라마”라고 호평하고 있다. 이는 인물 심리를 날카롭게 꿰뚫는 배 작가의 필력이 안방극장에 진정성을 전달하며 빚어낸 결과로 보인다.
‘애인있어요’가 이번 결방 사태로 따끈따끈한 입지를 확인한 만큼, 앞으로 행보에도 변화가 있을까. 아쉽게도 이번주 주말에도 2015 프리미어 12예선 4차전과 5차전이 예정돼 있어 결방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SBS가 시청자의 원성을 외면하고 소신대로 진행할지 관심이 쏠린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