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훈 기자] 살아가다보면 ‘쟤 왜 저래?’라고 말할 때가 있다. 회사에서도 가족 간에도 친구들 사이에서도 때때로 뱉게 된다. 이 말은 주로 어떤 사람이 하는 행동이 이해가 안 될 때 하게된다. 그 사람의 행동과 심리를 이해할 수 없을 때 도움이 될 만한 팟캐스트가 있다.
‘이상한 심리-왜저래’(이하 ‘왜저래’) 진행자들을 만나기 위해 서울 영등포구 편한마음 상담연구원 사무실로 찾아가봤다. 안민숙 원장은 밝은 미소로 차를 권하며 다른 한명이 아직 오지 않은 것에 대해 “이 사람은 항상 늦는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김희균 씨가 도착, 화기애애한 분위기와 함께 인터뷰가 시작됐다.
“SJ심리연구소장 김희균입니다. 저는 상담심리를 전공해서 현장에서 심리상담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범죄심리사로도 활약하고 있어요. 저는 일반인들 대상으로 상담을 해요. 연애상담은 안 해요. 오면 해주긴 하는데.(웃음) 범죄심리사로서 소년범들의 재비행 위험성 평가를 해요. 그리고 이렇게 하고 싶은 일인 팟캐스트를 하고 있습니다. 심리학 관련된 팟캐스트를 계속 만들어볼까 해요. 바빠서 못하고 있지만 말이죠.”(김희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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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심리-왜저래’는 이상한 행동에 담긴 이상한 심리, 즉 이상심리를 주제로 하는 팟캐스트다. 해리성장애와 성정체감장애, 복장도착증장애, 도박중독, 조현병 등 한번쯤은 들어봤을 법 하지만 정확히는 알지 못하는 다양한 심리 증상을 다뤘다.
“상담을 하려면 그 사람의 병리증상을 정확히 알아야 하거든요. 정신과 의사들이 상담가를 무시하는 이유 중 하나는 기초 이론이 없다고 생각하는 데 있어요. 상담은 기본적으로 이론적이 바탕 되어야 해요. 상담하는 사람들이 여기에 대해서 모르는 분들이 있기 때문에 들으면 도움이 될 거에요. 일반인들에게도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우리가 흔히 ‘정신병자인가’ ‘미쳤나’ 이런 이야기를 하지만 그 병이 정확히 무엇인지는 모르죠. 일반인들은 ‘왜저래’를 들으면 심리 증상을 겪었을 때 상담실에 갈지 병원에 갈지에 대한 기준을 알게 될 거에요.”(안민숙)
“저는 심리학에 대해서 전혀 모르는 사람의 역할을, 선생님은 이상심리를 전문적인 지식으로 풀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저희 취지가 일반인들에게 이런 전문적인 정보를 제공하자는 거예요. 서점에서 전공 책을 사면 어렵잖아요. 그리고 방송 내용이 안민숙 원장님이 대학교에서 강의하던 것을 토대로 하는 거예요.”(김희균)
두 사람은 피해상담사 교육과정을 통해 처음으로 만났다. 이후 바쁜 시간을 보냈던 김희균 소장은 안민숙 원장의 편한마음상담연구원 개원소식을 듣고 팟캐스트를 기획했다. 시작은 최면심리를 주제로 하는 ‘최면 차렷’이었다. 그리고 이 방송은 많은 인기를 누리며 팟빵 ‘건강-의학’ 분야에서 5위권 안에 머물렀다. 이후 휴식기를 가졌고 ‘왜저래’로 다시 한 번 청취자들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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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인기가 너무 많이 올라가니까 우리도 힘들더라고요. 하지만 ‘최면차렷’이 ‘왜저래’를 하게 되는 원동력이 된 것 같아요. 청취자 반응도 재밌었고, 제가 가진 지식을 음성으로 것을 남겨둘 수 있다는 게 굉장히 좋은 것 같아요. ‘왜저래’는 너무 무거운 주제로 갔으니까, 다음엔 흥미 위주 재밌는 걸 해보고 싶어요.”(안민숙)
‘왜저래’는 단순히 토크만으로 증상을 설명하지는 않는다. 영화를 통해서도 심리 증상을 소개하기도 했다. ‘라스베가스를 떠나며’와 ‘트레인스포팅’을 통해서는 알코올-약물 중독을, ‘감각의 제국’으로는 가학증과 피학증을, ‘로리타’는 소아 기호증, ‘프라이멀피어’는 해리성장애를 소개했다.
“저희가 중간중간에 증상과 관련된 영화를 주제로 방송해요. 영화로 그 증상을 정확하게 집어주죠. 이렇게 해주면 학생들도 굉장히 놀라워하더라고요. ‘말을 듣고 보니까 그 증상이 보인다’하면서. 일반인들이 심리 증상을 쉽게 접하지 못할 수 있는데 영화를 보면서 그걸 캐치해낼 수 있는 거죠.”(안민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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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저래’는 이론적인 근거가 탄탄해요. 경험적인 것보다는 이론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에 정보제공에서는 다른 방송들보다 좋습니다. 심리상담 팟캐스트는 경험기반이 많아요. 대부분 연애상담이죠. 공개적으로 사연가지고 상담할 정도면 깊은 이야기는 나오기 힘들다고 생각해요.”(김희균)
“방송에서는 상담이 짧은 시간에 끝나는 것처럼 나오잖아요. 조언을 해주는 순간만큼은 좋아질 수 있다고 봐요. 하지만 아팠던 사람이 약 한번 먹었다고 낫지는 않아요. ‘배가 아파요’ 했을 때 진통제로 당장 배가 안 아플 수도 있어요. 하지만 증상이 낫는 건 아니잖아요. 그러다 사람 잡아요. 정확한 진단을 하고 정확한 처방을 내려줘야 하죠. 상담을 기반으로 하는 방송이라면 그렇게 할 수 없으니까 하지 않고 있습니다.”(안민숙)
몇 년 전부터 심리학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이 뜨겁다. 하지만 예능적인 요소에 초점을 두거나 사회적 현상에 대한 전문가의 의견이 대부분이다. 어렵게 생각할 수도 있는 심리학에 다가가고 싶다면, 주변에 있는 특이한 사람을 이해하고 싶다면, ‘왜저래’는 좋은 선택일 것이다.
* ‘이상한 심리-왜저래’
2015년 2월22일 ‘정상과 비정상을 구분하는 기준은 뭘까?’로 첫 방송. 휴식기 없이 방송 진행 중. 주 2회 무작위 업로드.
*‘팟캐스트’는 애플의 아이팟(iPod)과 방송(broadcasting)을 합성한 신조어다. 주로 비디오 파일형태로 인터넷을 통해 콘텐츠를 제공한다. 안드로이드 기기에서는 ‘팟빵’ 어플리케이션으로, 애플 기기에서는 ‘Podcast’ 앱으로 즐길 수 있다.
유지훈 기자 ji-hoon@mkculture.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