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최윤나 기자] 영화 ‘돌연변이’는 한국영화 사상 전례 없는 독보적인 생선인간이라는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특히나 개봉 전부터 생선인간 탈 제작을 위해 배우 이광수의 얼굴을 비롯한 상반신에 석고를 바르는 매몰 과정을 담은 영상이 공개됐었다. 이는 온라인상에 공개된 후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 냈었다.
공개된 영상에서는 박구 역을 맡은 이광수가 생선인간 탈 제작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이광수는 완벽하게 생선인간으로 변신하기 위해 총 두 번에 걸쳐 온 얼굴에 석고를 바르고 말려야 했다. 긴 시간을 눈도 뜨지 못하는 상태에서 꼼짝하지 않은 채 견뎌야 하는 어려운 작업에도 이광수는 힘든 기색 없이 작업에 임했다고 전해졌다. 하지만 생선인간 탈을 제작하기 위해선 이광수도 그랬지만, 그 탈을 만드는 특수분장 팀도 그와 함께 인고의 시간을 견뎌야 했다. 전례 없는 캐릭터 생선인간을 구현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돌연변이’ 특수분장팀 메이지 신재호 대표에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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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시나리오 상의 ‘생선인간’을 구현하기 위해 어떤 방법들을 생각했었나?
A. 처음에 권오광 감독님이 1년 전에 두 번 정도 찾아왔다. 시나리오 읽어보고 제작여건도 여의치 않아서 당시에는 취소되고, 1년 뒤에 오셔서 하게 됐는데, 처음에는 반인반어(半人半漁)였다. 얼굴 부분을 마스크로 할 생각이었는데 이제 그렇게 되면 제작비가 많이 올라가서 어떻게 해야 하나 감독님도 고민을 했다. 아예 대놓고 물고기 탈을 쓰면 어떨까 라고 생각해서 그건 굉장히 모험적이고 나에게도 부담이었다. 그게 과연 관객들이 보고 이해를 연결이 안 될 것 같아 걱정했다.
Q.생선인간 탈을 디자인했을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은?
A. 감독님께서 예시를 들어 주셨다. 프랑스 사진작가의 작품이었는데 몸은 사람이고 머리만 물고기인 걸 찍은 것이었다. 그걸 보여주면서 이런 건 어떻겠냐고 물었다. 그렇게 작업하다가 고등어가 노래도 있고 대중들이 친숙하지 않나 생각해서 해봤다. 하지만 고등어를 만들었더니 입이 튀어나와서 사나웠다. 구의 이미지와 안 맞아서 결국 여러 종류의 물고기를 만들었다. 디자인 물고기종류만 20개 정도였다. 그 중에 구와 비슷한 게 잉어더라. 잉어 선이 곡선이 많다. 동양화도 보면 많이 나오고. 그래서 잉어 사진을 가지고 작업을 했다.
Q.생선인간 탈을 만들기 위해 이광수와 작업을 시작했을 때, 이광수가 많이 힘들어하진 않았나?
A. 제작할 때는 이광수 씨가 힘든 건 아니었다. 제작할 때는 3D 작업을 해서 힘든 건 아니었는데 촬영할 때 힘들었다. 가볍게 한다고 해도 기계장치나 알루미늄도 쓰고 했다. 그런데 생선의 질감이 촉촉해야 해서 실리콘을 사용해 그 무게를 줄일 수 있었다. 그래서 힘이 많이 들었다.
Q.촬영 중에 생선인간 탈이 망가지거나 해서 촬영이 지연된 적은 없었나?
A. 그래서 제작비 여유가 있으면 여유분을 만들었을 텐데, 그런 게 없어서 기계 장치 부분이 망가질까봐 문제를 확인하고 작업했다. 물속에 들어가는데 전자 제품이니까 물이 묻으면 안돼서 기계장치가 없는 그냥 형태만 있는 그런 걸 더미를 이용해 하나 더 만들었다. 그게 수술 장면 피부를 찢고 매 맞는 장면 물에 들어가는, 그때는 기계장치 탈을 안 쓰고 더미 물고기 탈을 이용했다. 탈이 전부 2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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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올댓시네마 제공 |
Q.어디까지가 특수 분장이고 어디서부터가 CG인가?
A. 입의 움직임, 뺨 움직임은 매트릭스 작업이고, 눈의 움직임은 CG였다. 시간이 한 달 정도 걸렸다. 굉장히 짧게 걸렸다. 예전에는 3달 정도는 했어야 했는데, 지금은 그 시간이 3분의 1로 줄어들었다.
Q.생선인간의 손이 사람 손도, 물갈퀴도 아닌 느낌이었는데 어떤 의도가 담겼나?
A. 처음에는 사람 손 사이에 갈퀴만 있는 걸로 생각하고 만들었는데, 그게 징그럽고 안 맞더라. 시간도 너무 없었다. 손 전체가 피부도 마찬가지로 그렇게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멀쩡한 손은 안 어울려서 좀 더 변했으면 해서 현장에서 작업을 했다. 손 사이에 갈퀴만 했는데 너무 사람 손 같아 보여서 더 덮자 해서 이광수 손 피부 위에 실리콘을 더 발라서 피부를 안보이게끔 했다.
Q.촬영이 끝난 후 생선인간 탈은 어떻게 됐나? 혹은 앞으로 어떻게 되나?
A. 사무실에 있다. 총 2개 중에 하나인 더미로 만든 건 이벤트 한다고 부산도 내려갔다가 극장 돌고 있다. 시간이 한 달이라는 시간이 아니라 더 여유가 있으면 아가미도 움직이게 하고 눈도 CG가 아닌 실제 움직임으로 했으면 더 많은 움직임을 보여줄 수 있었을 텐데 아쉬움이 있다.
최준용 기자, 손진아 기자, 김진선 기자, 최윤나 기자 refuge_cosmo@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