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명준 기자] 2012년 지산밸리록페스티벌 현장. 오후 8시가 넘어가자 그린스테이지 위에 들국화가 나타났다. ‘행진’으로 시작한 노래는 ‘그것만이 내 세상’ ‘매일 그대와’ ‘사랑한 후에’ 등으로 이어졌다. 대부분 30대 이하인 젊은 관객들은 환호하며 따라 불렀고, 눈물을 흘리는 이들도 있었다.
한국 대중음악을 논할 때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존재이면서도, 2000년 이후 노래 외적으로 굴곡의 삶을 살았던 전인권은 이날 감동했다. 딱 부러지게 ‘이때다’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분명 이 2012년을 기점으로 전인권은 젊은 세대 가슴 속에서 제대로 부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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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젊은 관객들과 호흡한 전인권은 이내 젊은 후배들과 호흡하며 지난달 새 싱글 ‘너와 나’를 선보였다. 지난해 9월 내놓은 ‘2막 1장’ 이후 1년여 만이다. 전인권은 이번 앨범에서 자이언티, 윤미래, 타이거JK, 강승원, 서울전자음악단, 갤럭시익스프레스,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 그레이프티 등 후배 뮤지션들이 대거 참여한 곡이다.
“지난 해였다. 포항에서 열린 칠포 재즈페스티벌이 끝나고, 폭풍이 지나간 밤바다를 바라보는데, 문득 ‘너와 난 힘겨운 곳에서부터 시작한’이란 가사가 떠올랐다. 그때가 마침 세월호 참사가 벌어진 지 3개월 쯤 지난 때였다. 이번 기회에 모든 것을 버리고 힘든 곳에서 다시 시작하자는 생각이 들어서 곡을 만들었다.”
사람들에게 위로의 곡을 만들고, 이를 홍보하는 과정에서 전인권은 “4년”을 강조했다. 4년 정도 일선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이었다. 물론 이 말이 다소 와전이 되어서 “4년만 음악 생활을 하겠다”로 알려지기도 했다.
“일선에서 물러나겠다는 말이 아니다. 4년 동안 쉬지도 않고 일하겠다는 말이다. 일선에서 노래할 때 내 나이가 어떻고 그런 것을 따지지 않고 계속 하겠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밴드도 만들고 콘서트도 하지 않는가. 그 기간 동안 최선을 다해 음악을 하고 음악계의 흐름 역시 바꾸고 싶다. 우리나라에도 정신적으로 안심하고 같이 울고 하는 가수가 있어야 한다. 그런 가수가 나와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것을 추구한다.”
실상 이날 인터뷰의 키워드는 젊음이었다. 젊은 팬들에게 오랜만에 커다란 호응을 얻었고, 젊은 후배들과 작업을 했으며, 지금의 전인권 밴드 역시 코러스가 20대들이었다. 여기에 하나를 더하면 전인권은 최근 페이스북을 시작했고, 젊은 팬들과 소통하기 시작했다. 물론 이전에 카카오뮤직에 하루에 3번의 글을 올리는 등 적극적인 SNS 활동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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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계에 대해서, 후배들에 대해서는 수많은 매체를 통해 언급했기에, 따로 묻지 않았음에도 전인권은 이에 대해 툭툭 던졌다. 결국 ‘오디션으로 인해 맞춤형 가수가 나오는 현실’에 대해 묻자 목소리 톤이 높아졌다.
“창법이라는 것이 참 재미있다. 뭐만 하면 다 창법이라고 한다. 노래는 그냥 하면 되는데 말이다. 슬프기도 하고 티도 나고. 그게 무슨 창법이라고 붙인다. 난 노래를 배우 적이 없다. 악보도 볼 줄 모른다. 요즘에는 보면 아무래도 배운 게 더 나은 것 같기는 하다. 그러나 희한하게 배워도 안되는 게 있다. 악보대로만 하고 감정을 따라가질 못한다. 실상 우리나라 음악은 20년 동안 외국의 특정대학 출신들이 망쳤다고 본다. 가수를 무시하고 음악을 이야기한다. 가수는 타고나는 거다. 운동신경 같은 거다. 2시간 동안 무대에서 노래를 할 수 있는 사람은 대단한 거다.”
노래에 대해, 삶에 대해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전인권은 역시 무대에서 봐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2시간 동안이 아닌 그 이상의 무대를 만들기 위해 술도 끊고 매일같이 새벽에 일어나 연습을 한다. 연말에는 특별한 콘
“전인권 밴드가 10월30일부터 11월1일까지 이태원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 공연을 한다. 그리고 연말에는 특별한 콘서트도 할 계획이다. 내가 혼자 나와서 진행도 하고, 노래도 부르고, 곡에 대해 설명하고 이야기를 할 것이다. 나 혼자 무대에 서서 끌고 가는 공연이다.”
유명준 기자 neocross@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