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남우정 기자] 역시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연예계다. 산하 레이블들이 하나씩 생기더니 결국 가요계 3대 기획사들도 나섰다.
자체 내에서 장르적으로 분리를 시켜 레이블을 만드는 경우도 있고 뮤지션들을 영입하면서 레이블이 새롭게 만들어지기도 한다.
YG는 소속 가수인 타블로에게 하이그라운드라는 레이블을 차려줬고 그 안에 전혀 다른 음악을 하는 혁오를 영입시켰다. JYP는 소속 가수들 가운데에서 음악적인 색이 다른 이들을 묶어 스튜디오 J라는 레이블로 결과물을 내놓았다. 김도훈 작곡가가 주축으로 있는 레인보우월드브릿지는 양파를 영입하면서 새로운 레이블을 만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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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산하 레이블 체제를 구축하면서 기획사가 가장 먼저 얻을 수 있는 효과는 한 소속사 안에서 다양한 장르를 시도할 수 있다는 점이다. 대중음악을 중심으로 했던 스타쉽엔터테인먼트(이하 스타쉽)은 아예 산하 레이블 스타쉽엑스를 통해서 힙합, 알앤비 장르에 도전했다. 밴드 음악을 하는 혁오가 힙합 음악을 하는 하이그라운드에 영입된 것만으로도 많은 이들이 혁오의 다음 음악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게 했다.
또한 시스템으로도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다는 점이 있다. JYP는 스튜디오J 소속 아티스트이 새 음원을 발매해도 방송 활동을 하지 않았다. 음악방송이 가수들의 주요 활동이라는 선입견을 깼다. 많은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오직 음악으로만 평가를 받았고 피프틴앤드, 백아연 등은 대박을 치면서 오히려 계획에도 없는 방송 활동을 하게 됐다.
아티스트가 얻을 수 이점은 바로 체계적인 시스템 안에서 자신의 음악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음악색을 지키면서도 제작, 홍보 등 이미 구축된 시스템 안에서 음악에만 집중할 수 있다.
스타쉽엔터테인먼트 서현주 이사는 “매드클라운, 정기고 등이 비주얼적인 콘셉트, 뮤직비디오 그리고 방송활동까지 맞춤형 프로덕션을 통해 단기간에 인지도와 음원성적을 향상시켰다”며 “장르적으로 전문적인 레이블을 통해서 아이덴티티를 구축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대화 대중문화평론가는 “산하 레이블을 통해 장르적으로 교류가 가까워질 수 밖에 없다. 언더 그라운드의 레이블을 인수하게 되면서 가요계에 자극이 되기도 한다. 장르 음악이 산하 레이블을 통해 넓게 알려지면서 대중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한마디로 산하 레이블이 기존 가요계가 다루지 않았던 장르의 시장을 넓히는 계기가 되고 자본으로 인해 지속성을 갖는 것이 힘든 언더그라운드에도 서로 윈윈 효과가 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반면에 산하 레이블 시스템의 구축이 대형 기획사를 중심으로 흘러가면서 우려를 낳고 있기도 하다. 레이블을 통해서 장르적으로는 구분을 하고 있지만 결국은 한 회사라는 것. 대형 기획사들은 레이블을 구축하면서 자연스럽게 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
이미 가요계에서 3대 기획사와 음원유통사와 연계된 소속사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가운데 레이블을 만들 시도조차 하지 못하는 중소 기획사들은 설 자리가 점점 좁아질 뿐이다.
이대화 평론가는 “주류 기획사는 철저하게 자본주의 원리에 의해서 돌아간다. 그러므로 돈이 되지 않는 곡은 외면 받을 수밖에 없다. 대형 기획사들이 산하 레이블 체제로, 언더그라운드의 레이블을 영입하면서 언더그라운드에서 가능했던 표현이 위축되는 면이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남우정 기자 ujungnam@mkculture.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