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남우정 기자] 한 팀을 꾸리기엔 흔치 않은 나이 차이다. 선생님과 학생 같아 보이기도 하는 두 사람의 나이 차이는 22살이다. 하지만 꽃잠프로젝트가 내놓은 음악을 들어본다면 두 사람의 나이는 순식간에 잊혀 진다. 청춘들의 마음까지 위로해주는 곡을 만든 거정과 20대라곤 믿기지 않는 감성 보이스를 지닌 김이지. 두 사람의 조합이 필연적으로 느껴진다.
꽃잠프로젝트는 지난 6일 첫 정규 앨범인 ‘룩 인사이드’(Look Inside)를 발매했다. 타이틀곡인 ‘홈’(Home)을 비롯해 총 10곡이 실렸는데 따뜻한 감성을 자극하는 곡이 가득하다. 앨범 타이틀 그대로, 이번 꽃잠프로젝트의 첫 정규앨범은 소통을 위한 결과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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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플럭서스 제공 |
“문장 그대로 저희와 대중들과의 소통을 말하고 싶었다. 저희를 더 들여다 보면 좋을 것 같았다. 굳이 말을 안 해도 음악을 들으면서 영상이 느끼게 될 때가 있다. 사랑하는 사이에서도 더 이해하기 쉬워지는 것들이 있다. 그런 것처럼 저희를 더 알게 되는 앨범이다.”(거정)
타이틀곡인 ‘홈’은 가족의 따뜻함이 느껴지는 곡이다. 뮤직비디오도 가족들의 사소한 모습과 집안 풍경을 담아냈다. 대청마루에 모여서 가족들과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던 추억을 자극하는 곡이다.
“어릴 적에 비가 오면 식구들끼리 대청마루에 모여서 국수, 과일을 먹으면서 대화를 많이 했다. 작업실에 있는데 비가 오니 그 장면이 생각이 났다. 그래서 30분 만에 완성한 곡이다. 작업실에서 자고 있는 이지를 깨워서 들려줬는데 멍하니 듣더니 좋다고 하더라. 요즘 세대들은 할머니에 대한 추억이 많이 없는데 다행히 이지는 할머니와의 추억이나 기억이 많아서 녹음도 쉽게 끝났다.”(거정)
“대청마루는 잘 모르지만 집에 대가족이 있는 모습, 엄마랑 할머니, 남동생과 지내면서 학교에서 돌아왔을 때, 엄마가 잔소리하는 모습을 떠올리며 가사에 공감을 했다.”(김이지)
앨범을 통으로 들어보면 이질적인 곡이 단 하나도 없다. 모두 다른 곡인 것은 분명한데 마치 유기적으로 연결이 된 것처럼 하나의 작품으로 보여 진다. 통일성을 보여주는 이번 앨범의 가장 큰 의미는 바로 ‘자연스러움’이다.
“가장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주자는 것에 핵심을 뒀다. ‘이런 콘셉트를 가지고 만들자’고 해서 나온 이야기는 아니다. 비슷하다고 평가해주시는 분도 있는데 전 이지의 목소리만 들어도 꽃잠프로젝트라는 인상이 남길 바란다. 튀지 않고 거부감이 없다는 건 자연스럽다는 걸 표현한 게 아닌가. 그렇다면 반은 성공한 것이다. 저희가 추구하는 자연스러움이 먹힌 거다.”(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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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잠프로젝트는 곡을 쓰는 거정과 노래를 부르는 김이지로 이뤄진 팀이다. (물론 김이지도 곡 작업에 참여한다. 이번 앨범에서 ‘홈’ ‘온오프’(On off) ‘스윗 러브’(Sweet Love)의 가사를 썼다.) 거정의 음악을 가장 잘 표현해주는 것이 김이지의 목소리다. 그렇기 때문에 거정이 작업을 할 때 가장 신경을 쓰는 것도 김이지다.
“이지가 가장 편안한 것이 제일 중요하다. 제가 이지의 감성 자체를 정확하게 들여다 볼 수는 없다. 알면 좋겠지만 노래하는 사람의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그런 부분은 맡기려고 노력을 했다. 예전엔 제가 선임자라는 위치로 많은 이야기를 했는데 해줄수록 복잡해 하더라. 사람은 선택권이 있어야 한다. 부정적이건 긍정적이건 스스로 결과를 얻어 내는 게 중요하더라. 그래서 이번엔 많은 지휘를 하지 않았다. 오히려 가사를 쓸 때도 이지에게 이해할 수 있냐고 물어보고 수정하고 했다.”(거정)
꽃잠프로젝트는 특이하게도 OST로 데뷔를 한 팀이다. ‘에브리데이’(Everyday)라는 곡이 우연히 브라이트 앨범에 수록됐고 그 곡이 드라마 ‘우리가 사랑할 수 있을까’(이하 ‘우사수’)에 OST로 실리게 됐다. 정작 꽂잠프로젝트의 이름으로 음반을 발매한 것은 이후에 일이다.
“저희에겐 참 고마운 곡이다. 영어 버전으로 먼저 만들었는데 브라이트 앨범에 실렸고 그 곡을 ‘우사수’ 감독님이 듣고 한국어로 개사해서 만들어 달라고 요청을 했다. 정식 데뷔를 하기도 전에 이름을 알리게 됐다. 바로 EP 앨범 작업에 들어가는 시너지가 생긴 것이다. 아무래도 이지라는 신인의 캐릭터가 돋보였던 것 같다.”(거정)
인터뷰 내내 돋보였던 것은 보컬 김이지를 향한 거정의 신뢰였다. 곡을 쓸 때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이기도 했고 김이지가 보컬로 혼자서 다른 OST에 참여한 것에 대해서도 누구보다 기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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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사랑하는 소스를 다른 사람들도 찾아주니 기분이 좋더라. ‘내 귀가 틀리지 않았구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저한테 이지는 개척해야 할 공간이다. 물론 지금도 훌륭하지만 아직도 이지에 대해서 잘 모르겠다. 제가 어떤 요구를 했을 때 바로 받아들일 때도 있고 설득이 안 되는 경우도 있다. 일종의 시행착오다. 그것에 접근하고 싶고 그 끝이 없었으면 좋겠다. 저에게 계속 궁금증과 물음표를 달게 해줘야 저도 작업을 하면서 신날 것 같다.”(거정)
이름에 ‘프로젝트’라는 타이틀이 붙은 만큼 두 사람은 꽃잠프로젝트를 벗어나 다양한 시도를 할 수도 있다. 현재 가장 듣기 좋은 음악을 해왔기 때문에 순식간에 변신할 수 도 있는 팀이다. 하지만 변화는 생길지라도 자연스러움을 추구하는 그 본질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느껴진다.
“저희 앨범을 좋아하는 분들이 대부분 많이 상상이 되고 위로가 된다고 하더라. 감사하고 좋은 말씀이었다. 앞으로 다른 음악도 해나갈텐데 항상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고 따뜻한 곡으로 위로가 되는 음악이었으면 좋겠다.”(김이지)
“표현하는 분들 보면 머리보단 심장에서 먼저 느껴진다고 하시더라. ‘꽃잠’이라는 게 깊은 잠을 이야기하듯이 저희도 음악을 깊게 하고 싶다. 아티스트로의 멋이기도 하고 그게 자연스럽고 진정성 있게 다가갔으면 좋겠다.”(거정)
남우정 기자 ujungnam@mkculture.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