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박주연 기자] 성도 다르고 부모도 다르다. 법적으로 얽혀 있지 않기에 서로에 대한 애정도 책임도 없을 거라고 생각해왔지만 결국 가족은 가족이었다.
지난 24일 방송된 KBS2 드라마 스페셜 2015 시즌3 첫 번째 작품인 ‘짝퉁패밀리’에서는 평생을 가족을 위해 헌신했던 은수(이하나 분)가 엄마가 죽은 뒤 의붓동생 민수(이학주 분)를 버리고 제주도로 떠나려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은수는 30세가 넘도록 가족의 뒷바라지를 하며 집안의 가장으로 살아왔다. 그런 그에게 유일한 꿈이 있다면 제주도에서 단 1년 만이라도 자신을 위한 삶을 살아가는 것이었다. 은수에게 제주도 여행이란 곧 일상으로의 탈출과 같은 의미였다. 그러나 엄마(길해연 분)가 어느 날 갑자기 세상을 떠났고, 은수는 자신의 비상금으로 엄마의 장례비용과 민수의 생활비를 마련했다.
힘든 나날 속에서 여전히 반항적으로 구는 민수와 은수의 갈등은 격화됐고 이 가운데 엄마의 쌈짓돈을 우연히 발견한 민수는 돈과 보증금을 빼 제주도로 떠나기로 마음을 먹었다. 은수는 민수를 완벽히 떼 내기 위해 의붓아버지 명국(김원해 분)을 찾았으나 돌아오는 대답은 “법대로 하라”는 것 뿐. 주민 센터를 찾아가 도움을 구했으나, 그 녹록치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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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KBS짝퉁패밀리 캡쳐 |
그러나 민수는 명국에게서 은수의 돈을 뺏었고 다시 집으로 돌아가 은수의 흔적을 찾았다. 이 과정에서 은수가 그동안 얼마나 제주도에서의 삶을 꿈꿨는지 뒤늦게 알게 됐다. 민수는 공항을 찾아 은수에게 명국의 돈을 건넸다. 이 돈을 어떻게 돌려받았는지 따지는 은수에게, 민국은 “난 너랑 가족 안 하면 된다. 그냥 아는 사람으로 지낼 거다. 그러니까 이 돈 네가 갚아줄 필요 없다”며 “제주도에서 어떻게든 잘 살아라”고 퉁명스럽게 말했다.
은수는 결국 제주도로 향했다. 자신이 꿈꿨던 삶을 이뤘으나 은수는 끝내 눈물을 터뜨리고 말았다. 이후 민수는 은수가 일하는 게스트하우스로 찾아왔다. 여전히 퉁명스럽게 말을 건네는 그였으나, 변함없는 모습이 은수를 웃음 짓게 만들었다. 서로를 그리워했던 구구절절한 말은 필요 없었다. 법적인 관계이든, 아니든 그것 또한 중요하지 않았다. 힘든 시간을 함께 겪었고, 또 서로를 그리워했다. 마주보고 선 순간, 그들은 가짜가 아닌 진짜 가족이 됐다.
박주연 기자 blindz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