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훈 기자] 팟캐스트에는 정치, 종교, 직업, 음악, 교육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는 방송이 있다. 그리고 대부분 전문성을 가진 사람들이 의기투합해 꾸며진다. ‘토토의 이야기나라’는 가족이 함께 만드는, 듣기만 해도 흐뭇한 팟캐스트다.
‘토토의 이야기나라’는 직접 동화를 창작해 읽어주는 방송이다. 성인 남성, 성인 여성, 그리고 귀여운 한 아이의 목소리가 담겨있다. 그들은 ‘가족’이라는 단어로 묶여 있다. 가장의 굵직한 목소리를 시작으로 두 사람이 차례차례 자신을 소개했다.
“저는 아이티회사에 다니는 직장인입니다. ‘토토의 이야기나라’라는 팟캐스트를 만들고 있어요. 우리 아들이 기본적인 아이디어를 내면 그걸 제가 그걸 기반으로 글을 쓰고 녹음을 해서 올려요. 예를 들면 ‘무지개구름’이라는 이야기는 아들이 구름을 보고 ‘왜 하얀색일까. 여러 가지 색깔이 있었으면 좋겠다’해서 그걸 소재로 삼아서 이야기를 만들었어요.”(박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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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토의 이야기나라’에는 성인 여성의 목소리 연기가 두드러진다. 청취자들이 ‘성우로 일을 하던 사람인가’하고 질문을 던질 정도다. 그리고 박시형 군의 발음도 7살 아이라고 믿겨지지 않을 만큼 정확하다. 여기에는 아내 김오령 씨의 남다른 경력이 숨어있었다.
“저는 ‘토토의 이야기나라’에서 해설을 주로 맡고 있어요. 남편이 글을 쓰면 제가 교정을 하는 역할을 해요. 아나운서 활동을 10년 정도 했었어요. 지금도 프리랜서 아나운서로 일을 하고 있긴 한데 방송은 안하고 주로 행사 사회를 맡고 있어요. 다른 사람이 방송을 편하게 듣기 위해서는 발음이 중요하잖아요. 저는 프로로서 일을 했기 때문에 아이 발음을 고쳐주기도 하고 있어요.”(김오령)
“제 목소리는 별로지만(웃음) 와이프 목소리가 굉장히 좋잖아요. 직장 그만두고 이와 관련된 일을 못하고 있는 게 안타까웠었어요. 그리고 아이의 많은 아이디어를 한번 듣고 흘릴 수 있는데 그걸 끄집어내서 이야기하고 하는 것 자체가 굉장히 좋아요. 어디 놀러가서 놀고, 먹고 그런 모습이 아니라 같이 앉아서 공동 작업을 한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의미 있는 거죠. 가족이 함께 뭔가를 완성해 세상에 내보낸다? 다른 가족활동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것 같아요. 친구들한테 권하기도 하는데 쉽지 않다고 포기를 하더라고요. 저는 굉장히 좋아요.”(박희선)
“시형이 할아버지가 시인이세요. ‘유자꽃 피는 마을’은 그 시를 가지고 시형이 아빠가 동화로 다시 만든 거예요. 시형이가 그 동화를 굉장히 좋아하더라고요. 다른 친구들한테 홍보를 할 때 그 동화를 이야기 해줘요. 저는 ‘성탄의 기사’라는, 작년 12월25일 성탄절에 올린 에피소드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그 당시에 가족 여행을 가게 됐어요. 아무리 여행을 갔어도 업데이트는 해야 하니까. 그 여행지에서 녹음을 하게 됐었거든요. 내용도 좋았지만 여행지에서 녹음했다는 그런 의미가 있어서 특별히 마음에 들어요.”(김오령)
“가족 간의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어요. 저희는 수도권 외곽에 있는 전원주택 같은 곳에 살고 있어요. 그래서 같이 밭일을 하기도 하는데 같이 하는 활동 중에, 지적인 활동 중에는 ‘토토의 이야기나라’가 유일해요. 우리가 공동 작업을 해서 업로드하고, 그걸 듣는 사람이 있다는 게 재밌어요. 출퇴근할 때 계속 스토리 생각하고 같이 이야기하고 다듬어서 하고 있습니다.”(박희선)
‘토토의 이야기나라’에는 어린이들을 위한 교훈을 가진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것’ ‘숲 속의 부엉이’ ‘편식은 안 돼요’ 등 많은 동화가 마련되어 있다. 또 한미 FTA를 다룬 ‘밀나라 쌀나라’, 최저임금의 허와 실을 다룬 ‘금화 네 닢’과 같은 시사적인 내용을 담은 이야기도 마련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와 어른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팟캐스트 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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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이렇게 동화 써서 동화 올릴 수 있게 해줘서 너무 감사해요. 엄마는 제가 발음하기 어려운 게 있으면 바로 고쳐주셔서 감사해요. 동화 재밌게 들어줘서 고맙습니다”(박시형)
박희선 씨는 ‘토토의 이야기나라’를 만든 이유를 “동화 CD를 틀어주는 데 제약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아이가 잠들기 전, 어떤 일에 열중해야 할 때 자리에 일어나서 CD를 찾고 오디오에 넣는 과정은 번거롭다. 핸드폰 조작만으로 아이에게 동화를 들려줄 수 있는 ‘토토의 이야기나라’는 아이에게도 부모에게도 활용도 높은 팟캐스트 방송이다.
* ‘토토의 이야기나라-창작동화’
2014년 11월10일 ‘쓸모 있는 강아지’ 편으로 첫 방송. 2015년 10월10일 ‘사신이 된 네 마리 동물’ 편으로 시즌1 종료. 한 달간 휴식 후 11월 초 시즌2 시작 예정. 주 1회 무작위 업로드.
*‘팟캐스트’는 애플의 아이팟(iPod)과 방송(broadcasting)을 합성한 신조어다. 주로 비디오 파일형태로 인터넷을 통해 콘텐츠를 제공한다. 안드로이드 기기에서는 ‘팟빵’ 어플리케이션으로, 애플 기기에서는 ‘Podcast’ 앱으로 즐길 수 있다.
유지훈 기자 ji-hoon@mkculture.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