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김진선 기자] ‘프로파간다’ 최지웅 실장은 영화 포스터, 전단지 뿐 아니라 영화에 관한 비주얼을 모두 디자인 하고 있다. 버스 배너 뿐 아니라 지하철, 편의점에서 영화에 관해 접할 수 있는 것들도 최 실장의 손에서 나온다. 시나리오북 디자인뿐 아니라 영화의 비주얼에서 나올 수 있는 인쇄물이 모두 최 실장의 손을 거치는 셈이다.
특히 최 실장은 영화 포스터를 모으는 사람들이 모인 카페 회원으로 활동을 할 만큼 영화 전단지에 대한 각별한 애정이 있다.
“영화 전단지는 사라지면 안 되죠. 영화 포스터가 사라지지 않듯이 전단지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해요. 가장 흔한 홍보 수단이기도 하고 쉽게 접할 수도 있는 게 바로 전단지니까요. 또 가장 오래되기도 했고요.”
최 실장은 “영화 전단지는 1940, 50년부터 있었어요. 재밌는 게, 6.25 전쟁을 할 때도 수입 영화는 계속 개봉했고요. 당시 부산의 한 극장에서 ‘애수’를 보고 다 같이 눈물을 흘렸다는 일화가 있을 정도니까요”라고 말했다.
“당시는 인쇄 기술이 좋지 않았을 뿐 아니라 한글과 한문이 겸해서 써 있는 전단지가 많았어요. 오히려 빈티지하고 복고풍 매력이 느껴지죠. 일본의 인쇄술 영향이 커서 끝내주는 인쇄 기술로 만들어지는 전단지도 있었고, 디자이너가 없을 때라 외국 전단지를 한국어로 바꿔서 만들기도 했더라고요.”
최 실장에 따르면 이준익 감독도 영화 포스터, 전단지 디자인을 했을 뿐 아니라 2000년 대에는 구본창 사진 작가도 많은 작품을 디자인 했다.
그는 “다양한 아이템이 눈에 띄었는데 인터넷을 보면서 그렇지 않게 됐다"며 “예전에는 영화 홈페이지가 있어 정보를 접할 수도 있었지요. 물론 모바일이 생기면서 단순해지다가 아예 홈페이지는 없어졌죠. 멀티플렉스 영화관 전단지는 점점 더 심플해지고 오히려 상상마당, 씨네큐브, 아트나인 등 예술영화관에서 상영되는 작품들 전단지는 더 다양해졌어요. 2000년 대 초반 만해도 서울과 지방에 다른 전단지를 만들기도 했어요. 서울 버전은 좀 더 분위기에 초점을 맞추고 지방 저전은 배우들 모습이 크게 나온 것으로 사용하면서 공략 법을 달리 했죠”라고 말했다.
하지만 요즘에는 멀티플렉스 영화관이 생기면서 다양한 사이즈를 만들지 않게 됐다. A4 크기로 획일화 됐고, 그에 따라 눈에 띄지도 않기 때문이다.
“영화 포스터 디자이너로 안타까운 것이 포스터나 전단지를 ‘일회성 홍보’라고 생각하는데, 영상자료원에 모아져 있거든요. 영화의 역사라서 100년 이상 남는 다는 거죠. 종이 인쇄물이 예전 만 못하고 종이 잡지도 없어지기도 하지만 의미는 다르다고 생각해요. 롯데시네마는 디지털 프레임이 있어서 종이의 낭비를 막는다고 해요. 하지만 포스터나 전단지에는 배우들 얼굴만 담은 것이 아니라 공기도 담고 있어요. 작품이라는 거죠.”
최 실장은 “절대 일회성 광고나 홍보가 아니에요. 디자인하고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 전단지를 소홀히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포스터나 전단지는 영화의 얼굴이고 영화의 가장 중요한 이미지에요. 단순한 홍보물이 아니라 역사라는 거죠”라고 강조했다.
영화 ‘남부군’ ‘마지막 황제’ ‘백 투 더 퓨쳐’ ‘양들의 침묵’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등 포스터와 극장 간판 디자인, 전단지 등을 디자인한 이준익 감독은 “예전에는 온라인이 없어서 인쇄 방송으로만 접할 수 있었는데 요즘은 방송, 온라인이 대세고 또 연동돼서 동영상으로 많이 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쇄는 19세기 20세기 때 힘이 있고 광고, 전단지가 유력한 매체였는데 온라인으로 주도권이 옮겨지면서 위력을 상실했다. 관객이 여가시간에 손으로 읽어보는 정도, 정보량이 많았는데 최근에는 긴 글을 읽기 싫어하기 때문에 키워드의 조합이나 간단한 정보를 담고 비주얼이 약화됐다”고 덧붙였다.
이 감독은 특히 “당시 영화, 포스터, 신문광고까지 디자인을 했는데 해외 작품이 많았다. 현재와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라며 “미국 영화가 50~60%, 홍콩 영화가 20~30, 한국영화가 15~20% 점유율을 가질 때라서 외국 영화 포스터 작업도 많이 했다”고 전했다.
이 감독은 과거와 현재 달라진 제작 과정을 설명하는 데 이어 “광고물을 만들 때 차별을 두기 위해 A3, 접지 등 차별화를 두고 사이즈에 대한 고민도 있었는데 최근에는 극장에서 꽂아놓는 선반에 포맷을 맞추게 된다”며 “어차피 전단지는 없어질 것이라는 생각이다. 네이버, 다음 등 포털사이트에서 다양한 영화정보 전달하고 있고 SNS와 홈페이지에서도 정보에 대해 분리해 역할을 다하고 있다. 프로세스의 메카니즘이 바뀐 것이라 생각 된다”고 입장을 드러냈다.
김진선 기자 amabile1441@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