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김진선 기자] 영화 전단지에는 영화 포스터와 스틸 사진은 물론 영화에 대한 정보가 집약적으로 녹여져 있다. 배우들의 인사말이 담길 때도 있고, 영화를 즐길 수 있는 관점 포인트도 담기기도 한다.
한때 영화 전단지는 영화 선택시 중요한 정보를 주거나, 영화 상영을 기다릴 때 좋은 벗이 돼 주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많은 이는 전단지를 수집하며 영화에 대한 추억을 담기도 했다. 영화 전단지는 단순한 홍보수단이 아니라, 한 영화를 추억할 수 있는 영화의 역사인 셈이다. 영화 포스터부터 스태프와 배우들의 노력이 전단지에는 고스란히 녹아져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PC와 휴대폰 사용이 급증할수록 영화 전단지는 설자리를 잃고 있다. 영화관 한 쪽에 놓인 전단지는 같은 규격과 형식으로 볼거리를 잃어가고 있으며, 사람들 발에 쉽게 밟히기도 한다. 굳이 영화 전단지가 없어도 영화에 대한 정보를 접할 수 있게 된 요즘, 전단지는 계속 필요한 걸까. 극장, 영화 제작과 홍보, 감독 등을 중심으로 물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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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영어완전정복, 마들렌, 아라한장풍대작전, 말죽거리잔혹사 전단지 캡처 |
◇ 영화 전단지, 없어지면 안 되는 영화의 산물
영화 전단지가 없어지면 안 된다고 입장을 밝힌 관계자들 입장은 “영화 전단지지는 영화에 대한 정보를 담았을 뿐 아니라 홍보 이상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 멀티플렉스 관계자는 “관객의 입장에서 전단을 통해 영화에 대한 정보를 얻는 부분이 아직 존재하고, 온라인 마케팅이나 온라인 버즈가 진행되지 않는 영화 홍보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영화 팬으로써 전단지를 보는 재미도 놓칠 수 없기 때문에 단순한 영화 정보 제공 이상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으며, 한 배우는 “영화 시간 기다리면서 관심 있는 영화들 전단지를 몇 개 뽑아서 보면서 기다린다. 영화를 선택하는 데는 주로 입소문, 예고편 그리고 그 전단도 한 몫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다른 멀티플렉스 관계자는 “아직 영화관에서 영화에 대한 정보를 접하는 관객이 많다고 생각한다. 스크린광고 등이 있지만 영화 전단지를 대변하지는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고, 구교환 감독은 “내가 좋아하는 영화의 리뷰나 배우와 감독의 인터뷰가 실린 잡지가 인터넷 링크보다는 제 책장에 꽂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아직은 아이패드보다는 종이가 좋은 시절 아닌가”라고 입장을 드러냈다.
한 영화배급사 관계자는 “없어지면 안 된다. 짧지 않은 시간 수많은 사람들이 힘을 합쳐 만든 결과물에 대한 알찬 내용들을 아직 모바일 디바이스의 한 화면에 모두 담기란 힘들기때문”이라며 “영화 전단지는 극장 내 POP홍보 및 전시효과가 있다. 때문에 잘 만든 전단은 소장가치가 있다고 본다. 영화 수십 편이 쏟아져서 보고나면 잊어버릴 수도 있는데 소장의 가치를 불러일으키는 전단지는 한 번 더 작품을 천천히 돌아보게 도와주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 영화 전단지, 영화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수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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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집으로, 살인의 추억 전단지 캡처 |
한 멀티플렉스 관계자는 “영화 전단지는 인터넷, 모바일이 대체할 수 없는 정보전달 수단”이라고 정의했다. 이 관계자는 “영화 전단은 결국 극장이라는 최종 구매지점에서 뿌려진다. 극장이라는 이름의 식당 메뉴판에 광고지를 꽂아놓는다고 보면 된다. 많은 관객이 이미 예매를 통해 볼 영화를 결정한 상태에서 극장을 가지만, 실제 극장에서 최종적으로 영화를 선택하는 관객을 비중도 무시할 수 없다”며 “그 관객들에게 해당 영화의 명함을 돌리는 행위인 것이다. 이 행위는 1차적으로 영화를 선택하지 않은 관객을 노림도 있고, 이미 영화를 본 관객들의 추가 관람 또는 이후 관람의 방향을 이끄는데 영향을 주는데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인터넷 등 정보를 찾아보는 관객은 모든 영화의 정보를 찾아보는 게 아니다. 그들은 특정 영화의 정보를 찾아본다. 찾아보지 않은 영화는 선택지조차 가지지 못한다”며 다양한 영화에 대한 정보를 영화관에서 충분히 접한 뒤 영화를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영화 홍보사 관계자는 “올해 뉴욕에 갔었는데, 최대 극장 체인인 AMC극장에서 전단을 찾았을 때 따로 비치된 전단은 없고 비닐 파일에 A4 용지로 끼워진 영화정보 종이만 있었다. 미국의 극장 역사에 대해 잘 알지는 못했지만 분명 전단은 있었을 거라 사료되지만 그 광경을 보고 우리나라에도 곧 없어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들더라”라며 “아무리 모바일이 강화된 시대라지만 여전히 개봉영화는 극장에서 가장 먼저 상영된다. 극장을 찾은 관객들이 현재 개봉작인 작품과 개봉할 작품에 대한 정보를 전단을 통해 확인해야 되지 않나. 미디어폴의 형태로 구독하게끔 앞으로 전자미디어는 더 발전을 하겠지만, 그와는 별개로 전단은 없어지지 않아야한다”고 입장을 드러냈다.
이어 “극장에 비치된 직접 보는 전단지로 영화에 대한 1차적인 관심이 생길 수 있고, 관심이 생겨 상세한 정보는 2차로 모바일이나 PC로 이어진다고 생각한다”며 “일본을 아직도 엄청 전단을 만든다. 작은 사이즈지만 디테일이 살아있더라”라고 외국과 비교하기도 했다.
김진선 기자 amabile1441@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