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형빈소극장 2호점 홍대 중심가 오픈…부산은 10만명 돌파
옹알스 개그팀 제주도에 전용관 오픈
전유성, ‘코미디 철가방극장’ 운영
청도군 관광지이자 랜드마크로 자리매김
[MBN스타 유지혜 기자] 공연형 개그를 갈망하는 개그맨들을 위해 직접 개그맨 스타들이 소극장 운영에 나서 눈길을 끈다.
지난 7월 개그맨 윤형빈은 윤형빈소극장 2호점을 홍대 중심가에서 오픈했다. 2012년 10월 부산에서 문을 연 윤형빈소극장은 2014년 8월 관객 10만 명을 돌파하며 큰 사랑을 받았다. 그 기세를 모아 부산에서 서울까지 진출했다. 그 이후 꾸준히 관객을 모으며 선전하고 있다.
윤형빈은 이에 대해 “코미디의 퀄리티는 높이면서 관객들의 진입 장벽은 낮추는 게 우리의 목표다. 개그 공연이 조금은 명성이 바래진 것이 있다. 하지만 이미지를 다시 쌓아올리고자 무대와 객석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고 말했다. 공개코미디가 막 시작했을 때에 대학로에는 꽤 많은 개그 전용 극장이 생겼지만 지금은 그 명맥을 유지하는 곳이 몇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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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MBN스타 DB |
하지만 웰메이드 개그 공연의 수요가 준 것은 아니라고 말하는 윤형빈은 “실제로 수요가 끊이지 않는 것을 보고 비전을 느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변기수의 뉴욕쑈’나 서태훈, 김기리, 류근지, 김성원의 ‘이리오쑈’ 등이 윤형빈소극장에서 공연을 했고, 그게 계기가 돼 자신들의 공연으로 만들고 전국투어도 하게 됐다. 다른 개그맨들도 이런 사례들을 보면서 코미디의 퀄리티를 높이면 그만큼 좋은 결과가 따라온다는 비전을 함께 느끼는 중”이라고 전했다.
많은 개그맨들이 이 뜻에 동참하고 있다. 지난 12일 개그맨 박성호는 자신의 데뷔 20주년 기념 특별공연 ‘쑈그맨’을 윤형빈소극장에서 진행하기도 했다. 현재 공연 중인 ‘관객과의 전쟁’에는 박휘순, 김지호, 신윤승 등이 참여하고 있다. 윤형빈은 공연 개그의 필요성을 느끼고 지지를 보내는 개그계 선후배들과 앞으로도 꾸준히 다양한 프로젝트를 준비할 예정이다.
개그 전용 극장으로 화제가 된 개그맨은 또 있다. 바로 넌버벌 퍼포먼스로 해외진출의 꿈을 이룬 개그팀 옹알스다. 조수원, 채경선, 조준우, 최기섭, 하박, 이경섭, 최진영, 김국진으로 이뤄진 옹알스는 지난 8월 제주도에 전용관을 오픈하고 일요일을 제외한 매일 2회 공연을 펼치고 있다.
옹알스는 KBS2 ‘개그콘서트’와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에서 활약했던 개그맨들과 프로 마술사, 비트박스 대회 우승자가 의기투합해서 만든 팀이다. 지난 2007년 일본 오사카 초청을 시작으로 중국, 스코트랜드, 영국 등 다양한 국가에서 초청 공연을 펼치고 있다. 특히 2010년과 2011년 영국 에든버러페스티벌에서 2년 연속 최고 평점을 받고, 작년에는 호주 멜버른코미디페스티벌에서 ‘디렉터 초이스상’을 받는 등 해외에서 실력을 인정받아 화제가 됐다.
이들은 개그맨들에게 ‘롱런 공연’의 가능성을 직접 제시했다는 점에서 더욱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잘 만든 웰메이드 콘텐츠가 롱런 공연을 하면서 수익성과 개그의 퀄리티까지 모두 챙길 수 있다는 것을 몸소 입증하며 개그 공연에 대한 열기를 주도하는 인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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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MBN스타 DB |
‘개그계의 대부’인 전유성은 개그 소극장을 직접 운영하며 후배 양성에 힘쓰고 있다. 경상북도 청도군에서 ‘코미디 철가방 극장’을 운영하는 전유성은 2001년 개그맨 후배들을 모집해 이를 개관했다. ‘코미디 철가방 극장’은 2년의 무료 교육을 받고 ‘졸업’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한때 해체 위기도 있었지만 전유성의 사비와 다양한 인사들의 도움으로 1기들을 무사히 배출했다.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2기, 3기를 양성했으며 청도군과 협업해 다양한 행사도 주관하고 있다. 이에 ‘코미디 철가방 극장’은 소극장의 의미를 넘어 청도군의 관광지,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했다. 전유성의 소극장은 개그맨들에게는 후배 양성의 대안을 제시할 뿐 아니라 지자체와 긴밀한 협업으로 관광상품으로서의 가치도 모색할 수 있는 색다른 케이스다.
이외에도 박준형이 운영하는 갈갈이패밀리 전용홀, 김대범이 운영하는 김대범소극장 등이 스타들의 손으로 운영되고 있다. 직접 소극장 문화를 일으켜세우겠다는 일념으로 개그맨들은 오늘도 무대 위에서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