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훈 기자] 외모의 변화는 삶의 방향을 바꾸기도 한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성형’이라는 방법으로 제2의 인생을 꿈꾼다. 이미지가 중요한 연예인들은 성형으로 인해 새로운 삶을 살게 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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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박나래 SNS/코미디 빅리그 캡처 |
개그우먼 박나래는 과거 KBS2 ‘개그콘서트’에서 작은 키와 외모를 이용해 못생긴 캐릭터로 대중으로부터 많은 인기를 받았다. 하지만 이후 성형수술을 통해 자신의 캐릭터를 잃어버리게 됐고 한동안 그를 브라운관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그에게 남은 것은 ‘성형 이후 예뻐졌다’는 말 뿐이었다.
한 차례 공백기를 가진 박나래는 다시 한 번 방송 무대에 섰다. 하지만 성형으로 예뻐졌다고 알려진 것과는 달랐다. 그는 여전히 엽기적인 모습으로 대중 앞에 섰고 오히려 전보다 더 많은 인기를 얻게 됐다. 그토록 원했던 아름다움을 자신의 의지로 내려놓은 셈이다.
전현무는 다크서클을 가리기 위해 눈 밑에 지방을 넣는 시술을 했다고 고백한 후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개그우먼 강유미는 지난 2011년 양악수술을 했고 캐릭터를 잃어 ‘개그우먼으로서의 매력을 일는 게 아니냐’는 걱정을 사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다양한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과거를 뛰어넘는 사랑을 받고 있다.
그들은 성형을 했음에도 대중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하지만 성형과 성공이 비슷한 시간에 이루어졌을 뿐, 그것이 성공의 이유가 됐다고는 보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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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MBN스타 DB |
일부 스타들은 자신의 신체적 단점을 내세우며 더 많은 인기와 대중 앞에 설 기회를 얻기도 한다. 개그맨 유재석은 남들보다 조금 더 아래에 있는 젖꼭지, 튀어나온 하관이라는 신체적인 단점이 있지만 이를 숨기지 않는다. 오히려 이를 부각시키고 개그의 소재로 적극 활용한다. 그는 ‘무한도전’ 가요제에서 그는 이적과의 팀명을 ‘처진 달팽이’라고 지었을 정도로 자신의 신체적 단점을 아무렇지 않게 꺼내 보인다. 이렇게 단점을 캐릭터로 승화시키는 것은 대부분의 개그맨들이 가지는 최고의 강점이 된다.
이런 사례는 개그맨들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 배우 김광규는 34살의 나이로 영화 ‘친구’에서 40대로 보이는 노안으로 야비한 선생님 역할을 맡았다. 그가 영화에서 원했던 역할은 장동건이 열연했던 동수였다. 하지만 김광규는 선생님 역할 이후 신 스틸러로 우뚝 섰고 14년이 지난 지금도 그에겐 “느그 아빠 뭐하시노”라는 대사가 회자된다.
이후 그는 예능프로그램을 종횡무진하기 시작했다. MBC ‘라디오스타’를 시작으로 ‘나 혼자 산다’ ‘무한도전’ ‘삼시세끼’ 등 다양한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대중과 만났다. 탈모와 어딘지 모르게 짠해 보이는 행동은 그만의 캐릭터가 됐고 이는 친근한 이미지를 만들어 냈다. 만약 김광규의 외모가 출중해서 ‘친구’의 동수 역할을 맡았다면 상황은 달라졌을 것이다.
개성 있고 친근한 이미지는 광고에서도 활용됐다. 패션 브랜드인 베이직 하우스는 배우 원빈 이후로 고창석, 개그맨 김제동, 가수 조정치를 모델로 내세운 후 매출이 상승했다고 알려졌다. 고급스러운 이미지가 중요한 의류광고에서도 ‘미남’이 아닌 ‘흔남’(‘흔한 남자’의 준말)이 먹힌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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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MBC |
개성이 아닌 아름다움을 택한 후 후회한 스타들도 있다. 배우 신이는 영화 ‘색즉시공’ ‘가문의 부활’ 등으로 개성 있는 외모에 코믹연기까지 겸비해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2011년 양악수술을 선택한 후 대중에게 서서히 잊혀졌다.
신이는 한 다큐프로그램에 출연해 “코미디 위주로만 작품이 들어왔다. 그래서 수술을 결심했다”며 “하지만 성형 후 생긴 비호감 이미지 탓에 캐스팅이 번번이 무산됐다. 아직도 하고 싶은 연기와 보여주고 싶은 것들이 너무나도 많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얼굴의 실루엣만으로 존재감을 드러냈던 그는 이제 더 이상 ‘대중이 알아볼 수 없는 스타’가 된 셈이다.
양미라는 2000년대 ‘버거소녀’라고 불리며 수많은 광고에 개성 있는 얼굴을 내비쳤다. 하지만 개성이 아닌 아름다움을 가지게 된 성형수술 이후 대중들의 외면을 받고 방송활동에서 볼 수 없게 됐다.
대중들은 브라운관을 통해 비춰지는 스타의 모습으로 그의 많은 면면을 판단하게 된다. 때문에 연예인들은 이미지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그 이미지를 결정짓는 1차적인 요소, 즉 외모에 대한 욕심이 생기기 마련이다.
하지만 외모의 변화가 삶의 질을 올려줄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이는 스타에게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개성과 아름다움 그 중간지점에 서서 각자에 맞는 길을 찾기 위해 넘어졌다 일어나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유지훈 기자 ji-hoon@mkculture.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