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올 추석 MBC의 추석 특집 프로그램은 ‘예능 강자’라는 이름만큼 좋은 성적을 거뒀다.
MBC는 이번 추석 ‘어게인 인기가요 베스트 50 95~96’(이하 ‘어게인’)을 시작으로 ‘듀엣가요제 에잇플러스’(이하 ‘듀엣가요제’) ‘잉여들의 히치하이킹’ ‘위대한 유산’ ‘능력자들’ 등 다양한 포맷의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화제성으로는 단연 ‘잉여들의 히치하이킹’이 앞섰다. 음주운전으로 자숙하던 노홍철의 복귀작이라는 점에서 기획 단계 당시부터 수많은 시선을 받았고, 지난 27일 1부를 시작하자 노홍철의 발언이나 원작 표기 문제와 같은 구설에 올라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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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듀엣가요제 방송 캡처 |
아쉬운 것은 이런 화제성을 시청률로 잇지는 못했다는 점이다. ‘잉여들의 히치하이킹’은 2부작 모두 3%대의 시청률(이하 닐슨코리아 제공, 전국기준)을 기록하며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거뒀다. 기대작이었던 ‘잉여들의 히치하이킹’의 성적은 시원치 않았지만 의외의 프로그램들이 좋은 성적을 기록해 놀라움을 줬다.
대표적인 ‘반전 프로’가 ‘듀엣가요제’다. ‘듀엣가요제’는 요즘 열풍인 ‘듣는 예능’에 줄기를 같이 하면서도 걸그룹 멤버와 일반인이 듀엣을 이뤄 무대를 꾸민다는 점 등 세부적인 사항에서는 변화를 줬지만 기본 포맷은 명절 예능의 단골인 ‘아이돌 노래 자랑’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역시 ‘듣는 예능’의 열기는 달랐다. ‘듀엣가요제’는 인기 걸그룹의 멤버들이 총출동해 일반 참가자들과 교감을 이루며 색다른 재미를 줬고, 노래를 꿈꾸는 일반인들이 자신의 꿈을 이루는 뭉클한 사연들이 감동을 책임졌다. 오락적, 정서적 요소까지 고루 갖추며 시청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시청률도 7%라는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명절 마다 정기적으로 방송하는 ‘아육대’가 9%대를 기록한 것 이외에는 MBC 파일럿 예능에서 1위를 차지한 셈이다. 타 방송사 프로그램과 비교해도 단연 높은 성적이다. 물론 ‘일밤-복면가왕’이 이미 경연 프로그램 포맷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당장 정규 편성은 힘들지만 포맷의 가능성을 입증했다는 점에서는 시청자들의 이견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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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위대한 유산 방송 캡처 |
주목할 만한 또 다른 프로그램으로는 ‘위대한 유산’이 꼽혔다. ‘위대한 유산’은 김태원, 산이, 에이핑크 보미가 가족들과 소통하는 모습을 그린 예능 프로그램이다. 김태원이 자폐 증세가 있는 아들에게 기타를 가르치는 과정이나 산이, 보미가 직접 부모님의 일터로 떠나 그들의 삶을 체험하고 진심으로 이해하는 모습들은 시청자들에 깊은 울림을 줬다.
다소 뻔하다는 평도 많았으나 스타들의 숨겨진 가족사와 일상을 볼 수 있다는 점은 흥미 요소로 충분했고, MBC 프로그램 중 ‘가족’을 다루는 예능 프로의 부재는 ‘위대한 유산’의 정규 편성에 힘을 실을 수 있는 좋은 요건이 됐다. 지금 방송 중인 MBC 예능 프로그램들과 겹치는 색깔이 없기 때문에 시청률 성적은 ‘듀엣가요제’가 더 좋으나 당장 정규 편성의 가능성은 ‘위대한 유산’이 높을 수 있다.
이외에도 ‘덕후’ 문화를 파헤친다는 ‘능력자들’은 6.5%를 기록해 눈길을 끌었다. 새로운 취미문화를 공유하고 발굴한다는 독특한 취지는 1인 방송을 도입해 신선함을 자아냈던 ‘마이 리틀 텔레비전’의 분위기가 났다. 다른 프로그램에서 보기 힘든 색다른 아이템을 내세웠다는 점이 높이 평가할 만 했다.
물론 2부작 내내 9%대를 달성한 ‘아육대’의 아성을 넘은 프로그램은 없었다. 하지만 다양한 포맷으로 좋은 성과를 거뒀기에 MBC 추석 ‘예능 풍년’의 의미는 깊었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