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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도 지냈으면 본격적으로 여가생활을 즐기며 휴식을 취할 만하다. 아직 한낮에는 더우니 극장이 제격. 볼만한 한국영화를 추천한다.
현재 국내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는 영화는 이준익 감독의 사극 ’사도’다. 어떤 순간에도 왕이어야 했던 아버지 영조(송강호)와 단 한 순간이라도 아들이고 싶었던 세자 사도(유아인), 역사에 기록된 가장 비극적인 가족사를 담아낸 이야기다. 압도적인 몰입감과 뜨거운 울림으로 또 한 편의 정통사극의 탄생을 알렸다. 개봉 전부터 호평을 받은 작품이다.
뭐니뭐니해도 송강호와 유아인의 연기대결이 압권이다. 부모와 자식 세대 간 소통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과거부터 이어오던 방식을 고집하는 아버지와 새로운 것을 받아들여 발전하고 변화하려는 자식의 충돌은 우리네 삶이 고스란히 겹친다. 이야깃거리가 생기고 깨달음을 주는 바가 많은 영화다.
설경구와 여진구의 ’케미스트리’가 예사롭지 않은, 천성일 감독의 연출 데뷔작 ’서부전선’도 있다. 북한 369부대 탱크병 막내로 합류한 소년병 영광(여진구)과 농사짓다 군대로 끌려온 남복(설경구)이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대치하는 과정이 웃음을 준다.
큰아빠 뻘인 설경구를 막 대하는 여진구와 이를 무리 없이 잘 받아준 설경구의 연기가 환상적이다. 긴장감이 가득하지만 영화를 보는 관객은 웃지 않을 수 없다. 과묵하신 아버님도 한 번은 폭소하게 한다. 마음 여린 두 사람의 티격태격하는 모습에서부터 웃음 포인트가 무궁무진이다. 작가 출신 천성일 감독은 웃기려고 작정했다.
어떤 돌발 웃음 포인트가 나올지는 예측불허다. 감동 요소도 마찬가지다.
’탐정: 더 비기닝’은 복합장르다. 코미디와 범죄드라마가 한 데 섞였다. 국내 최대 미제살인사건 카페를 운영하는 파워블로거 대만(권상우)과 베테랑 형사 태수(성동일)의 비공식 합동 수사를 담았다.
몸에 힘을 뺀 권상우의 연기가 재미를 전한다. 사건 해결을 위해 노력하지만, 두 아이의 아빠인 권상우의 모습도 영화 곳곳에서 드러난다. 진정한 생활 연기다. 성동일은 웃음을 전하려고 억지로 노력하지 않는다. 오히려 카리스마가 넘치는 인물이다. 그가 맡은 캐릭터는 권상우가 맡은 인물과 동행하면서, 내재한 모습이 자연스럽게 웃음을 전한다. 권상우의 공이 크고, 성동일의 리액션을 잘해 완벽한 조화를 이뤄냈다.
후반부 사건을 해결하고 원인이 된 일들이 드러났을 때는 뒤통수를 얻어맞은 심정을 느낄 수도 있다. 최근의 뉴스 속에서 봤던 일들이 떠오르고, ’우리가 이런 현실에 살고 있구나’는 생각을 할 정도로 섬뜩한 분위기가 전해지기도 한다.
황정민-유아인 주연의 ’베테랑’도 여전히 흥행 중이다
아이가 있다면? 애니메이션 ’뮨: 달의 요정’, ’더 매직: 리틀톰과 도둑공주’, ’레전드 오브 래빗: 불의 전설’이 어린이 관객을 들썩거리게 하고 있으니 선택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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