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김윤아 기자] 개그맨 장동민은 최근 그 어느 때보다 오르락내리락 롤러코스터 행보를 걸었다.
지난 4월 장동민은 국민 예능이라 불리는 MBC ‘무한도전’의 식스멤버로 가장 유력시 됐다가, 여성비하 발언 논란으로 모든 방송에서 하차하고 말았다. 특히 KBS2 ‘나를 돌아봐’ 하차를 선언 이후에는 배우 김수미가 장동민 대신 박명수가 합류하는 것에 대해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내며 그는 다시 한 번 논란의 중심이 된 바 있다.
이런 악재 속에서도 그는 대중의 눈을 피해 동굴로 숨지 않았다. 장동민은 자신의 잘못을 시인한 후 다시 방송 활동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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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항상 그 때 일을 생각하면, 죄송스러운 마음이 들어요. ‘네가 죄송하면 방송 그만두고 자숙해라’는 댓글도 많았어요. 그런데 저는 방송에서 사죄하고 더 나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즐거움을 드리는 것이 시청자들에게 더 좋다고 생각했어요. 저로 인해 한 번 더 웃을 수 있다면, 그게 진정한 사죄가 아닐까 생각하면서 방송을 시작했어요.”
최근 장동민은 tvN 예능프로그램 ‘더지니어스:그랜드파이널’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갓동민’이라는 칭호와 함께 예전의 명성을 서서히 찾아가는 모양새다.
“단 한 명도 제가 우승할 거라고 생각 안했어요. 특히 ‘12장기’라는 게임은 제가 자신이 없어서, 매일 ‘12장기’ 전략만 생각했죠. 혼자 그림도 그려보고, 핸드폰으로도 그 게임만 했어요. 정말 제가 생각해도 미친 사람처럼 했던 것 같아요.”
그에게 ‘더지니어스’는 그저 시청자들을 웃기기 위한 예능프로그램이 아니었다. 자신을 끊임없이 단련하고, 도전하며 겸손해지는 계기가 됐다.
“‘더지니어스’는 저에게 인생에서 최고 소중한 스승 같은 프로그램이었어요. 선생님은 없었지만 정말 많은 걸 배웠죠. 저는 노력하는 걸 싫어해서, 항상 잘하는 것만 하고 살았어요. 특별히 연습해서 잘하고 싶은 마음도 없었죠. 그런데 이번엔 인생에서 처음으로 노력이란 걸 해봤고, 승리를 위해 노력해야한다는 걸 처음 알았어요. 땀은 절대 배신을 안 한다는 것도 깨달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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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tvN |
이번 기회에 자신의 인생도 되돌아보고, 앞으로의 삶도 새롭게 계획하게 됐다는 장동민은 왜 이번 ‘더지니어스’ 우승에 목숨을 걸게 된 걸까.
“‘더지니어스’ 출연진들 간에 스펙비교를 봤어요. 정말 다들 화려하더라고요. 저는 아무것도 없고 개그맨이라고 써 있었어요. 당시 댓글에 ‘왜 저런 애가 저기 있냐. 웃기려고 나왔냐’는 글이 난무했죠. 솔직히 속상했어요. ‘왜 스펙 좋은 사람들만 관심과 기대를 한 몸에 받나. 왜 스펙만 보고 다들 서로를 판단하나’라는 반발심이 들기도 했죠. 이 사회에서 소외되고, 무시 받을 수 있는 그런 사람들을 대변해서 제가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이번 기회에 ‘고스펙자’도 이기고 꺾을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제가 변화되고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면, 이거야말로 진정한 사죄가 아닐까 생각했어요.”
시종일관 장동민은 그동안 TV에서 보여줬던 가볍고, 재치 있는 입담보다는 진중한 태도로 진지하게 대화를 이어갔다. 아직도 과거의 논란을 의식한 듯, ‘사죄’라는 단어도 빠지지 않고 입에서 흘러나왔다. 그 때 그 사건 이후 아쉬움과 후회는 없었을까.
“솔직히 ‘무한도전’의 경우 저도 굉장한 팬이에요. 좋은 기회에 합류할 수 있었지만 자진하차하게 돼 시원섭섭했어요. 그런데 ‘무한도전’에 들어갔다면 제가 ‘더지니어스’에서 그렇게 노력하고, 우승을 맛 볼 수 있었을까요. 저는 노력이란 게 뭔지 알려준 ‘스승님’같은 ‘더지니어스’를 만났기에 괜찮아요.”
김윤아 기자 younahkim@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