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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상수 감독 영화는 이해하기 쉽지 않다. 혹자는 '졸린 영화'라고 단언한다. 어떤 이는 오락적 요소가 강한 것도 아닌데 묘하게 빨려 들어가는 묘미가 있다고 평가한다. 또 다른 이는 예술론을 논하기도 하고, 작품 세계를 탐구하기도 한다.
예술론을 모르는 개인적 측면에서 보면 홍 감독의 17번째 신작 '지금은맞고그때는 틀리다'는 묘하게 빨려 들어가는 묘미가 있다. 정재영과 김민희의 능청스러운 연기 덕인 듯하다.
초청을 받고 수원을 찾았으나 하루 일찍 오게 된 영화감독 함춘수(정재영)은 화성행궁을 떠돌다가 희정(김민희)을 만난다. 희정에게 호감이 있는 춘수는 그녀와 차를 마시고 술까지 마신다. 흐트러지는 남녀. 이들 사이의 다양한 이야기가 특별한 듯 특별하지 않게 전개된다.
이 과정은 1부와 2부로 나뉘어 담겼다. 거창하게 보이지만 '지금'과 '그때'로 구분되는 정도다. 비슷한 듯 비슷하지 않게 전개되는 이야기는 1부와 2부를 비교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두 사람의 대화는 비슷하지만 비슷하지 않다. 2부가 더 구체적이고 적극적이다. 춘수와 희정의 마음도 더 진실해 보인다.
전작들과 비슷하게 사람의 기억이라는 소재로 또 한 번 상상의 나래를 편 홍 감독. 어느 게 맞고 틀린 건지는 결국 나오지 않는다. 영화 제목에 의존한다면 2번째 기억이 바르다는 게 될 것 같다. 그래도 사람은 누구나 자신에게 좋은 것만 기억하는 법이라는 생각을 들게 한다.
특히 정재영의 연기가 인상 깊다. 지난 8월 열린 제68회 로카르노영화제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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