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훈 기자] ‘수방사’가 베일을 벗었다. 남편을 위한 공간을 만들어준다는 취지의 프로그램은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유쾌한 예능과는 거리가 멀었다.
지난 22일 오후 방송된 케이블방송 XTM 새 예능프로그램 ‘수컷의 방을 사수하라’(이하 ‘수방사’)에서는 낚시가 전부인 의뢰인에게 자신만의 공간을 마련해주는 과정이 그려졌다.
과거 김준현과 홍진호, 정상훈은 “안방, 아이 방, 옷 방은 있어도 내 방은 없는 남자들이여 자기 방을 사수하라”라고 소리치며 ‘수방사’ 의뢰인 길거리홍보에 나섰다. 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전단지를 가지고 집에 돌아갔고 결국 한 남성이 사연을 가지고 멤버들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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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수방사 캡처 |
실제 그의 집은 안방 부엌 거실 뿐이었다. 그의 낚싯대는 안방, 부엌, 거실 등 집안 아무 곳에나 방치되어 있었다. 집을 한차례 둘러본 정상훈은 “부엌에 소주와 맥주로 꽉 채우자”, 김준현은 “안방과 부엌 사이의 벽을 없애자”, 홍진호는 “거실에 수조를 놓고 낚시를 할 수 있게 만들자”고 장난기 섞인 계획을 전했다.
‘수방사’는 ‘아내의 동의는 바라지 않는다’는 전제조건을 가지고 있었다. 때문에 그들은 의뢰인의 아내 몰래 리모델링하기 위해 동향 파악에 나섰다. 아내는 오전 10시 일찍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바래다주고 출근, 오후 3시30분에 퇴근했다. 멤버들은 오후 6시까지는 아내가 밖에 있어야 성공적으로 리모델링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해 무료 워터파크 티켓을 주고 여행을 떠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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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수방사 캡처 |
의뢰인은 눈을 가리고 리모델링을 끝마친 집으로 들어섰다. 그는 “어떨 것 같냐”는 질문에 “지금 물소리가 들리고 냄새가 이상하다”며 불안해했다. 안대를 벗은 의뢰인은 “이게”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실제로 거실에는 낚시터가 만들어져 있었던 것. 의뢰인은 “사람이라는 게 예상하는 수치가 있다. 이건 상상도 못했다. 이건 가정집에서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우리 집에 고등어가 있다”며 당황했다. 그는 멤버들에게 회를 대접하기 위해 직접 낚시를 하며 “정말 미쳤다. 내 집에서 낚시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피날레는 아내의 등장이었다. 여행을 끝마치고 온 그는 거실에 마련된 낚시터를 말없이 한참동안 바라봤고 복잡 미묘한 감정을 느끼며 “덥다”고 말했다. 의뢰인은 자신 역시 당황함을 머금고 “이 정도는 돼야 낚시꾼의 집이라고 할 수 있다. 서울 하늘 아래 이런 집은 없다”고 변명했다. 이후 그는 제작진에게 ‘아내와 잘 풀었다’는 말로 사건의 종결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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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수방사 캡처 |
하지만 의뢰인과 그의 아내의 입장에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의뢰인은 아내와 자신 모두를 만족시키는 리모델링을 원했을 것이다. 그리고 아무리 낚시를 좋아하더라도 어린 아이들을 키워야하는 상황에서 자신의 집 거실을 낚시터로 만들고 싶은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수방사’가 첫 번째 의뢰인과 그의 가족들에게 사전 합의를 했을 수도 있지만 만약 이 모든 게 ‘사실’이라면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수방사’는 매주 화요일 오후 11시 찾아볼 수 있다.
유지훈 기자 ji-hoon@mkculture.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