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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와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잇따라 수상의 영광을 안은 자파르 파나히 감독의 '택시'가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국내 관객들을 먼저 만난다.
'택시'는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 영화의 창' 섹션에 초청돼 관객을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택시'는 반체제 인사로 분류되어 20년간 영화 제작이 금지된 자파르 파나히 감독이 테헤란 시내에서 직접 노란색 택시를 몰고 다니며 승객들과 함께한 일상을 촬영한 로드-멘터리다.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의 '올리브 나무 사이로' 조연출이었던 자파르 파나히 감독은 1995년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와 함께 시나리오를 작업한 첫 장편 '하얀 풍선'이 칸영화제 감독주간에 초청돼 황금카메라상을 수상하며 주목받았다. 이후 1997년 '거울'로 로카르노 영화제 황금표범상을, 2000년 '써클'로 베니스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국제영화평론가협회상을 수상하며 세계적인 명감독으로 인정받았다. 2003년에는 '붉은 황금'으로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 심사위원대상과 시카고국제영화제 골든휴고상을 수상했다. 2006년에는 '오프사이드'로 베를린국제영화제 은곰상을 수상하며 이란을 대표하는 감독으로 자리매김했다.
2010년, 자파르 파나히 감독은 부정 선거로 당선된 마흐무드 아흐마디네자드 대통령 퇴진 시위를 영화로 만드는 과정에서 체포돼 칸영화제 심사위원에 위촉되었음에도 참석하지 못했다. 당시 칸영화제 기간 동안 그의 의자는 빈자리로 남아 있어 전 세계 영화인들의 응원과 지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기도 했다. 이후 그는 20년 간의 영화 연출과 시나리오 집필 금지, 해외 출국 금지, 언론과의 인터뷰 금지라는 중형을 받았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파나히 감독은 2011년, 모지타바 미르타마숩 감독과 공동 연출한 '이것은 영화가 아니다'를 발표해 그 해 칸영화제 감독주간에 초청돼 황금마차상을 수상하는 성과를 이뤘다. 이어 2013년에는 캄보지아 파르토비 감독과 함께 '닫힌 커튼'을 연출했고, 이 작품 역시 그 해 베를린국제영화제 은곰상을 수상했다.
"나는 영화감독이다. 영화를 연출하는 것 이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영화는 나를 표현하는 방식이자 내 인생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다. 그 어떤 것도 영화를 만들고자 하는 나를 방해할 수 없기에 나를 궁지에 모는 모든 강압에도 불구하고 창작에 대한 필요성은 더 간절해진다"며 한결 같은 창작의 자유를 외치는 그가 2010년 이후 외부 공간에서 단독으로 연출한 첫 작품인 '택시'.
베를린국제영화제 심사위원장이었던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은 "자파르 파나히 감독은 예술혼을 잃지 않고 분노와 좌절감에 휩싸이지도 않은 채 영화에 보내는 러브레터를 만들어냈다. '택시'는 그의 예술, 공동체, 조국, 관객에 대한 사랑으로 가득하다"는 극찬을 보냈다. 출국
'택시'는 부산영화제에서 10월 5일과 7일, 9일 상영이 예정돼 있다. 이후 11월 극장에서 정식 개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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