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안녕하세요, 배우 한소영입니다. 작년 이맘 때 tvN ‘잉여공주’라는 드라마로 찾아뵈었던 것 같은데 벌써 1년이 훅 지나갔어요. 조만간에 저는 MBC 드라마 ‘화려한 유혹’에 출연할 예정인데요, 그 1년 동안 준비를 참 많이 했답니다. 이렇게 다시 여러분 앞에 설 수 있어서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 제 심정이요? ‘밤샘 촬영’하다 쓰러져도 행복할 것 같답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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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려한 유혹’, 설레고 설레고 또 설레는 작품
10월에 첫 방송을 앞두고 있는 MBC 드라마 ‘화려한 유혹’에 출연하게 됐어요. 아직 대본 리딩을 하고 있는 중인데, 첫 대본 리딩 때 얼마나 떨렸는지 몰라요. 정말 엄청난 선배들이 쭉 앉아계시는데, 어찌나 설레고 긴장되던지. 저 원래 긴장하고 떠는 스타일 절대 아니거든요?(웃음) 와 그날은 정말 생생하게 기억이 나요. 지상파 작품도 정말 오랜만일 뿐 아니라 이런 선배님들과 작품 하는 건 거의 ‘첫 경험’이거든요. 감회가 새로워요.
떨린 이유는 또 있어요. 제가 배우 장영남 선배님을 정말 엄청(!) 좋아하거든요. 그런데 영광스럽게도 이번 작품에서 함께 하게 됐어요. 무려 어제 아는 지인 분과 대학 동기라고 하셔서 우연히 통화를 하게 됐어요. 떨려가지고 말이 안 나오는 거예요, 이미 한 번 인사를 드린 뒤였는데도.(웃음) 선배님께서 제 목소리를 들으시더니 ‘신경 써달라고?’라고 농담하시면서 웃으시더라고요.
정말 기대가 되는 건 제가 이번 작품으로 정말 많이 공부가 될 것 같다는 거예요. ‘화려한 유혹’에서 장영남 선배님과 함께 호흡을 맞추는 일이 많아요. 감독님께서도 제게 ‘이번 기회로 네가 많이 성장할 것’이라고 조언해주셨어요. 연기력이 많이 좋아질 것이란 점 때문에 더 기대되고 남다르죠. 비중이요? 물론 많으면 좋지만(웃음) 그 분들과 함께 하게 됐다는 것만으로도 전 끝! 다 ‘대만족’이에요.(읏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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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윌엔터테인먼트 |
‘화려한 유혹’에서 특히 보여주고 싶은 거요? 내면적인 부분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전작들에서는 젊은 층을 겨냥한 드라마를 주로 했었고, 캐릭터도 엉뚱하고 톡톡 튀는 캐릭터였거든요. 하지만 이번엔 드라마 자체가 색깔이 좀 달라요. 예전에는 표면적인 부분만 표현을 했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내면적인 부분도 연기에 포함시키고 싶어요. 진짜 준비 단단히 했어요.
◇ 여자 나이 서른이 뭐가 어때서요? 전 기대가 될 뿐이에요.
‘화려한 유혹’이 제게는 더 특별한 이유가 있죠. 바로 제가 올해 29살이랍니다.(웃음) 20대의 마지막 작품으로 하게 된 게 ‘화려한 유혹’인데 제목만큼 ‘화려한’ 작품에 출연하게 됐으니 얼마나 애착이 가겠어요.(웃음) 20대를 이렇게 좋은 작품으로 마무리할 수 있어서 저야말로 참 영광이죠.
아, 벌써 서른이네요. 잊고 살고 있었는데.(웃음) 여배우에게 서른이라는 나이가 두려울 것 같다고요? 왜요?(웃음) 저는 더 기대되고 기분이 좋은데.(웃음) 여자가 가장 예쁠 수 있는 나이가 서른이라고 생각해요. 20대 자체가 풋풋함과 젊음을 지녔다면 30대는 성숙함이 매력이죠. 여성으로서의 꽃이 가장 예쁘게 피는 느낌이랄까요.
그리고 20대에는 아무래도 맡을 수 있는 역할이 한정돼 있어요. 배우로서 무언가를 보여드리기에는 한계가 있죠. 하지만 30대 때에는 역할의 폭도 훨씬 넓어져요. 그거에 대한 기대감이 큰 거예요. 앞서 말한 ‘보여지는 것’보다 ‘내면적인 것’을 더 잘 보여드릴 수 있을 것도 같고요. 웃는데 슬픈 것, 슬픈데 기쁜 것 이런 다양한 감정들은 내면의 표현들이 필요하다고 봐요.
시청자가 보시기에 더 와닿는 연기를 하게끔 노력을 많이 해야죠. 많이 어려울 걸 알기 때문에 더 열심히 노력하고 있어요. 전에는 연기 레슨이나 방송, 영화 대본을 주로 봤거든요. 이번에는 연극 대본을 많이 보면서 새로운 영역에 도전을 했어요. 제가 연극영화과 나와서 분명 연극 대본으로 공부를 시작했는데, 아니 왜 이렇게 어려운 거죠?(웃음) 제가 대학생 때 어떻게 했나 싶어요. 분명 제가 봤던 대본인데.(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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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윌엔터테인먼트 |
연극 욕심이요? 당연히 있죠. 연극뿐이겠어요? 뮤지컬도 하고 싶고, 기회만 주어지면 정말 다양한 걸 해보고 싶어요. 그런데 노래는 좀 부족하고.(웃음) 연극은 저말 욕심이 있어요. 겁이 나기는 해요. 하지만 연기자 친구들이 ‘연극은 꼭 해봐라’고 말을 해주고, 저도 기회가 된다면 용기내서 꼭 해보고 싶어요. 무대 위에서 느낄 수 있는 또 다른 감회가 있거든요. 그 기억이 아직도 나요. 그건 다시 꼭 경험해보고 싶은 감정이에요.
◇ 연기의 ‘연’자도 몰랐던 제가 지금까지 온 비결? ‘긍정’!
‘화려한 유혹’이 50부작에요. 이거 들으면 다른 분들이 ‘안 힘들겠냐’고 꼭 물어보더라고요. 저는 정말 좋은데. 전 오랫동안 쉬었으니까 ‘쓰러질 때까지 일하고’ 싶어요.(웃음) 이왕이면 500부작이었으면 좋겠는걸요? 정말 ‘밤샘촬영’을 어찌나 하고 싶었는지 모르겠다니까요.
저는 연기를 고등학교 2학년 때 처음 했고요, 그 이후에 한 4~5년을 쉬다가 ‘싱글즈2’부터 본격적으로 연기를 시작했어요. 제 데뷔년도를 들으면 다들 놀라시기에 이 사연을 꼭 구구절절 말씀을 드린답니다.(웃음) 데뷔년도는 좀 됐지만 저는 아직 신인일 뿐이에요. 아직도 한참 멀었죠.
첫 작품이 ‘분신사바’였는데요, 길거리 캐스팅이었어요.(웃음) 당시엔 그게 참 많았거든요. 첫 역할치고는 또 비중이 컸죠. 주인공 이세은 씨 괴롭히는 짝꿍 역이었는데 연기를 배우지 않고 시작한 것 치고는 굉장히 ‘센’ 역할이었어요. 그 작품 찍기 전엔 공부만 했고, 연기자 쪽은 아예 생각도 안 해봤는데 제의가 들어오니까 신기해서 오디션 봤더니 ‘덜컥’ 됐어요.
그렇게 시작한 배우 인생을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쭉 하게 됐는데요. 간혹 ‘힘든 연예계 어떻게 버텼냐’ 이렇게 질문하시는 분이 있어요. 저는 그 질문이 좀 이해가 안 돼요. 왜 ‘버틴다’고 생각하죠? 일이 없으면 없는 대로 운동도 하고 준비하면서 흘러가는 대로 살아야죠. ‘버틴다’는 생각을 하면 정말 괴롭고 힘들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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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윌엔터테인먼트 |
엄청 긍정적이라고요? 제가 또 ‘긍정의 아이콘’이죠. ‘즐겁게 살자’ 주의라서 힘들고 괴롭고, 우울한 생각 안 하려고 노력해요. 모든 일에 욕심이 많아지면 그만큼 힘들어지죠. 그렇다고 욕심을 다 버릴 순 없지만 제가 스스로 조절하면서 ‘이왕이면’ 항상 좋게 생각해요. 조흔 생각해야 그 사람이 예쁘게 보인다는 말도 있잖아요. 웰빙이라는 게 따로 있나요? 좋은 생각하고, 좋은 말을 하는 게 바로 ‘웰빙’이죠.
그런 제게 슬럼프가 있냐고 물으신다면, 아무래도 20대 초반을 들 수 있겠네요. 그 때가 바로 ‘욕심이 많았던’ 기간이었어요. 연기 정말 잘하고 싶은데, 학원 다녀와도 달라진 게 별로 없는 것 같고, 방향성도 모르겠고, 항상 예쁜 역할 하고 싶은 마음은 크고. 하지만 지금은 예쁜 역할이 중요하지 않다는 걸 알아요. 오래 전에 봤던 드라마 ‘해바라기’에서 머리를 민 김정은 선배님의 연기가 그 때 딱 떠오르더라고요. 그 장면이 갑자기 떠오른 그 순간이 ‘터닝포인트’였죠. 여자로서 예쁘게 보이는 게 아니라 연기를 보여주는 게 배우구나, 라는 걸 배우게 됐어요.
◇ ‘라이브’하고 ‘내추럴’한 배우가 되고 싶어요
저는 ‘라이브’(생생하고) 내추럴한 배우가 되고 싶어요. 자연스러운 모습의 한소영을 보여드리고 싶죠. 사람들이 한소영의 연기를 볼 때 그 연기에 집중할 수 있는, 다른 생각 안 하고 자연스럽게 그 작품을 볼 수 있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은 거죠. 부담 없는 배우랄까요?
‘화려한 유혹’은 사실 제게는 어떻게 보면 기회에요. 그만큼 노력해야 하니 만감이 교차하죠. 솔직히 20대 때에는 일 욕심 정말 많았는데 지금은 하나를 할 때에 제대로 하고 싶다는 생각이에요. 연기에 대한 욕심이 정말 커졌어요. 외모보다 연기를 더 보여드리고 싶으니 그만큼 어렵고요. 연기는 하면 할수록 어렵다는 말이 있잖아요. 요즘 아주 조금은 그 마음을 알 것 같아요. 조금씩, 조금씩 성장하는 한소영이 됐으면 좋겠어요.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디자인=이주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