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MBC 새 수목드라마 ‘그녀는 예뻤다’가 로맨틱 코미디 안에 다양한 요소를 녹여내 성공적인 포문을 열었다.
지난 16일 오후 방송된 ‘그녀는 예뻤다’ 1회에서는 과거와 달리 ‘폭탄녀’의 외모를 가지게 된 김혜진(황정음 분)과 뚱뚱했지만 지금은 누구보다 멋있어진 지성준(박서준 분)의 재회가 그려졌다.
이날 김혜진은 뽀글머리에 주근깨가 잔뜩한 얼굴로 억척스럽게 살아갔다. 부유했던 집안이 망하면서 자연스럽게 생활 전선에 뛰어들어 다양한 아르바이트로 잔뼈가 굵은 김혜진은 “그쪽 말고 저 예쁜 알바생이 맥주 날라줄 수 없냐”고 비아냥 대는 손님들조차 호탕하게 웃으며 맞장구까지 쳐줄 수 있는 ‘호쾌녀’가 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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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그녀는 예뻤다 방송 캡처 |
그런 김혜진은 민하리(고준희 분)라는 단짝친구와 함께 살았다. 민하리는 김혜진과 반대로 늘씬한 몸매에 화려한 외모로 늘 모든 이들에 사랑을 받았지만 마음 속 1위는 언제나 김혜진이었다. 이들은 서로 “내가 생활비 내겠다”고 티격태격할 정도로 둘도 없는 우정을 나눴다.
어렸을 적 미국으로 이민 간 지성준은 첫사랑 김혜진을 잊지 못했고 한국으로 온 후 김혜진에 이메일을 보내 만나자고 말했다. 만나기로 한 날 지성준은 결국 김혜진을 알아보지 못했고, 코앞에 있는 자신을 지나치는 지성준을 보고 나서야 김혜진은 자신이 ‘역변’했다는 것을 깨닫고 숨어버렸다.
김혜진은 함께 온 민하리에 “그의 첫사랑을 망치고 싶지 않다”며 자신 대신 김혜진이 돼 지성준을 만나줄 것을 부탁했다. 민하리는 어쩔 수 없이 김혜진인 척 지성준 앞에 나타나 식사까지 했다. 민하리를 보며 크게 기뻐하는 지성준을 보며 김혜진은 “역시 나는 숨었어야 했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렇게 만날 일이 다시 없을 것 같았던 지성준을 김혜진은 어렵게 취직한 직장에서 보게 됐다. 김혜진은 취준생을 탈출했지만 중간에 ‘모스트’라는 잡지의 편집팀으로 발령나게 됐다. 영문을 모른 채 편집팀으로 간 김혜진은 ‘모스트’ 뉴욕지사에서 한국지사의 부편집장으로 온 지성준을 보고 깜짝 놀랐다. 앞으로 두 사람의 티격태격 로맨스를 예고하는 순간이었다.
이처럼 ‘그녀는 예뻤다’는 과거는 예뻤으나 지금은 ‘주인공’이 될 수 없는 김혜진을 중심으로 사랑과 우정의 의미를 그려낸다. 황정음은 연기 이후 이렇게까지 망가졌나 싶을 만큼 극단적인 변신을 선택했고, 코믹한 연기와 이미지가 어우러진 황정음의 연기에 많은 시청자가 극찬을 남겼다.
‘그녀는 예뻤다’가 특별한 이유는 ‘로코의 신’ 황정음의 복귀와 드라마 ‘킬미힐미’에서 남매로 호흡을 맞췄던 황정음-박서준이 연인으로 호흡을 맞춘다는 점도 있지만, 무엇보다 사랑 ‘이외의’ 요소를 충실하게 녹여냈다는 점을 주목할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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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그녀는 예뻤다 방송 캡처 |
최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드라마의 연출을 맡은 정대윤 PD는 “사랑과 우정의 비율을 50대 50으로 그려내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래서 보고 난 후 따뜻한 느낌을 줄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정 PD의 말처럼 드라마의 상당 부분은 ‘속정 깊은’ 민하리와 ‘엄마 같은’ 김혜진의 우정을 그려내는 데에 할애했다.
이 사이에 지성준의 존재가 개입하게 되는데, 사랑 때문에 질투하고 암투를 벌이는 다른 로맨틱 코미디와는 다르게 여자들이 우정과 사랑을 고민하며 갈팡질팡하는 색다른 모습을 그려낼 예정이라 더욱 기대가 크다. ‘사랑과 우정, 그것이 문제로다’는 늘 남자의 몫이었기 때문에 뻔한 로맨틱 코미디의 공식을 어느 정도 깼다고 볼 수 있는 것.
또한 못생긴 외모 때문에 번번히 취업에 실패하거나 취직을 했어도 업무 능력이 저평가 되는 김혜진의 모습으로 2030 취준생-직장인들의 공감대를 만들었다. 거기에 극중 주인공이 정작 어디에서나 ‘주인공’이 아닌 ‘강냉이’ 취급을 받는 여성이라는 점도 독특함을 자아냈다. 이를 통해 ‘내 삶의 주인공’은 누가 만들어주는 것인지에 대해서도 한 번 쯤 생각해볼 수 있게 했다.
이처럼 다양한 요소를 로맨틱 코미디에 녹여낸 ‘그녀는 예뻤다’에 시청자의 반응도 심상찮다. 이 기세라면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종합선물세트’같은 지금의 매력이 사각로맨스에 지나치게 묻혀버리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각 요소의 균형을 고루 갖춰 ‘뻔한 로코’의 편견을 깰 수 있을지 ‘그녀는 예뻤다’에 많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