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박주연 기자] 방송 61년 만에 최초로 리얼 예능에 출연한 MC 송해와 50살가량 어린 손주뻘 조우종 아나운서의 만남은 생각만큼 신선하고, 생각보다 안정적이었다.
여러 번의 사태로 이미 ‘예의 없는’ 방송으로 낙인찍힌 KBS2 예능프로그램 ‘나를 돌아봐’에서 예의를 챙겨주는 유일한 팀이었다. 다른 팀들이 거침없고 양보 없는 입담을 펼칠 동안, 송해와 조우종은 조심스러움을 기반으로 ‘나를 돌아봐’ 안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 첫 만남은 합격점이었다.
11일 방송된 ‘나를 돌아봐’에서는 최장수 MC 송해와 그의 매니저로 변신한 조우종의 1박2일 여수 일정이 그려졌다. 송해를 만나기 앞서 조우종은 조영남을 만났다. 조영남은 송해에 대해 “깐깐하고 꼬장꼬장하고 소문났지만 그렇지 않다”며 “호칭은 형으로 하라”고 조언했다. 그럼에도 조우종은 긴장을 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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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KBS 나를 돌아봐 캡쳐 |
그러나 송해는 조우종을 좋은 후배라고 언급하며 다정하게 대했다. 이어 “사고가 많은 프로그램이다”며 “근데 난 사고를 안 칠 거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반면 인생 선배다운 묵직함과 현명함을 보이기도 했다. 프로그램 논란의 시초가 됐던 제작발표회 사태에 대해 “그건 한 사람만의 잘못이 아니라 공동의 책임”이라고 소신 있는 발언을 했다.
조우종은 연방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노력했다. 딱딱한 분위기를 풀기 위해 조영남의 조언을 적극 수용, 먼저 형이라고 불러도 되겠느냐고 물었고 송해 또한 쿨하게 이를 허락했다. ‘해형’이라고 호칭을 정리한 조우종은 한층 편안한 모습으로 송해와 시간을 보냈다.
나이 차이에서 오는 어쩔 수 없는 간극이나 수직관계 또한 소소한 웃음을 자아냈다. 두 사람은 50년의 세대 차이를 뛰어 넘어 시대의 걸그룹에 대해 친구처럼 열띤 이야기꽃을 피웠다. 그러다가도 여수 숙소의 TV 작동법을 몰라 헤매는 조우종에게 송해는 “마니자가 이런 것도 모르고 말야”라고 타박했고 조우종은 금세 진땀을 흘렸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 같은 프로그램이 ‘나를 돌아봐’였다. 그러나 송해와 조우종의 조합은 프로그램에 어울리는 적절한 모습이었다. 50년이라는 나이 차이에서 발생하는 정제되지 않은 재미는 다른 팀들과는 확실히 차별화된 모습이었다. 논란을 숨죽이고 심기일전하기에 적합한 카드였다. 예능프로그램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조합인 만큼, 앞으로의 케미도 기대해 볼 법 하다.
박주연 기자 blindz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