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훈 기자] “곧 세부로 출발합니다. 벌써 수영복도 사놨어요. 기회가 된다면 SNS에 인증샷 올리겠습니다. (웃음)”
최근 종영한 tvN 금토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이하 ‘오나귀’)에서는 주인공인 박보영과 조정석의 호흡이 두드러졌지만 재미를 책임지는 또 하나의 요소가 있었다. 바로 감초 역할을 완벽하게 해낸 조연들이었다. 셰프 4인방은 드라마의 코믹적 요소를 최대로 끌어올리며 자신들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그 중에서도 강기영이 열연한 허민수 캐릭터는 가장 빛났다.
“‘오나귀’를 하고 나서 사람들이 많이 알아봐요. 드라마처럼 가르마를 타지 않으면 못 알아보긴 하지만요. 보통 저를 보고 하시는 말들이 ‘생각보다 잘 생겼네’였어요. 면전에 대고요.(웃음) 평상시에도 그렇긴 하지만 ‘오나귀’에서는 제가 많이 까불었잖아요. 그래도 낯선 사람 앞에서는 그렇게 안하니까. 실제로 보면 많이 다르게 느끼기도 하나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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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생활 하다보면 안 맞는 사람 꼭 하나씩 있잖아요. 저도 있거든요.(웃음) 별것도 아닌데 가르치려 그러고. 그런데서 많이 모티브를 얻은 것 같아요. 그 분이 누군지는 말씀 못 드릴 것 같습니다.(웃음) 저를 아는 사람들은 제 연기를 보고 ‘그냥 강기영이네’라고 말하기도 했어요. 제 100%는 아니고, 제 발랄한 모습들을 극대화시켰죠. 정말 하고 싶었던 걸 다했고 행복했어요.”
강기역의 활약이 더욱 두드러졌던 것은 캐릭터가 가진 매력만이 아니었다. 그는 특유의 잔망스럽고 과장된 몸짓으로 자신의 역할을 자연스럽게 소화했다. 여기에는 강기영의 광고모델로서의 경력이 녹아있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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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나귀’에 함께 출연했던 조정석은 영화 ‘건축학개론’의 납득이 캐릭터로 신 스틸러로서 입지를 다졌다. 여기에 뮤지컬에서 많은 활약을 펼쳤던 이정은, 최민철, 오의식 같은 배우들 앞에서 감초연기를 한다는 것은 그에게는 부담이 되기도 했다.
“사실 부담이 많이 됐어요. 드라마를 시작하기 전에 의식이와 민철이형이 하는 공연을 많이 봤어요. 공연장에서 다들 날아다니더라고요. 여기에 정석이형까지 있으니까 ‘내가 과연 감초역할을, 허민수 역할을 잘 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많이 했죠. 그래도 그 분들이 많은 도움이 됐어요. ‘한번 까불어봐라. 받아줄 테니까’ 하는 게 느껴졌어요. 공연을 많이 했던 분들이라 그런지 다들 순발력이 좋아서 그럴 수 있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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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본에는 ‘누구와 누구가 노래를 한다’ ‘듀엣을 한다’라고만 써있었어요. 작가님도 ‘그냥 너희가 알아서 해봐라. 알아서 잘 할 거란 걸 알고 있다’라는 생각이셨나 봐요. 그래서 회의에 들어갔죠. 빅뱅 노래를 하면 그 팬들도 우리드라마를 열광적으로 봐줄 것 같았어요. ‘뱅뱅뱅’ 안무가 간단하지만 임팩트가 세더라고요. 일단 함께 영상을 다 보고 안무동영상을 찍어서 단체 카톡에 올리기로 했어요. 안 그럴 것 같은 시향이까지 찍어서 보내더라고요. 그런데 저만 안 보냈어요. 찍긴 했었는데 도저히 쑥스러워서 못 보내겠더라고요.”
강기영에게는 숨겨진 조력자들이 있었다. 허민수 캐릭터는 출연진이 봐도 매력적이었는지 많은 사람들이 그에게 아이디어를 제공했다고 한다. 하지만 강기영은 이를 흘려듣지 않았다. 허민수는 강기영 혼자서 만든 것이 아닌, 강기영을 좋아하고 허민수를 탐냈던 사람들의 결과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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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처세왕’에 이어 ‘오나귀’에서도 감초역할을 하게 된 강기영은 이제 꿈이 생겼다. 그리고 그 욕심은 어딘가 밉지 않았다. 강력한 주장이 아닌 ‘희망사항’이었기 때문이었다.
“예전부터 감초 역할이 하고 싶었어요. 조연으로서 맛깔나게요. 그런데 또 욕심이 나더라고요. 진중하게 끌어갈 수 있는 캐릭터를 한번 해보고 싶어요. 이렇게 되면 주연이겠죠?(웃음) 솔직히 욕심나요.”
하나의 이미지로 굳어진다는 것은 배우에게는 아쉬운 일일 것이다. 감초로서 우뚝 섰던 강기영에게도 다르지 않았다. 아직 보여주고 싶은 것이 많다는 그에게는 천진난만한 욕심이 묻어났다.
“‘오나귀’에서 저는 사람을 때리고 술마시고 바지를 벗고(웃음), 사실 정상적인 캐릭터는 아니었던 것 같아요. 캐릭터의 매력을 극대화를 하자니 그렇게 된 거예요. 과장 됐지만 어떻게 보면 저의 솔직했던 부분을 보여줬던 것 같아요. 이런 것에 대해 거부감이 없었으면 좋겠어요. 얄밉게만 볼 수 있었던 허민수를 귀여워해줘서 감사했습니다.”
유지훈 기자 ji-hoon@mkculture.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