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김윤아 기자] 청춘이라고 하기에는 힘에 부치고 어르신으로 불리기에는 뭔가 모자라고 ‘어쩌다 어른’이 되어버린 대한민국 4050세대를 위한 방송이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통계에 따르면 중년층은 여가시간의 40%를 TV 시청에 쏟고 있지만, 정작 ‘그들을 위한 콘텐츠가 있는가’에 대한 의문을 품으며 이 프로그램이 기획 됐다. 그동안 tvN 방송이 젊은 세대를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이 주를 이뤘다면, O tvN의 ‘어쩌다 어른’은 중년을 비롯해 세대 간의 공감을 이끌어내고자 했다.
지난 10일 오후 방송된 O tvN 예능프로그램 ‘어쩌다 어른’에서는 네 명의 MC 김상중, 남희석, 서경석, 양재진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 전파를 탔다.
이날 중년의 남자는 철수, 여자는 영희라는 이름으로 그들의 삶을 대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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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어쩌다 어른 캡처 |
소심한 철수 서경석은 “나는 어른인가 고민되고, 나와 같은 어른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들어보고 싶다”며 프로그램의 포문을 열었다. 한심한 철수 남희석도 “내 얘기를 하러 나왔다”며 진정성 있는 공감대를 형성하기로 했다.근심 철수 양재진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로써, 출연진의 근심을 들어주는 역할을 맡았다. 이 모두를 이끄는 중심엔 가장 큰 형님 김상중이 있다.
이들은 “내가 어른이 됐다고 느끼는 순간”, “어른이라서 달라진 것”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가 어른에 대해 정의 내리기 쉽지 않아 또 다른 철수 송길영 다음소프트 부사장 겸 이화여자대학교 교수 전문가를 모셨다.
송 교수는 빅데이터를 활용해 대한민국 어른들의 일상과 고민을 분석했다. 빅데이터에 따르면 어른의 범주에 ‘엄마’는 있지만 ‘아빠’는 없었고, 아빠는 어른도 아니고 가족 구성원도 아니었다. 이를 들은 아빠 MC들은 충격을 받았다.
이에 네 살배기 딸을 둔 서경석은 “딸이 필요할 땐 날 찾고 즐거울 땐 엄마를 찾는다”고 섭섭한 속내를 드러냈다.
남희석 또한 송 교수의 얘기를 듣고는 “가슴이 먹먹하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그래도 이런 걸 겪는 게 좋다. ‘남자라면 아빠라면 다들 이렇게 느끼고 있구나. 누구나 겪고 있는 거구나,’ 위안이 된다”고 덧붙였다.
이 외에도 이날 방송에선는 ‘한 평의 방’이라는 코너가 처음으로 선을 보였다. 도심 한복판에 존재하는 ‘한평의 방’에서는 어른들을 향한 질문을 던지고, 그들이 자신의 속 이야기를 털어놓는 시간이었다. 그들은 ‘결혼을 후회하는지’부터 ‘어른으로서 부끄러운 순간은 언제였는지’를 돌아봤다.
이처럼 어른도 그리고 가족 구성원도 아니라는 이 시대 아빠들의 현실, 아이들을 키우느라 자신의 이름은 사라져버린 엄마들, 그들의 이야기는 안방극장에 짠한 감동을 전달했다.
혼자만의 공간에서 허심탄회하게 털어놓는 시민들도 모두 이 시대의 철수와 영희들이었다.
한편 ‘어쩌다 어른’은 본인도 모르는 사이 어쩌다 어른이 되어버린 4050세대의 이야기를 담아낸 프로그램이다. 매주 목요일 오후 8시 방송.
김윤아 기자 younahkim@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