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MBC 수목드라마 ‘밤을 걷는 선비’(이하 ‘밤선비’)가 종영한 가운데 남자배우들의 선전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10일 방송된 ‘밤선비’ 마지막 회에서는 귀와 김성열의 마지막 대결과 김성열을 기다리는 조양선(이유비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앞서 귀와의 마지막 대결을 위해 떠난 김성열을 잊지 못한 조양선은 죽어도 김성열 옆에서 죽겠다는 각오로 궁을 향했다. 귀의 손으로 아내 최혜령(김소은 분)을 잃은 이윤(최강창민 분)과 김성열과 오랫동안 함께 했던 수향(장희진 분), 호진(최태환 분)도 김성열을 따라 궁으로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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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밤을걷는선비 방송 캡처 |
김성열은 귀와 상대하기 전 ‘비책’인 자신을 흡혈하라고 나선 조양선을 말릴 수 없었다. 또 다시 사랑하는 이를 흡혈해야 하는 잔인한 운명의 김성열은 ‘흡혈귀 본능’을 이기고 능력의 최대치를 발산해 귀와의 싸움을 이어갈 수 있었다.
또한 김성열의 부탁을 받고 이들이 싸우는 순간 이윤은 궁을 폭파시켰고, 귀는 결국 최후를 맞았다. 김성열은 그 곳에서 죽은 줄 알았으나 1년 후 조양선 앞에 다시 나타나 못 다 이룬 사랑을 확인하며 행복한 결말을 그려냈다.
‘밤선비’는 기획 당시부터 탄탄한 원작에 ‘사극의 사나이’ 이준기가 합류한다는 소식이 더해져 하반기 기대작으로 꼽혀왔다. 캐릭터컷 포스터가 큰 화제가 될 정도로 ‘밤선비’는 방영 전 수많은 관심을 받았지만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거둬 아쉬움을 남겼다.
가장 큰 이유로는 흡인력의 부재가 컸다. 드라마의 스토리는 흥미로웠으나 김성열과 귀의 지지부진한 싸움, 갑작스러운 이윤과 김성열의 대립은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기 충분했다. 배우들의 ‘케미’는 좋았으나 그 이상의 메리트를 작품에서 찾기는 힘들었다.
다만 주인공 이준기는 ‘밤선비’로 자신의 역량을 또 한 번 입증해냈다. 조선시대의 무사 캐릭터는 이준기가 전작 ‘조선총잡이’나 ‘아랑사또전’에서 선보였던 이미지다. 연속으로 비슷한 인상을 가진 캐릭터를 소화한 다는 것은 배우로서는 분명 힘든 상황이었을 터다.
하지만 이준기는 매 작품마다 완벽히 다른 캐릭터를 만들어냈고, ‘밤선비’에서도 김성열 특유의 분위기를 만들어내며 연기력을 입증해냈다. 특히 그는 드라마의 초반을 거의 혼자서 이끌어가며 ‘밤선비’를 ‘이준기 드라마’로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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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밤을걷는선비 방송 캡처 |
이준기가 ‘밤선비’에서 ‘발군’(여럿 가운데서 특히 뛰어난 것을 가리킴)이었다면, 이수혁은 ‘밤선비’의 ‘발견’과 같았다. 이 작품에서는 의외의 연기력으로 반전을 준 이수혁은 앞서 모델에서 배우로 전향했으나 그동안 배우로서의 이미지로는 큰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초반에는 발음이 문제로 지적되기는 했으나 이수혁은 귀라는 캐릭터와 ‘퇴폐미’라는 단어가 딱 어울리는 연기로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해 시청자들에 눈도장을 찍었다. 또한 드라마에서 유일한 긴장 요소가 돼야 한다는 막중한 임무를 훌륭하게 소화해낸 점도 인정을 받을 만 했다.
그간 이수혁은 연기력으로 인정을 받을 만한 ‘대표 필모그래피’가 부재했으나 이번 ‘밤선비’가 그의 대표작이 되면서 배우로서의 방점을 찍을 수 있게 됐다. 후반부로 갈수록 귀와 김성열의 대결에 무게감이 실리면서 이준기와 팽팽한 기싸움을 벌여야 하는 순간이 많았으나 이수혁은 결코 밀리지 않았다. 그야말로 이수혁의 ‘재발견’인 셈이다.
최강창민 또한 ‘발연기’라는 오명을 씻고 ‘밤선비’로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충분히 입증했고, 극의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한 최태환도 눈에 띄었다. 비록 드라마 자체는 아쉬운 성적을 남겼지만 여러 배우들의 연기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는 나름의 성과를 얻었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