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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국내 활동이 뜸했던 배우 윤은혜의 유감스러운 근황이 전해졌다. 난데없이 의상 디자인 표절 의혹에 휩싸인 것이다.
중국 동방위성 패션예능 프로그램인 '여신의 패션 시즌2'(여신적신의, 女神的新衣, Muse Dress, 이하 여신의 패션)에 출연 중인 윤은혜는 지난달 29일 방송에서 '나니아 연대기'를 주제로 흰색 코트에 날개 모양을 단 디자인으로 1위를 차지했다. 디자이너로서의 남다른 감각을 국경 넘어 중국에서까지 펼쳐보이는 듯 했다.
하지만 지난 5일 윤춘호 디자이너가 자신의 SNS에 글을 게재하며 상황은 반전됐다. 당시 윤은혜가 선보인 의상 디자인이 윤춘호 디자이너 회사(아르케)의 신규 디자인과 놀라울 정도로 흡사하다는 것이다.
해당 글에서 윤 디자이너는 "중국 패션방송에 우리 옷이 나왔다고..그냥 협찬이 나갔나하고 넘겼는데 다른 여자 분이 만든 옷이었단다"며 "조금 다르니 아니라고 할 수도 있다. 유별나다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불쾌하다. 내가 느끼고 직원들이 느낀다. 옷을 만드는 선생님들, 우리 옷을 아는 사람들이 느끼면 맞는 게 아닐까"라고 적었다.
그는 "알고 보니 아르케(회사) 옷을 며칠 전에도 협찬으로 픽업해갔던 스타일리스트와 종종 입던 배우. 둘이 함께 만들었다니 그래서 더 확신할 수 있으며 소름 돋는다"며 표절을 확신하는 듯한 뉘앙스를 전했다.
'여신의 패션'은 5명의 스타와 5명의 패션디자이너가 일인 일조로 한 팀을 이루어 각 팀 마다 매회 주제와 미션에 부합하는 옷을 디자인 하는 것은 물론이고, 직접 무대 연출과 각 팀이 만든 7벌의 옷을 입고 런웨이를 하게 된다.
단순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의 디자인 도용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는 점이 문제다. '여신의 패션'에서 6명의 바이어들의 배팅과 패션 평가단의 평가를 통해 최고의 가격으로 낙찰된 상품은 낙찰한 바이어의 브랜드에서 중국 대중에게 판매된다.
아직 서바이벌이 끝난 것은 아니지만 가장 높은 가격으로 1등을 차지한 윤은혜의 디자인은 그를 낙찰한 바이어의 브랜드에서 상품으로 제작돼 현지에 판매될 여지가 있다.
아직 의혹 단게일 뿐이지만 만약 윤은혜의 디자인이 표절이라면, 그의 디자인을 낙찰받은 브랜드는 윤춘호 디자이너의 고유한 디자인을 아무런 대가 없이 그대로 가져다 사용하는 셈이 된다.
때문에 이번 논란은 윤은혜로서는 간단치 않은 문제다. 표절 의혹만으로도 도덕적으로 타격을 입게 됐지만, 만약 디자인 도용을 시인할 경우, 도덕적으로는 물론 비즈니스적으로도 상당한 데미지를 안게 된다.
그래서일까. 논란이 불거진지 반나절 이상 지났으나 윤은혜 측은 아직 이렇다할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대개의 논란이 되는 연예계 이슈에 소속사들이 즉각적인 반응 혹은 대응을 내놓는 것과 상반된 모습이다. 또 하나, 눈길을 끄는 건 한류스타의 국내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던 중국도 이번 만큼은 잠잠하다는 점이다.
현 시점. 윤은혜의, 그리고 중국의 침묵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F/W 한 시즌 비즈니스와 컬렉션을 위해 노력한 결과물을 그들은 이렇게 쉽게..이렇게 뻔뻔하게..그냥 힘빠진다"는 윤 디자이너의 말이 유독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1등을 차지한 직후 윤은헤는 "너무 기쁜데 뭔가 불안하고, 아닌 것 같고 꿈인 것 같은 느낌이다"는 소감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녀는 무엇이 불안한 것일까. 윤은혜 측의 입장 표명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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