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남우정 기자] ‘나빠나빠 나빠나빠 나빠나빠’. 글로 옮기기에도 손발이 오글거리는 가사들이 달달한 보이스를 타고 전달된다. 이 표현들이 멜로디와 만나고 나니 여심을 자극하는 최낙타만의 노래가 됐다.
지난 27일 최낙타는 첫 번째 미니앨범 ‘나빠나빠’를 발표했다. 여자 후배 때문에 오해를 받은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나빠나빠’와 짝사랑하는 여자에 대한 이야기를 야쿠르트 아줌마에게 털어놓는 ‘야쿠르트 아줌마’가 더블 타이틀곡이다. 기존에 발표했던 싱글들과 비교했을 때 사운드가 변화를 맞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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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유어썸머 제공 |
무엇보다 최낙타의 노래 가사는 쉽고 나와 내 주위 사람 이야기 같다고 느낄 정도로 공감대를 얻고 있다. 실제로 연애를 하고 있다고 느낄 만큼 소소하고 자세하다. 오글거릴 수도 있는 표현들을 재치있는 가사로 남긴 최낙타는 “이겨내는 데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며 웃었다.
“곡을 썼던 초반엔 제가 직접 감정들을 중심으로 썼는데 이젠 이야기의 한계가 와서 요새는 대부분 만들어낸 상황으로 가사를 쓴다. 사실 연애를 해도 표현을 많이 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근데 표현을 안했다 뿐이지 다들 마음 속으로 그런 얘기를 하고 있을 거다. ‘질투가 아냐’같은 경우도 남자들이 자존심이 상해서 말 못했던 것들을 가사로 썼다. 다들 그 정도는 생각하지 않을까 싶었다.”
가사도 와닿지만 멜로디도 친근하다. 그 이유는 어렸을 때 불렀던 동요를 노래 중간에 흘러나오기 때문이다. 이전 싱글인 ‘얼음땡’에서도 어린 시절에 불렀던 그 놀이 노래를 넣더니 이번 앨범 ‘야쿠르트 아줌마’에선 익숙한 노래가 들린다. 마치 어렸을 때 친구를 우연히 길에서 만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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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싱어송라이터 최낙타이지만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그는 기타 연주자였다. 최낙타의 앨범에서 유달리 기타 소리가 남달랐던데는 이유가 있었다. 중학교 때부터 기타를 잡았고 대학도 기타로 진학했다. 하지만 좁은 연주자로서의 입지에 대해서 고민했고 학교 과제로 썼던 곡이 우연히 음원으로 제작되면서 그를 싱어송라이터의 길로 들어서게 했다. 그 곡이 바로 한 카페 광고에 삽입된 ‘얼음땡’이다.
“취미로 곡을 쓰는 수준이었는데 과제 때문에 ‘달자’랑 ‘얼음땡’을 냈었다. 근데 수업을 같이 듣는 형이 제작을 해보라고 하더라. 그렇게 음원을 냈는데 운이 좋게도 광고에 실렸다. 보증금을 채우고 독립을 할 수 있게 됐다. 지금의 저를 있게 한 곡이다. 만약에 또 광고 제안이 온다면 ‘야쿠르트 아줌마’라는 곡이 있으니 야쿠르트 광고가 들어오면 좋겠다.(웃음)”
기타만 치던 사람이 곡을 쓰고 노래를 시작했는데 이만큼 호응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은 그의 목소리가 가진 매력 때문이기도 하다. ‘고막남친’이라고 불릴 정도로 최낙타는 달달한 목소리를 자랑한다. 근데 알고 보니 민망할 수도 있는 ‘고막남친’이라는 별칭의 출처는 바로 최낙타 본인이었다.
“제가 붙였다. 인디신에서 활동하는 분들 보면 그렇게 앞에 수식어를 붙이는데 한 단어가 좋을 것 같았다. 고민을 하다가 인터넷에서 제 이름을 쳐봤는데 ‘내 고막남친은 최낙타다’라는 댓글을 봤다. 웃기기도 해서 얼굴에 철판을 깔고 붙였다. 생각보다 괜찮은 닉네임이 된 것 같은데 처음엔 소개도 못했다. 은연중에 한 번씩 흘리고.(웃음) 그래도 이제 ‘고막남친’이 자리를 잡고 있는 것 같아서 좀 더 즐겨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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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에 본인이 추구하던 음악색과는 달라진 부분도 있다. 그러나 이제 싱글 3장, EP 1장을 냈을 뿐이다. 스스로를 ‘나쁘진 않은데 그렇다고 되게 좋지도 않다’고 평가했다던 최낙타는 점점 자신의 음악을 좋아해주는 사람들이 생기는 걸 보면서 용기를 가지고 색을 찾아가고 있다. 자신의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기대하는 것을 먼저 채우는게 우선이라고 했다.
“어렸을 땐 무조건 내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해야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중학생 땐 록스타가 되고 싶었다. 근데 막상 앨범을 내고 공연을 하다 보니까 결국은 자기 만족인데 그 감정이 내 음악을 듣고 좋아해주는 사람을 통해서 오더라. 반응을 100% 신경을 쓰겠다는 것은 아니지만 더 좋은 음악을 들려줘야 한다는 생각은 든다.”
남우정 기자 ujungnam@mkculture.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