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최윤나 기자]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생존한 위안부 피해 할머니의 수는 47명. 그 수는 점차 줄어들고 있다. 이런 상황에 위안부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가 연이어 개봉하고 있다. 하지만 대중들이 이 영화를 접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 13일 IPTV와 디지털케이블 등을 통해 개봉한 ‘마지막 위안부’는 감독과 제작진이 10여 년 동안 위안부들을 대상으로 직접 인터뷰하며 조사한 실화를 바탕으로, 태평양 전쟁 말엽 일본군 위안소에 강제 동원돼 일본군에 의해 육체를 강요당하고 짓밟혀 성 노예로 살아야 했던 일본군 위안부 여성들의 비극적인 삶을 다뤘다. 이 영화에는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 세 나라의 여성이 일본군 위안소에서 겪게 되는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적나라하게 담아내며 역사 속 위안부들의 비극적인 삶을 스크린에 펼쳐냈다.
이어 개봉을 앞두고 후반작업 중인 ‘귀향’은 강일출 할머니의 실화를 바탕으로, 어린 나이에 고통 속에 절명했던 수많은 소녀를 비록 영혼으로나마 집으로 돌려보내는 염원을 담은 영화다. 국민 모금을 통해 제작비를 마련하는 등 많은 이들의 도움을 통해 영화가 만들어졌기에 더욱 뜻 깊을 수밖에 없다. 광복 70주년을 맞은 지난 8월15일, 경기도 광주 나눔의 집에서 시사회를 열고 영화 하이라이트와 제작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를 묶는 30분 분량의 편집본이 상영되기도 했다.
![]() |
↑ 사진=영화 포스터 |
지난 15일, 미국 워싱턴 시내 미 해군기념극장에서 일본군 위안부를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 영화 ‘마지막 눈물’(The last tear)이 상영되기도 했다. 재미동포 크리스토퍼 리 감독과 미 존스홉킨스대학 국제관계대학원의 한미 연구소가 공동 제작한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됐었다. 이 영화는 한, 미 대학생들이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증언을 들으며 당시를 떠올리는 과정을 그린다.
이렇듯 위안부를 소재로 한 영화가 과거의 끔찍한 실상을 생생하게 담아내며 많은 이들에게 그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하지만 그 이야기를 전달하는 통로를 찾는 일 또한 쉽지 않은 상황이다. ‘마지막 위안부’는 개봉관을 찾지 못하고 IPTV를 통해 개봉했다. ‘귀향’은 국민의 성금으로 영화를 제작했고, 거의 모든 배우가 출연료를 받지 않고 촬영을 했을 정도로 힘든 상황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에 대해 ‘마지막 위안부’에 출연했던 배우 문시호는 최근 MBN스타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영화를 시작할 때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에 알려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왔었다. 한국에선 (위안부 피해 상황에 대해) 많이 아는 데, 전 세계적으로 모든 사람이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국이 아닌 다른 나라 사람들이 더 봐야 한다. 영화 배급 문제 같은 경우에도, 위안부 소재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조심스러워하고 꺼려서 개봉도 못 하고 대부분 시사회에서 끝난다. 우리는 중간 다리 역할을 할 수밖에 없다. 나라에 직접 얘기할 수도 없는 거고, 국가 차원에서 도움을 줘야 한다. 영화를 찍고 난 후 목표가 (적어도) 대한민국 사람들이 보게끔 하는 거였는데, 그건 불가능한 상황이니 몇 년 후에라도 개봉해서 많이 알았으면 좋겠다.”라고 현재 상황과 더불어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귀향’의 제작비 모금을 받고 있는 공식 홈페이지에는 “이 분들이 아직 생존해 계실 때 같이 영화를 보면서, 함께 슬퍼하고 아파하며 울고 싶다. 그리고 영화가 끝난 후에는 같이 웃고도 싶다”라는 만든 이들의 염원이 담겨있다.
최윤나 기자 refuge_cosmo@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