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박주연 기자] 배우 최민수가 결국 통편집 굴욕을 맛봐야 했다.
28일 방송된 KBS2 예능프로그램 ‘나를 돌아봐’에서는 지난 19일 외주 PD 폭행사건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최민수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앞서 폭행사건 논란을 대국민 사과로 수습하고자 했던 제작진은,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는 시청자들의 강도 높은 질타를 지속적으로 받았고, 결국 최민수의 하차를 공식화하며 한발 물렀다.
이에 이날 방송에서는 최민수 방송분량을 완벽하게 편집했다. 그와 파트너를 이루었던 FT아일랜드의 이홍기의 모습 또한 찾아볼 수 없었다. 다만, 기존 출연자들인 박명수, 김수미, 이경규, 조영남 등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이 그들의 빈자리를 채웠다. 이날도 나를 돌아보는 ‘역지사지’를 이행하고자 하는 출연자들의 고군분투가 그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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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나를 돌아봐 캡쳐 |
이경규와 조영남은 해운대로 바캉스를 떠나, 젊음의 기운을 마음껏 즐겼다. 특히 조영남은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다”는 소감을 남길 정도로 행복에 겨운 모습이었다. 반면 김수미와 박명수는 수업을 듣기 위해 대학교를 방문했다. 조수미는 잊고 있었던 캠퍼스의 낭만을 되살렸고 “캠퍼스를 거닐어 보는 게 늘 꿈이었다. 알고 싶고, 배우고 싶고, 깨닫고 싶다”며 현역 학생 못지 않은 열정을 불태웠다.
특히 이날 지금 죽는다고 생각하면 앞으로 삶을 더 소중하게 살 수 있다는 의미를 담은 모래찜질 퍼포먼스를 준비한 이경규와 조영남은 “나이 50대 삽질을 한다”고 화를 내다가도, 모래 안에 꼼짝 없이 갇힌 채로 시민들과 포토타임을 진행해 예능 그대로의 웃음을 전달하기도 했다. 입담으로는 빠질 수 없는 김수미와 박명수 또한 달콤 살벌한 캠퍼스 상황극을 펼쳐 웃음을 자아냈다.
걸출한 내공을 자랑하는 출연자들이 모인 만큼 ‘나를 돌아봐’는 적재적소의 웃음 코드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끌었다. 그러나 프로그램 시작 전부터 굵직한 논란으로 얼룩진 탓에, 웃고 즐길 수 있는 예능프로그램으로서의 메리트를 이미 잃었다는 지적도 꾸준히 나오고 있는 상태다.
‘나를 돌아봐’ 제작진은 으레 제기되는 프로그램 폐지설에 대해 단호하게 일축한 바 있다. 시청자들의 싸늘한 시선을 상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웃음 그 자체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최민수 통편집과 하차를 통해 프로그램을 이끌어나가겠다는 의지를 우회적으로 표명한 제작진들이 다시금 시청자들을 마음 편안하게 웃길 수 있을지 행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박주연 기자 blindz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