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금요일 11시 예능판도가 격변을 예고하고 있다. 동시간대 부동의 1위를 지켜왔던 MBC ‘나 혼자 산다’에도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19일 오후 KBS는 “‘인간의 조건3’가 오는 9월4일부터 오후 10시50분에 방송된다”고 밝혔다. 상반기를 마무리하는 ‘드라마스페셜’의 빈 자리를 ‘인간의 조건3’가 채우게 된 셈인데, 이 때문에 ‘인간의 조건3’은 ‘나 혼자 산다’와 맞붙게 됐다.
변화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SBS 또한 신생 프로그램을 ‘정글의 법칙’에 연이어 편성하며 금요일 황금 라인업을 완성하겠다는 의지를 보인다. 오는 28일부터 방송될 ‘백종원의 3대천왕’은 ‘쿡방’의 선도자 백종원을 비롯해 이휘재, 김준현이 뭉쳤다. 무엇보다 방송사마다 탐을 내는 백종원이 전면에 나선다는 점에서 기획 당시부터 ‘백종원 새 예능’이라는 타이틀로 비상한 관심을 모아왔던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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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나혼자산다 방송 캡처 |
‘백종원의 3대천왕’이 금요일 오후 11시25분, ‘인간의 조건3’가 오후 10시50분에 편성되면서금요일 심야 방송 판도가 전면 개편됐다. 그동안 ‘나 혼자 산다’는 SBS ‘불타는 청춘’과의 경쟁에서 우월한 성적을 거두며 동시간대 1위에서 내려온 적이 없었지만 이렇게 판도가 변한 이상, 그 1위가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무엇보다 가장 큰 적수는 ‘백종원의 3대천왕’이다.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하 ‘마리텔’)에서 하차한 백종원을 보고 싶어 하던 시청자들은 ‘백종원의 3대천왕’ 제작 소식에 벌써부터 본방 사수 약속을 하고 있다. ‘마리텔’에 돌아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백종원의 3대천왕’에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것이란 기대감으로 옮겨가 ‘첫방 효과’를 제대로 누릴 수 있게 된 셈.
‘나 혼자 산다’ 측도 이런 변화를 감지한 모양인지 부지런히 변화를 꾀하고 있다. 지난 7일부터 김영철, 씨엔블루 강민혁이 고정 무지개회원으로 영입되고 이들의 하루가 본격적으로 그려지기 시작했다. 다른 요인에 영향을 받아 인원 변화가 이뤄진 게 아닌 출연자들의 스케줄 등으로 자연스럽게 일어난 변동이지만 다른 방송사들의 편성 변경이 논의되고 있던 시점에서는 적절한 변화였다는 평가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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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백종원의3대천왕/인간의조건3 |
그럼에도 아직 이 위기감을 털어버릴 만한 ‘강력한 한 방’은 없는 상태. 아직은 김영철과 강민혁이 무지개회원 속 캐릭터로 자리를 잡지 못한 상황이고, ‘The 무지개 라이브’ 코너도 공감 가는 연예인들의 솔로 라이프 대신 언젠가부터 부잣집의 신기한 일상을 그리기 급급해졌다는 불평도 커지고 있다.
빨랫감이 널브러져있던 서인국이나 범상치 않은 ‘덕력’으로 반전을 선사했던 심형탁 등 솔직한 모습으로 공감을 불렀던 출연자들이 그립다는 시청자들의 목소리는 ‘나 혼자 산다’가 지금이야말로 초심을 돌아보고 프로그램만의 무기를 다시 만들어야 하는 시점임을 시사한다.
다행히 무지개 회원들의 연령대가 20대인 강민혁부터 장년의 김용건까지 두루 갖춰졌다는 점, 여성 회원인 황석정으로 솔로 여성들의 고민까지 아우를 수 있게 된 점은 점점 늘어가는 1인가구들의 공감을 일으키겠다는 기획 의도에 더욱 가까워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아직은 1위의 왕좌를 지킬 수 있는 원동력이 남은 셈. 과연 ‘나 혼자 산다’는 이 원동력을 기반 삼아 ‘백종원’이라는 커다란 암초를 넘을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