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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보기에는 성공해 행복한 것 같은 영화감독 마르게리타(마르게리타 부이). 하지만 고민투성이다. 이탈리아어 대사 한마디 제대로 하지 못하는 배우 배리(존 터투로), 사춘기 딸과의 관계, 이혼한 전 남편과 애인과의 관계 등 뜻대로 되는 게 하나 없다. 가족도, 일도, 사랑도 마음처럼 쉽지 않다. 특히 병석에 누운 엄마와의 이별을 앞두고 마음 한구석은 더없이 아프다.
오빠 지오반니는 엄마의 죽음을 받아들이고 준비를 하지만, 마르게리타는 그렇지 못하다. 중년의 나이건만 여전히 어머니에게 기대고 싶어 한다. 어머니의 존재는 누구에게나 그렇듯 든든한 버팀목이다. 굳이 무엇을 해주지 않아도 존재만으로도 힘이 된다. 상실, 어머니와 내 연결고리가 끊어지는 건 상상하기조차 싫다. 마르게리타의 마음이 이해간다.
난니 모레티 감독의 영화 ’나의 어머니’는 누구나 한번은 겪어야 할 고통이자 슬픔인 어머니의 부재에 대해 담담하게 그려냈다. 마르게리타와 그녀의 곁에 함께 하는 사람들이 겪는 이야기를 우아한 유머와 담담한 슬픔으로 차분하게 전한다. 그 ’상실’을 경험하지 않았어도 감독이 전하는 메시지는 관객의 가슴을 먹먹하게 하기에 충분하다.
모레티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이기에 더 와 닿는다. 감독의 어머니 역시 마르게리타의 어머니처럼 30여 년간 문학 교사였다. 감독은 어머니와 이별 후 제자들로부터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새로운 사실들을 알게 됐다고 한다. 그 슬픔과 회한이 영화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진실성이 담겨있는 작품으로 보이는 이유다. 더
모레티 감독은 마르게리타의 오빠 역으로 직접 출연했는데, 과거 슬픔에 빠졌던 자신에게 위로를 전하는 듯해 인상 깊다. 지난 5월 칸국제영화제에서 특별상을 받은 작품이다. 106분. 12세 관람가. 20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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