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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도박, 음주운전 등 범법 행위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들이 물밀듯 방송가에 복귀하고 있다. 사흘이 멀다하고 컴백 소식이 들려오지만 이를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은 여전히 싸늘하다.
2015년 중반부를 지나고 있는 현 시점, 복귀 신호탄을 쏜 첫 주자는 개그맨 이수근이다. 2013년 가을 불법 도박 혐의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자숙하던 그는 올 상반기 KBS N 예능 ‘죽방전설’로 조심스럽게 활동을 재개했다. 최근에는 나영석 PD의 새 예능 ‘신서유기’ 촬영에 합류하며 본격적으로 활동에 나서는 분위기다.
이수근과 비슷한 시기, 같은 혐의로 활동을 중단하고 자숙기간을 보내던 아이돌 출신 방송인 토니안(본명 안승호)도 1년 8개월 만에 방송가에 돌아온다. 최근 한·중 합작 글로벌 오디션 프로그램 MBC뮤직 ‘슈퍼아이돌’ 녹화에 참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런가하면 지난해 11월 음주운전으로 방송가를 떠난 노홍철 역시 하반기 방송가에 돌아온다. MBC 가을 특집 프로그램 녹화차 현재 유럽에 체류 중이다. 예상보다 빠른, 8개월만의 복귀다.
컴백에 앞서 FNC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을 체결해 화제를 모은 노홍철은 공교롭게도 지난 13일 정부가 발표한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자에 포함되는 특별한 행운(?)도 안게 됐다.
이수근의 경우 최근 불법 스포츠 도박 추방 캠페인 홍보대사에 위촉된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됐다. 한 순간 나락으로 떨어진 자신의 모습을 거울삼아 불법 스포츠 도박을 하지 말자는 캠페인에 앞장서게 됐지만 왠지 모르게 아이러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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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다. 스스로 판단하기에, 그리고 주위의 호의적인 사람들이 ‘이만하면 됐다’고 조언했을 수 있지만 정작 그들의 모습을 지켜볼 대중이 느끼기에 복귀 시기가 이른 감은 지울 수 없다.
물론 각자의 캐릭터로 왕성하게 활약했던 이들이기에, 그 ‘능력치’로만 본다면 각자의 영역에서 없어서는 안 될, 대체 불가능한 존재들이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빠르게 돌아가는 방송가에서 잊혀지지 않기 위해, 혹은 감을 잃지 않기 위해 택한 고육지책이라 해도 노홍철, 이수근 등 그만의 캐릭터로 시청자와 호흡해왔던 이들의 컴백은, 시청자들에게도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누구라도 100% 고개를 끄덕일만한 자숙의 기간이란 정해지지 않았으나 복귀를 선택하는 것이 본인의 몫이라면, 그에 대한 평가는 대중의 몫으로 넘겨야 한다.
법이 내린 준엄한 심판을 받는 과정의 자숙은 말할 것도 없지만, 대중의 심판도 달게 받아들여야 한다. 언젠가 한 번은 맞고 지나갈 매라 해도, 그 시기가 언제냐에 따라 추후 활동의 결과는 달라질 수도 있다. 너무 빠른 복귀가 독이 될 수도 있단 얘기다.
이수근, 노홍철, 토니안 외에도 앞으로도 많은 이들이 ‘물의 연예인’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방송가에 돌아올 것이다. 이들에게 찍힌 낙인은 쉽게 지워지지 않을 것이다. 자업자득이다.
한 번의 실수라고 너그럽게 이해해주기를 바라기보다는 묵묵히 제 자리에서 맡은 바를 잘 한다면 언제가 될 지 모를 그 언젠가, 한결 부드러워진 대중의 시선을 느끼게 될 지도 모를 일이다.
psyon@mk.co.kr[ⓒ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