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일생에 한 번은 있을 어느 날을 세심하고 담담하게 그려낸다. 절묘한 유머가 좋았고, 슬픔을 표현하는 방식이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그리고 어쩌면 영화 속 마르게리타는 우리 자신이기도 했다.
마르게리타는 괴짜 같은 할리우드 배우 '배리'와 촬영 중인 영화감독이다. 멋진 삶을 살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촬영 현장은 마음처럼 쉽게 돌아가지 않는다. 사춘기 딸과는 비밀이 점점 많아지고, 전남편과 전애인과의 관계도 그를 혼란스럽게 만든다. 무엇보다 언제나 곁에 있을 것만 같던 엄마와의 이별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그가 보여주는 슬픔은 누구보다 현실적이다. 머릿속에는 온통 엄마 생각뿐이지만, 자신의 일에 전념한다. 그저 위로받고 싶다는 생각에 전 애인을 만나기도 한다. 누구라도 그랬을 것이다. 먹고 살기 위해, 때로는 그저 해야 할 일이기 때문에 일을 한다. 슬픔이 쉽게 잊히지 않음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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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영화 나의 어머니 스틸컷 |
제 68회 칸영화제 특별상 수상작 <나의 어머니>는 엄마와의 이별을 앞두고 가족도, 일도, 사랑도 마음처럼 쉽지 않은 영화감독 마르게리타와 그의 곁을 함께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나의 어머니>는 <아들의 방>으로 제 54회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며 세계적인 거장 반열에 오른 난니 모레티 감독이 <우리에겐 교황이 있다>에 이어 4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이기도 하다. 난니 모레티 감독은 <나의 어머니>를 로마의 비스콘티 고등학교에서 30여 년간 그리스어와 라틴어를 가르치며 문학 교사로 지낸 어머니와의 추억에서 시작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영화 속 인물들의 관계에는 깊이와 진실성이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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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영화 나의 어머니 스틸컷 |
영화 속 이탈리아 억양에는 끝내 익숙해지지 않았다. 절정에서 터지는 스릴감, 통쾌함도 없었다. 그럼에도 영화는 갈수록 몰입도를 높인다. 거대한 무언가가 아닌 그저 우리를, 현실을 다루기 때문일까. 가장 가까운 존재인 어머니를 떠나보내는 영화에 가슴이 한없이 먹먹해진다. '일을 바쁘다' '할 일이 산더미다'를
영상뉴스국 황희정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