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방송인 노홍철이 MBC 파일럿 예능프로그램으로 다시 대중 앞에 선다. 자숙을 선언하고 방송 활동을 전면 하차한지 약 9개월 만이다.
지난 10일 오전 노홍철의 소속사 FNC엔터테인먼트(이하 FNC) 관계자는 MBN스타와의 통화에서 “노홍철이 MBC 예능프로그램에 출연을 확정하고 촬영을 위해 출국하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노홍철은 절친한 PD의 오랜 설득으로 MBC 파일럿 프로그램에 출연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MBC 또한 “노홍철이 생면부지의 20~30대 일반인 남자 4명과 20일간의 유럽 배낭여행을 떠나는 콘셉트의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 사진=MBN스타 DB |
작년 11월7일 오후 11시55분 즈음 노홍철은 강남구 논현동 서울세관사거리 인근에서 술을 마시고 자신의 스마트 승용차를 운전하다 단속에 적발됐다. 당시 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이는 불법주차 된 차량을 옮겨달라는 요청을 받고 차량을 이동하기 위해 20m~30m 정도 운전하다가 적발됐다.
노홍철의 음주운전 소식은 그가 9년 동안 자리를 지켰던 MBC ‘무한도전’에 비상이 걸렸다. 그의 음주운전이 더욱 충격적이었던 이유는 같은 해 4월 ‘무한도전’의 멤버인 길이 음주운전으로 하차한지 불과 7개월 만에 벌어진 일이었기 때문. ‘사기꾼’ 등의 캐릭터를 견고히 한 노홍철마저 ‘무한도전’에서 하차하면 프로그램의 균형이 크게 깨질 것이라는 시선이 많았다.
그는 음주운전이 보도된 후 곧바로 방송 활동 전면 하차와 자숙을 선언했다. 당시 MBC ‘나 혼자 산다’에 고정 출연하고 각종 프로그램에서 게스트, 패널로 활동했지만 이를 모두 하차하게 됐다. 그 중에서도 ‘무한도전’ 하차는 시청자 사이에서도 봐줘야 한다는 입장과 특혜 없이 자숙을 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팽팽하게 나뉠 정도로 큰 사건이었다.
그야말로 최고의 주가를 달리던 노홍철은 음주운전 사건 후 “책임을 통감한다”는 말과 함께 은둔생활을 시작했다. 활동을 전면 중단한 후 간간이 그의 근황이 찍힌 사진들이 올라오기는 했지만 그는 카메라 앞에 서거나 하지 않았다. 올해 4월 한 잡지와의 짧은 인터뷰를 제외하면 그는 철저하게 연예인이 아닌 일반인 노홍철로 9개월을 살았다. ‘홍카’로 불리던 차도 사라졌고, 자전거를 타는 그의 뒷모습, 옆모습 등이 찍힌 사진들만 SNS에 떠돌 뿐이었다.
↑ 사진제공=우먼센스(4월경 인터뷰가 진행될 당시) |
하지만 최근 그런 노홍철에게 변화가 생겼다. 지난 7월27일 유재석, 정형돈이 최근 거취를 옮긴 FNC엔터테인먼트(이하 FNC)와 전속계약을 맺은 것. 그동안 홀로 활동해오던 노홍철이 FNC의 손을 잡은 것은 복귀를 앞둔 행보라는 분석이 많았다. FNC는 이에 대해 “바로 복귀 계획이 있거나 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지만 결국 8월, 그는 ‘친정’ MBC를 통해 복귀를 선언했다.
참 길었던 9개월이었다. ‘무한도전’ 등을 통해 두터운 팬층을 가졌던 노홍철의 복귀는 잊을 만 하면 다시 한 번 화두에 오르는 이슈였다. 하지만 그가 FNC와 전속계약을 맺고 마침내 MBC 파일럿 프로그램에 합류를 하면서 ‘은둔 생활’에 가까웠던 노홍철의 행보는 비로소 브라운관으로 향하게 됐다.
물론 그의 파일럿 프로그램 합류가 ‘본격 컴백’으로 보기에는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FNC 관계자는 “이를 계기로 줄줄이 프로그램을 출연할 계획은 전혀 없다. 아직 복귀라고 보기 조심스러운 입장”이라며 “파일럿 프로그램이 아니었다면 노홍철도 아마 출연을 결심하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고, MBC는 그의 복귀가 ‘무한도전’과 전혀 관련 없음을 재차 강조했다.
그럼에도 노홍철의 파일럿 프로그램 합류에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는 앞서 다른 연예인들의 컴백 행보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여행 프로그램’이라는 점도 크게 작용한다. 노홍철은 여행사 등을 운영한 경험이 있다. 이번 프로그램 콘셉트도 ‘청춘들과의 무전여행’인 만큼 그의 풍부한 여행 정보와 예능 경력은 일반인 4인방의 여행담을 더욱 맛깔나게 그려줄 키잡이로 활약 가능하다.
또한 고생담을 통해 깨달음을 얻는다는 프로그램 기획 의도는 자신의 잘못으로 방송을 하차했던 노홍철의 복귀를 그려낼 가장 적합한 포맷이다. 노홍철이 해줄 수 있는 역할이 많고, 대중이 노홍철을 ‘가장 편하게’ 볼 수 있는 방법이 준비된 프로그램인 셈이다. 9개월만의 침묵을 깨고 카메라 앞에 서는 노홍철이 지금의 기회를 발판으로 무사히 예능 무대에 안착하게 될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