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남우정 기자] 그 누구는 산부인과를 여자들이 다리를 벌리는 곳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또 다른 누군가는 자기 주장이 강한 여성을 두고 설친다고 말한다. 일상 생활에서 들어도 경악할만한 이야기가 TV를 통해서 전파됐다.
이처럼 여성 비하 발언들과 여성 혐오 인식들은 미디어로 노출되며 판을 치고 있지만 정확히 여성 혐오가 뜻하는 것이 무엇인지 인식하는 이들도 드물다.
현 사회현상에 대해서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안상수 박사는 “최근 여성혐오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데 아직은 그 원인을 찾을만한 데이터가 확보된 상태가 아니다”며 “지금의 고유한 현상인지, 미디어나 블로그, SNS 등 제어가 없이 쉽게 표출될 수 있는 공간에서의 문제인지, 실제 남녀 간의 갈등을 만드는 이슈가 조장됐는지 여러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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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가운데에서 미디어도 영향을 끼쳤다. 안 박사는 “여성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들을 가지고 있는데 내가 아닌 다른 사람들이 표현을 할 때 동조하는 현상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특히 그 대상이 보복 가능성이 없는 여성의 경우 더욱 크다. 물론 상당수 남자들이 공감대를 가지고 있다는 자기 해석이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단순한 문제, 현상으로만 보기 보다는 사회 구조적인 문제로 바라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20대 청년층이 가지는 좌절을 표출하는 해방구로 생각 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것이 그런 공간에서 표출되고 퍼나르기 방식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 그 동력을 제공하는 것은 익명성이라고 말했다.
안 박사는 “확인 가능성이 낮은 것들과 일정 부분에서 경험들이 벤치마킹 될 수 있다”며 “주도 연령이 있겠지만 남성 전반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취업, 군대 문제로 힘든 20대 남성들이 불만을 표출하는데 동조하는 층이 생기고 어린 연령대로 갈수도 있다. 30~40대는 현실에서 직장에서 부딪치는 , 일명 잘 나가는 여성들에 대한 열등감이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런 불만이 사회적으로 비난받을 만한 여성이 등장했을 때 촉발되고 욕해도 되는 여성이라는 합리화를 한다는 것. 여러 사람이 있을 수 있지만 과거엔 그런 일들을 전달하는 매개체가 없었던 반면 현재는 빠르게 전달되는 공간이 널려있다.
하지만 안 박사는 미디어에서 비춰지는 성적으로 평등한 여성들은 극히 일부로 여성들의 사회 진출이 확대됐다는 것은 남자들이 가지는 허구일 수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이런 여성혐오 현상을 완화시킬 수 있는 대응책으로 법적으로 제재를 가하기 보단 스스로 자각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박사는 “상대가 대응할 수 없는 방식으로 비난하는 사회는 온당치 못하다. 그걸 자각시킬 수 있어야 한다. 미디어에서는 여성이 이런 현상의 빌미를 준다거나 선정적인 방식으로 나아가면 안 된다”며 “남자들에게 좌절을 준 부분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평등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남성들의 삶의 질도 중요하다. 남자로서 가져야 하는 굴레를 벗어낼 수 있도록 도와줘야하고 삶이 질적으로 향상되는 것도 중요하다. 남성들의 짐을 덜어준다는 건 여성들의 사회 진출과도 연관되기 때문에 더욱 필요하다”고 말했다.
익명성이 이런 표현을 하는데 하나의 도움이 된다면 인터넷 실명제를 도입하는 것이 시급한 것은 아닐까. 하지만 안 박사는 “익명성을 주지 않았을 경우 문제가 일차원적으로 해결되는 것으로 보일 수 있지만 더 큰 문제를 야기시킬 수 있다. 자각 없이 제도적으로 차단해 버리면 쌓이고 쌓여서 더 큰 사회적 문제로 폭발시킬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남우정 기자 ujungnam@mkculture.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